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성 장질환, 먼저 용기 내 현명하게 대처해보세요”
“염증성 장질환, 먼저 용기 내 현명하게 대처해보세요”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6.10.13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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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양보, 질환 이해 등 사회적인 배려문화 정착도 필수

복통과 설사 등 장염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염증성 장질환’. 과거에는 서양인에게 흔한 질환이었지만 서구화된 식습관, 스트레스, 음주 등으로 한국인에게도 익숙한 질환이 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5년간(2011년~2015년) 염증성 장질환 환자는 5년 새 26%나 증가했다(4만2122명→5만3274명).

염증성 장질환은 소화기관에 나타나는 만성 염증으로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이 대표적이다. 한 번 발생하면 잘 낫지 않아 평생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분류된다.

특히 단순한 장염이라 생각하고 가볍게 넘기기 쉽지만 조기에 발견하지 못해 치료가 늦어지면 장협착이나 천공이 생겨 수술하는 경우도 생긴다. 또 염증 재발이 반복되면 암 발생률이 높아질 수 있다. 따라서 복통과 설사가 잦다면 한 번쯤 염증성 장질환을 의심해보고 정확한 진단을 받아봐야한다.

제일 큰 문제는 시도때도 없이 찾아오는 신호에 화장실을 들락날락하는 등 일상생활에서 애로사항이 많다는 것. 어떻게 하면 보다 현명하게 극복할 수 있을까.

염증성 장질환은 잦은 복통과 설사로 일상생활 속에서 겪는 어려움이 많다. 하지만 먼저 용기를 내 자신의 질환을 밝히고 나름의 방법으로 현명하게 대처해보자. 물론 질환에 대한 이해와 화장실 양보 등 주변의 배려 또한 필수적으로 뒷받침돼야한다.

▲근무시간 잦은 화장실 출입…솔직히 얘기해야 할까?

대다수가 회사생활에 불이익이 될까 본인의 질환을 숨긴다. 하지만 화장실을 자주 들락날락하다 보니 주변 눈치를 보게 되기 마련. 이 경우 부서장에게 면담을 신청해 ‘염증성 장질환 캠페인’ 관련 정보(happybowel.org 참조)를 제공하며 이해를 구해보자. 많은 사람이 고통받는 질환이지만 주변에서 조금만 배려하면 큰 지장 없이 일할 수 있다. 숨길수록 더욱 힘들어지니 먼저 용기를 내보자.

▲이 음식 먹고 탈날지 모르는데…어떤 음식 섭취해야 할까?

아직은 어떤 특정한 음식이 염증성 장질환을 야기한다고 밝혀진 바는 없다. 하지만 특정 음식으로 인해 복통이나 설사가 악화됐다면 다음 번 섭취 시 주의해야한다. 무엇을 먹었는지 기억이 흐릿할 때는 매 식사 시 섭취한 음식을 기록해두면 좋다. 특히 염증성 장질환을 겪게 되면 복통과 식욕부진으로 식사를 거르고 장에서 영양소흡수가 방해를 받아 체중감소가 나타난다. 따라서 고열량 음식을 섭취하고 중간중간 간식을 곁들여 체중유지에 신경 써야 한다. 섬유소가 많은 채소는 설사를 유발해 꺼리는 경우가 많은데 무기질 확보를 위해 익혀서 적절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안 가긴 눈치 보이고…회식자리 어떻게 해야 할까? 

회식에서 나오는 음식은 대부분 기름지기 때문에 장 트러블이 생기기 쉽다. 즐거운 회식 분위기를 나로 인해 망칠 수는 없기에 늘 고민이 되기 마련. 이 경우 예약된 식당에 미리 여분의 음식을 따로 요청하거나 간단한 다과를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술은 장을 강하게 자극하기 때문에 섭취를 삼가야 하며 무알코올 음료를 준비해 회식분위기를 맞춰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자신감은 떨어지고 우울감만 커지는데…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염증성 장질환은 과거에 비해 치료제 효능이 좋아져 관리만 잘하면 큰 문제 없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혼자서 고민하지 말고 환우회 등 모임에 적극 참여해 정보를 나누고 얘기하다 보면 우울감 해소에 도움이 된다. 또 면역력과 관련 있는 질환이기 때문에 본인 스스로 컨디션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전거 타기나 가벼운 산행 등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운동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기분을 전환해보자.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차재명 교수는 “염증성 장질환 환자는 통증보다 더 큰 사회적 편견에 힘들어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며 “화장실을 급하게 써야 할 때는 양보해주는 등 사회적인 관심과 배려문화가 정착돼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강동경희대병원은 염증성 장질환 환자들을 위한 화장실 양보 캠페인을 연중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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