우리가 ‘에러’를 범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우리가 ‘에러’를 범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6.03.25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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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에 관한 모든 것, ‘휴먼 에러’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사회적으로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우리나라 곳곳에서는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고발생의 시스템적 원인을 근본적으로 분석하기보다는 비난대상을 찾아 처벌하는 것에 그치고 이로써 충분히 문제가 해결됐다 생각하기 때문에 사고가 재발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 가운데 안전에 관해 가장 근본적인 부분을 돌아보게 하는 책인 제임스 리즌 저서 ‘휴먼 에러’가 우리말로 번역돼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의료과실로 인해 해마다 적게는 4만4000명, 많게는 9만8000명이 목숨을 잃는다는 보고서가 발표된 이후, 의료의 질과 환자 안전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고, 이는 전 세계로 확산됐다. 그 보고서의 제목은 ‘To err is human’(‘사람은 실수할 수밖에 없다’).

보고서 발간 이후 의료과실을 이해하기 위한 수많은 연구와 발표가 이뤄졌는데 가장 많이 참고된 문헌이 바로 영국 심리학자 제임스 리즌이 1990년에 발간한 ‘휴먼 에러’이다.

리즌은 이 책에서 이른바 ‘스위스 치즈 모델’로 불리는 사고발생모델 즉, 사람의 실수가 시스템의 방어벽을 뚫고 사고로 연결되는 과정을 설명하는 모델을 처음으로 제시했다.

특히 책에서는 인간이 에러(오류)를 범하게 되는 이유를 기초부터 분석, 복잡한 시스템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완전한 안전을 보장하는 시스템의 구축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체르노빌 원전사고, 챌린저호 폭발사고 등 굵직한 안전사고 등을 예로 들어 생생하게 설명한다.

시스템적 안전을 강조하는 것이 책의 핵심이긴 하지만 인간의 에러경향·유형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겪는 수많은 사례들과 마주하게 돼 그 자체만으로도 흥미롭다.

안전에 관심 있는 연구자, 학생, 병원관리자뿐 아니라 환자안전법 시행을 앞두고 있는 의료기관에서 전 직원의 환자 안전 마인드를 제고시키는 방법으로 이 책을 활용해보길 권하고 싶다. 제임스 리즌 지음/김광점·김성진 엮음/YOUNG/401쪽/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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