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중독 기획](2)알코올중독, 술로부터의 자유
[5대 중독 기획](2)알코올중독, 술로부터의 자유
  • 신민우 기자 (smw@k-health.com)
  • 승인 2016.04.20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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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남몰래 홀짝~홀짝~ 슬퍼 술퍼요…‘키친드링커’ 위험수위

몇 년 전 가수 윤상 씨가 20년 이상 알코올중독에 시달렸다고 고백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당시 그는 “불규칙적인 생활로 불면증에 시달려 매일 750ml 위스키를 1/3 정도 비웠다”고 밝혔다. 불면증으로 인한 음주는 알코올중독의 전형적인 과정이다. 심지어 그는 “결혼한 뒤에도 가족의 도움을 받을 때까지 이를 자제할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알코올중독문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지적돼왔다. 술은 인터넷, 마약, 도박, 담배 등과 함께 5대 중독에 포함될 만큼 심각한 중독유발물질이다. 그런데도 국내음주량은 해마다 증가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12월 “1인당 전체주류소비량이 2009년 243.1병에서 249.8병으로 많아졌다”고 밝혔다.

국내알코올중독환자도 해마다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 분석결과 알코올중독 진료비청구건수는 2011년 27만8794건에서 2015년 33만5264건으로 20.2% 증가했다. 또 중독문제전문단체 ‘중독포럼’은 알코올중독환자가 155만명으로 사회적 비용이 23조4000억원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중독정신의학회 하종은 연구간사는 “‘남자라면 술을 잘 마셔야한다’는 식의 영웅심리와 함께 술에 관대한 문화가 환자를 양산한다”고 지적했다.

2015년 집계된 환자는 남성 7만3435명, 여성 1만4666명으로 남성비율이 압도적이지만 남성보다 여성의 증가세가 더욱 가파르다. 최근 5년간 진료비청구건수 증가율은 남녀 각각 18.3%, 31.6% 였다. 환자증가율 역시 여성이 2배 많았다.

여성의 경우 오후·심야에 가족 몰래 부엌에서 술을 마시는 ‘키친드링커’가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해국 교수는 “주부는 직장이 없어 시간활용이 자유로운데다 가사에 문제가 없는 한 중독상태를 파악하기 어렵다”며 “간 손상 등 신체문제가 생겨야 비로소 드러나는데 이미 심각하게 중독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특히 여성은 남성보다 훨씬 부정적인 시선을 받는다. 국립정신건강센터 정신건강사업과 조근호 과장은 “사회가 술을 마시는 여성에 대해 관대해졌지만 여성중독환자에 대한 편견, 비난은 여전하다”며 “남편, 가족이 무시한다며 비참해하거나 우울증까지 호소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 부산 아파트에서 몇 달간 소주병을 창 밖으로 던지다가 체포된 70대 주부는 “남편 몰래 술 마신 사실을 숨기려 그랬다”고 자백했다.

전문가들은 인식·치료체계의 변화를 촉구한다. 이해국 교수는 “과거 수십년간 알코올중독환자의 장기입원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초기환자의 외래치료, 단기입원이 늘고 있다”면서 “이들이 직장을 다니면서도 치료받을 수 있도록 더 많은 외래중심프로그램이 개발돼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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