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사나이들, 나라만큼 ‘구강건강’도 지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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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6.06.07 1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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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율 높아 치주질환 발병률↑ 훈련 중 치아 손상될 수도, 휴가기간 정기검진과 스케일링 필수

#목동에 거주중인 이모 씨(55세)는 얼마 전 군대 보낸 아들이 휴가를 나왔다. 기쁜 마음에 한 상 가득 맛있는 음식을 준비했지만 아들은 극심한 치통으로 인해 좋아하는 음식을 하나도 먹지 못했다. 이씨의 아들 군대 내에서는 치과 진료를 받기 어려워 잇몸질환이 발생해도 딱히 방법이 없다고 했다. 결국 이씨의 아들은 휴가를 나와서야 치료를 받았으며 치료시기를 놓쳐 휴가 내내 신경치료까지 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구강질환은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통증이 극심해진다. 따라서 정기검진과 조기치료가 필수다. 하지만 엄격한 규율이 따르는 군대 안에서는 아파도 병원에 오가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군의관이 상주해 이들의 건강을 보살핀다.

최근 국방부의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우리나라 전체 군인 수는 약 69만명에 이르렀지만 이들의 건강을 책임져야 할 군의관 수는 약 248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1000명당 4명의 군의관이 있는 셈이다.

특히 구강건강을 보살피는 치과 군의관은 219명으로 전체 군의관 수의 10% 미만으로 전체 군인의 0.04%, 즉 군인 1만명당 4명밖에 되지 않아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많은 군인들은 치료시기를 놓치고 휴가를 나와서 치료를 받는 상황이다.

 

군인들이 주로 먹는 간식 당분 많아 충치 유발해

군인이 되면 평소에는 잘 먹지도 않던 초코과자가 생각난다. 반복되는 훈련으로 체력 소모가 높아지고 혈당이 부족해 단 음식을 찾게 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지속적으로 단 음식을 섭취하게 되면 치아표면에 당분이 쌓이고 결국 충치를 유발한다. 충치는 입 안에서 서식하는 박테리아에 의해 설탕, 전분 등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산’으로 인해 치아가 손상되는 질환이다. 대부분의 충치는 주로 어금니의 씹는 면에서 생기며 치아와 치아 사이에도 자주 발생한다.

초기에는 아프거나 불편한 증상이 없어 충치가 진행되는 것을 잘 느끼지 못한다. 칫솔질을 자주 한다고 해도 칫솔이 닿지 않는 부분이 생기기 마련이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구강검진과 스케일링을 받아 충치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충치를 예방하려면 당류가 많이 함유된 음식을 자제하는 것이 좋으며 직접적인 방법으로는 연 1~2회 불소를 치아에 발라주면 산에 잘 견디게 돼 치아가 강해진다.

흡연하면 치주질환 발생할 확률 높아

국방부에서 조사한 2015년 장병 흡연율 조사에 따르면 20대 성인 남성의 흡연율 34.8%인 데 비해 군인 장병 흡연율은 40.4%로 나타나 비슷한 연령대보다 높게 나타났다. 힘든 훈련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담배를 피우는 주요 원인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흡연을 하면 치주질환이 더욱 쉽게 발생한다. 담배 속의 유해물질이 잇몸을 손상시키고 면역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세균감염에 취약한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치주질환이 심해지면 잇몸이 붓고 시리며 피가 나기도 하며 최악의 경우에는 치아가 빠지는 경우도 발생한다. 치주질환을 예방하려면 올바른 양치질과 치실, 치간칫솔을 사용해 치아와 잇몸 사이에 낀 음식찌꺼기를 제거하고 염증을 줄여야한다. 보통 스케일링은 1년에 1회 치료를 받지만 흡연자들은 3~6개월에 한 번씩 스케일링을 받는 것이 좋다. 흡연 후에는 따뜻한 물로 수분을 자주 섭취해주고 구강청정제로 입 안을 자주 헹구어 주는 것이 좋다.

견디기 힘든 훈련으로 이 악물다 치아에 금 가기도

군인들은 행군이나 화생방 훈련 등 극한의 고통을 참기 위해 이를 악물기도 한다. 이로 인해 치아에 금이 가거나 깨지는 치아균열증후군이 발생한다. 치아균열은 눈으로 잘 보이지 않아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눈으로 보일 정도의 미세한 균열은 치아 내부로 깊숙이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치아균열증후군이 생기면 음식을 먹을 때 시큰거린다. 특히 차가운 음식을 먹을 때 통증이 있다면 치아 균열이 시작된 것이다. 또 그 틈으로 세균이 침입해 치아끼리 닿기만 해도 심한 치통이 느껴진다.

치아균열증은 발견하는 즉시 치아상태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훈련 중 치아가 갑자기 부러지거나 빠졌을 경우, 1시간 이내에 부러진 치아를 혀 밑에 넣어 의무대를 찾아가야 한다. 우유나 생리식염수에 적신 수건에 치아를 보관해서 가는 것도 방법이다. 급하다고 수돗물에 치아를 보관하면 치아세포가 죽어 치아를 되살릴 수 없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치아교정 중이거나 레진 등 보철물 착용 중이라면 특히 주의해야

치아교정 중 군 입대를 한다면 휴가를 이용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2개월에 한 번 정기적으로 치과를 방문해 검진을 받아야 하지만 휴가를 나오기 쉽지 않다. 또 치아교정은 구강청결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하는데 군대에서는 각종 훈련으로 인해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아 치아교정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 레진이나 인레이 등의 보철물을 한 경우 보철물의 접착제가 녹아 틈이 생기기도 한다. 그 사이에 충치가 다시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휴가기간에 정기적으로 검진받는 것이 좋다.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군인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건강이다. 특히 구강질환은 눈에 띄는 외상과 달리 참다 남몰래 병을 키울 수 있어 더욱 세심하게 관리해야한다.

고광욱 대표원장은 “대부분의 구강질환과 잇몸질환은 정기적인 스케일링 치료를 통해 예방할 수 있다”며 “휴가기간을 활용해 1년에 1~2번 이상 스케일링과 구강검진을 받는다면 더욱 건강하게 군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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