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들수록 기승 부리는 통증, 뇌과학에 답 있다”
“나이들수록 기승 부리는 통증, 뇌과학에 답 있다”
  • 백영민 기자 (newbiz@k-health.com)
  • 승인 2016.06.22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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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뇌 인지 활용 요법 ‘스크램블러테라피’ 등 효과

통증에 대한 가장 흔한 편견은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통증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이와 상관없이 통증에는 원인이 있고 원인을 찾으면 치료가 가능하다. 서울대학교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이상철 교수는 “우리 몸은 통증이 생기면 ‘아프니 빨리 치료해 달라’는 신호를 뇌로 보낸다”며 “통증은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다나암병원 김기태 원장이 허리디스크환자에게 페인스크램블러 치료를 하고 있다. 다나암병원


최근 뇌 과학으로 통증을 다스리는 새로운 치료법이 등장해 학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뇌 과학분야의 오랜 경험을 보유한 지오엠씨와 의료전문기업 큐렉소가 판매하는 신개념 통증치료기 페인스크램블러가 바로 그것.

정옥자 씨(가명·73세)는 시간이 갈수록 허리통증이 심해져 약물·물리·침술치료 등 가능한 치료는 다 받았지만 마찬가지였다. 마지막으로 그가 선택한 것은 뇌의 인지를 이용해 왜곡된 통증을 정상화시킨다는 스크램블러 테라피. 치료시작 후 5회까지는 자고 일어나면 통증이 반복됐지만 6회부터 확연히 감소하면서 10회 치료를 다 받은 후에는 깨끗이 사라졌다.

정씨가 받은 치료는 일명 ‘통증지우개’라고 불리는 페인스크램블러치료다. 기존에는 진통제 등 약물이나 주사요법, 신경차단술 등을 통해 통증치료가 이뤄졌다. 약물요법은 효과가 빠르지만 오래 복용하면 구역질, 변비, 배뇨장애 등 부작용이 생긴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페인스크램블러는 몸의 통증경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통증신호에 아프지 않다는 무통증신호를 함께 섞어 뇌로 보낸다. 이때 통증신호보다 무통증신호를 더욱 많이 만들어 보내면 뇌는 무통증신호만 인식하게 된다(정보이론). 상대적으로 적은 통증신호는 뇌에서 지워지는 것. 인체리듬을 역행하지 않고 약물·주사를 사용하지 않아 부작용걱정이 없다.

이 제품은 2011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경피성 통증완화 전기자극장치’라는 의료기기로 허가했다. 이후 2013년 보건복지부는 페인스크램블러를 이용한 새로운 통증완화치료에 대해 ‘비침습적 무통증신호요법(스크램블러 테라피)’이라는 신의료기술로 고시했다. 이에 따라 기존통증치료로 관리되지 않는 만성·암성·난치성 통증환자에 대해 회당 30~60분씩 5~10회 연속 시술할 수 있게 됐다.

시술법은 비교적 간단하다. 통증부위에 본체와 전선으로 연결된 패치를 붙이기만 하면 된다. 이 제품은 최근 미국 조달청(GSA)과 180억원(1500만달러)의 계약을 체결, 미 전역의 군병원에 납품할 예정이다.

현재 미국 엠디앤더슨 암센터와 메이요클리닉, 존스홉킨스 의대에서 사용 중이며 국내에서는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고대구로병원, 한강성심병원 등 140여개 의료기관에서 사용하고 있다. 작년 한해에만 약 1만7000명의 환자가 치료받았다.

<헬스경향 백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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