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의사]이성우 고대안암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응급의료체계, 환자입장서 개선”
[좋은 의사]이성우 고대안암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응급의료체계, 환자입장서 개선”
  • 신민우 기자 (smw@k-health.com)
  • 승인 2016.05.25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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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응급의료체계를 되돌아볼 수 있는 경종이었다. 이 사태를 계기로 더 나은 응급의료센터를 만들 것이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공포로 몰아넣은 메르스사태를 두고 이성우 고대안암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메르스로 인해 드러난 문제점은 반드시 보완해야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고대안암병원은 지난해 메르스사태를 계기로 응급의료센터의 선진화를 이룬다는 계획이다. 이성우 교수는 “병원시각에서 벗어나 이들의 입장에서 응급의료체계를 개선해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고대안암병원은 성공적으로 메르스에 대응한 의료기관 중 하나로 꼽힌다. 확진환자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체계적인 환자관리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2013년 실시한 ‘신종전염성질환 유행대비훈련’이 한몫했다고 자평했다. 그는 “매년 재난훈련을 실시하던 중 2012년부터 해외에서 유행한 메르스에 대비, 환자 10명이 우리 병원에 방문하는 것을 전제로 시뮬레이션을 실시했다”며 “환자를 별도동선을 통해 감염병실로 이송하는 등 사전에 실시했던 훈련이 우리 병원의 침착한 대응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교수는 당시를 회상하며 고개를 내저었다. 그는 “훈련과 별개로 정보가 부족해 선별진료소 위치가 변경되는 등 초기혼선을 빚은 것이 사실”이라며 “응급실 과밀화, 좁은 병상간격, 긴 대기시간 등 응급실의 전반적인 문제가 지적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고대안암병원은 효과적인 감염병 대응을 포함한 응급의료센터의 선진화를 이룬다는 계획이다. 음압격리실을 기존의 1개에서 3개로 늘렸으며 헤파필터가 설치된 일반병실 2개를 포함해 5개의 감염병실을 갖췄다. 지난해 12월 권역응급의료센터에 선정돼 응급질환별로 특화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며 1~5단계로 세분화된 응급환자분류체계에 따라 경·중증환자를 센터입구에서 구분된 장소로 안내, 응급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1·2등급 중증환자는 응급실 내 중환자실에서 치료받도록 병상을 확대하는 동시에 환자진료구역을 나누고 병상간격을 1.5m로 늘렸다. 또 구역마다 주황색, 빨간색 등 색깔을 부여, 지정된 간호사가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교수는 “치료효과를 높이기 위해 중증환자를 신속히 분류하는 것은 당연하면서도 핵심적인 문제”라고 강조했다.

또 규정개선으로 보호자 출입통제시스템도 강화된다. 변화를 직접 겪는 환자, 보호자의 입장을 반영하기 위해 외부평가도 실시할 예정이다. 평가관이 직원 모르게 환자처럼 이송돼 대응태도, 숙련도 등을 함께 점검한다. 이를 테면 ‘암행평가’인 셈.

이 교수는 “환자와 보호자가 병원개선대책에서 소외되거나 불쾌감을 느끼지 않아야한다”며 “병원시각에서 벗어나 이들의 입장에서 응급의료체계를 개선해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헬스경향 신민우 기자 smw@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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