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영훈 중독학회 보험이사 “징벌보다 끊게 만드는게 우선…청소년 중독 관심을”
천영훈 중독학회 보험이사 “징벌보다 끊게 만드는게 우선…청소년 중독 관심을”
  • 현정석 기자 (michael@k-health.com)
  • 승인 2016.05.25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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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이 정한 마약청정국 기준은 인구 10만명 당 마약사범 20명 미만이며 1만2000명을 넘어서면 마약청정국 지위는 박탈된다. 지난해 국내마약사범은 1만1916명으로 이에 근접한데다 올해 1분기에는 총 3184명으로 전년 동기(1992명) 대비 59.8% 급증했다. 이 속도라면 올해에는 1만50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SNS와 국제특송화물 등 유통경로가 다변화되면서 확산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왜 이렇게 급속도로 마약사범이 늘고 있는지 마약중독 권위자인 천영훈 중독학회 보험이사(인천참사랑병원 원장)를 만났다.
 

천 이사는 특히 청소년 마약중독에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강조했다.

- 마약중독이 급속도로 느는 원인은.

클럽문화가 발달하면서 쾌감을 높이기 위해 엑스터시 등 마약을 접하는 사람이 많다. 향정신성의약품을 일부 그릇된 의료인이 살 빠지는 약 등으로 판매하고 있는데다 인터넷 등에서 무분별하게 판매하는 마약상이 늘고 있다. 이전에는 경찰에 단속되지 않으려고 확실한 사람에게만 판매했는데 지금은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 청소년도 쉽게 마약을 접한다는데.

청소년문제는 정말 심각하다. 청소년은 대부분 돈이 없어 비싼 마약을 구매하지 못하고 본드나 부탄가스, 심지어 색칠용도로 쓰는 래커를 이용하기도 한다. 부모님 심부름이라고 하면 대부분 구입할 수 있어 각별한 경각심이 필요하다. 인천에서는 법무부와 함께 공업용본드 등의 판매소를 찾아 폐해를 알리고 판매 자제를 요청했더니 흡입청소년 숫자가 급감했다. 전국적인 계도가 필요하다. 본드는 마약류관리법이 아니라 유해물질관리법에 저촉되기 때문에 마약사범으로 분류되지 않는다는 맹점이 있다. 본드를 계속 하면 지능이 저하된다.

- 마약확산방지를 위한 방법은.

마약은 편의점 같은데서 쉽게 구할 수 없어 구매방법이 없다. 따라서 마약판매상들이 사라져야한다. 또 징벌적인 마약사범처리보다는 마약을 끊을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도와야한다. 미국의 경우 마약전담판사가 무조건 구속하는 것이 아니라 마약을 끊도록 노력하게 하고 그러지 않을 경우 형을 집행한다. 특히 청소년에게 관심을 가져야한다. 본드는 인터넷게임조차 할 수 없는 형편의 아이들이 많이 한다. 봉사과정에서 본드를 했던 청소년 30명을 만났는데 이중 겨우 5명만이 극장에 가 봤더라. 지역사회에서 이들을 위한 사업을 전개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겠다.

<헬스경향 현정석 기자 michael@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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