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암’에서 ‘형님암’으로···‘전립선암’ 발병연령 낮아져
‘아버지암’에서 ‘형님암’으로···‘전립선암’ 발병연령 낮아져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6.07.25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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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등소평, 프랑스의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에겐 공통점이 있다. 바로 전립선(샘)암으로 투병했다는 점이다. 전립선은 15~25g 정도 되는 밤알크기의 장기로 방광 바로 아래 직장 앞에 위치한다. 크기가 그리 큰 편은 아니지만 정낭, 고환과 함께 생식을 가능하게 하고 정액일부를 생성, 정자생존과 활성에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김광현교수

▲국내 남성암 5위, 높은 증가율로 방심 금물

전립선의 일부세포가 정상세포의 증식조절기능을 잃게 하고 무질서하게 자라나 주위장기 나 림프절, 뼈, 폐 등 여기저기로 퍼져 나가는 전립선암은 국내에서는 다섯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위암이나 대장암 등에 비해 위협적이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12.7%의 연평균증가율을 보이며 갑상선암에 이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암이다.

실제로 2000년 1304명이었던 환자가 2013년에는 9515명으로 약 7배 이상 급증했다. 미국,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가장 많이 발생하는 남성암으로 꼽힌다. 60~80대의 노년층 환자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국내인구가 점차 고령화되고 생활양식이 서구화돼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발병연령 낮아져···조기검진 중요성 커져

전립선암의 경우 다른 암에 비해 세포증식속도가 느리고 빨리 검진돼도 생존율에 큰 차이가 없다고 봐 조기검진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 전립선암은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방치하면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생명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로 통계청에 의하면 전립선암사망률은 2004년 10만명당 3.8명에서 2014년 6.6명으로 10년 새 74.8%나 증가했다. 또 보건복지부는 국내 전립선암의 5년 생존율이 92.3%로 미국(98.9%)이나 캐나다(96%)에 비해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립선암은 최근 ‘아버지암’에서 ‘형님암’으로 불릴 만큼 발병연령이 낮아지고 있다. 심평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1~2015년)의 연령대별 환자는 여전히 70대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40~50대 환자도 4064명에서 5293명으로 늘었다.

환자의 예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암이 얼마나 퍼져 있는지를 보는 암의 병기와 암 조직이 정상전립선조직과 얼마나 다른지 보는 암세포분화도, 악성도다. 초기암이라도 악성도가 높으면 빨리 진행될 수 있고 다른 장기로의 전이도 쉽게 발생할 수 있다.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김광현 교수는 “초기에는 대부분 증상이 없어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거나 전립선비대증검사 도중 확인되는 경우가 많다”며 “조기검진이 굳이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지만 전립선암생존율 확보에 있어 조기진단과 치료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한다.

또 “전립선암은 간단한 피검사만으로 전립선특이항원(PSA)수치를 확인해 암 발견이 가능하다”며 “평소와 달리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다거나 소변줄기가 가늘어졌을 때, 소변을 못 참아 지리는 경우, 잔뇨감 등의 증상이 있으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해야한다”고 말했다.

▲초기라도 악성도 높을 땐 수술, 로봇수술의 경우 요실금 등 합병증 최소화

일부환자에서 전립선암을 치료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해다. 비교적 양호한 예후를 보인다거나 70대 이상의 고령이면서 다른 중한 질환이 있어 위험성이 치료효과보다 클 것으로 예상될 경우 병의 진행을 관찰하는 요법을 쓰곤 한다. 단 초기라도 악성도가 높으면 진행속도가 빠르고 재발위험도 높아 적극적으로 치료한다. 치료방법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병기와 종양분화도, 환자나이와 건강상태가 함께 고려된다.

전립선에 국한된 암에 가장 흔히 쓰는 방법은 수술이다. 예전에는 개복수술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흉터와 부작용을 줄인 로봇수술이 많아졌다. 다소 비싸지만 요실금이나 발기부전 등 합병증발병률이 낮고 회복도 빨라 환자선호도가 높다. 이밖에 방사선이나 호르몬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김광현 교수는 “전립선암은 병기나 악성도에 따라 예후가 매우 다양하며 특히 악성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전립선암의 위험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며 “치료여부와 방법은 반드시 전문의와의 논의를 통해 환자의 현재상황과 삶의 질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결정해야한다”고 강조했다.

TIP. 전립선암 예방법

● 주 5회 이상 신선한 과일·채소 섭취하기

신선한 과일과 채소는 암 예방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주 5회 이상 섭취하는 것이 좋다. 특히 토마토나 녹색채소, 당근, 브로콜리, 양배추, 마늘, 자몽, 살구 등 라이코펜이 풍부한 음식이 도움이 된다. 등푸른 생선에 들어있는 DHA, EPA성분이 전립선암의 세포를 억제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어 고등어 같은 등푸른 생선 섭취도 권장한다. 단 빨간 육질의 고기는 지방함량이 높아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

● 주 5일 30분 이상 땀 날 정도로 운동하기

최근 비만남성의 경우 전립선암에 걸릴 위험이 20%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따라서 주 5회 이상, 매회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로 걷거나 운동해 적정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요실금이 계속될 때는 골반저근육 강화운동이 효과적이다. 먼저 항문주위의 근육을 5초간 잡아당긴다. 방귀나 설사가 나온다고 상상하면서 참아본다. 이때 항문이 단단해지고 앞으로 약간 들리는 것을 느낀 후 5초간 이완한다. 또 음경이 움직이거나 아랫배 쪽으로 약간 쑥 들어가는 것이 느껴질 때까지 근육을 5초간 조인 후 푼다. 매일 시간이 날 때마다 반복해주면 큰 도움이 된다.

● 50세 이상 남성, 연 1회 이상 조기검진받기

전립선암 검진은 혈액검사를 통한 전립선특이항원검사와 직장수지검사로 시행된다. 기대 수명이 10년 이상인 50세 이상 남성은 조기검진이 권장되고 아버지나 형제 중 전립선암환자가 있는 사람은 10년 정도 앞당겨 40대부터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 직업성 유해물질 노출 최소화하기

농약, 코크스, 유기용제, 방사능 물질 등의 유해물질을 취급하는 작업장에서 일하는 경우 반드시 보건안전수칙을 지키고 유해물질에 노출되는 것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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