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 간염 심각성에 대한 인식 낮아”
“우리 국민 간염 심각성에 대한 인식 낮아”
  • 백영민 기자 (newbiz@k-health.com)
  • 승인 2016.10.20 18: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한간학회, 간의 날 기념 설문조사 “치료소홀로 이어져”

우리나라 국민의 C형간염의 검진율이 매우 낮은데다 간질환의 심각성을 잘 몰라 감염사실를 알면서도 치료를 받지 않는 등 C형간염 국가검진 시행과 국민인식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간학회는 ‘제17회 간의 날’을 맞아 우리 국민의 간 질환 이해도를 높이고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간 질환에 대한 인식 조사를 실시했다.

우리 국민들은 간암 및 간경변증의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음주’(75%)를 꼽았다. 다음으로 ‘흡연’(40%), ‘B형간염’(40%), ‘비만’(24%)순이었다. C형간염을 간암 및 간경변증의 원인으로 선택한 비율은 22%에 불과해 간경변증 및 간암의 주요 원인으로서의 B형 및 C형간염에 대한 인지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우리나라 간경변증환자의 70~80%는 B형간염바이러스, 10~15%는 C형간염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하고 나머지 10~15%는 알코올의 과다섭취와 그 외 여러 질환에 의해 발생한다. B형간염은 간암 발생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며 C형간염은 한 번 감염되면 70~80%가 만성간염으로 진행되고 이중 30~40% 정도가 간경변증과 간암으로 진행된다.

국내에서 간암은 폐암에 이어 두 번째로 암으로 인한 사망자가 많은 질환이다. 특히 40~50대 남성에게서 암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대한간학회는 ‘제17회 간의 날’을 맞아 우리 국민의 간 질환 이해도를 높이고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간 질환에 대한 인식 조사를 실시했다.

간염에 대한 인식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지하고 있는 간염 종류에 대한 질문에는 B형 간염 92%, A형간염 C형간염은 각각 76%가 알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전체 응답자의 86%는 ‘A형․B형․C형간염의 차이에 대해 인지하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간염 질환의 명칭은 알지만 어떤 차이가 있는지는 정확히 모르고 있는 것이다.

또 B형․C형간염의 감염경로에 대한 오해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러스성간염은 주로 수혈 및 주사기 사용 등 혈액을 통해 감염되거나 모체로부터 수직감염되는 경우가 더 많은데도 음식 및 식기공유를 B형․C형 간염바이러스의 주요전파경로라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간염바이러스는 보유자와의 가벼운 포옹, 입맞춤, 식사를 같이 하는 등 일상생활을 통한 감염가능성은 적다. B형간염의 주된 감염경로는 수직감염, 성접촉을 통한 감염, 문신, 침, 부황, 피어싱 등을 통해 감염된 혈액에 노출되는 경우다.

C형간염의 경우 정맥주사약물을 남용하는 경우, 성접촉을 통한 경우, 면도기, 칫솔, 손톱깎이 등을 환자와 같이 사용하는 경우, 비위생적인 문신, 피어싱, 침술 등의 시술을 통해 주로 전염된다.

B형간염은 다른 바이러스성간염(A형, C형)에 비해 검사경험자가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간염검사경험종류를 조사한 결과 B형간염이 49%(980명)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응답자의 약 7%(144명)는 본인이 B형간염 감염자라고 응답했다. 이중 ‘치료를 받았다’는 답변은 67%에 그쳤다.

B형간염은 어려서 걸릴수록 만성간염으로 진행될 확률이 높으며 만성B형간염 보유자는 치료제를 통해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고 간염을 완화해 간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지만 B형간염바이러스를 완전히 없애지는 못한다. 따라서 B형간염보유자는 간 건강을 위해 지속적으로 주의해야할 필요가 있다.

간염검사를 받아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63%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 중 1명(12.2%, 245명)만이 ‘C형간염 검사경험이 있다’고 답변했다.

응답자의 2%(31명)는 본인이 C형간염 감염자라고 답했다. 치료를 받은 사람은 65%(20명)에 불과했다. 치료를 받지 않은 이유로는 ‘심각성을 몰라서’라는 답변이 63%(7명)였으며 ‘별다른 이유가 없다’는 답변이 36%(4명)였다. C형간염은 치료를 받으면 완치가 되는데도 질환의 심각성에 대한 인지부족과 무관심으로 인해 치료를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코올도수가 낮은 술을 마시거나 소량씩 자주 마시는 것이 간에 무리가 없다는 인식은 각각 7%, 22%로 2013년 조사결과인 22%, 34% 대비 낮아져 알코올의 간 질환 영향에 대한 인식은 개선된 것으로 파악됐다.

간질환에 영향을 주는 음주기준은 남녀 모두 2013년 조사 대비 엄격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이 소주 한두 잔을 마셨을 경우 간질환에 영향이 있다’는 답변은 2013년 17%에 비해 올해는 33%로 약 2배 증가했다.

반면 음주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수준개선이 예방을 위한 행동으로 연결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의 음주빈도는 ▲전혀 마시지 않는다(25%→18%) ▲월 1회 이하(23%→27%) ▲월 2~4회(30%→33%) ▲1주일에 2~3회(17%→18%) ▲1주일 4회 이상(5%→8%)으로 2013년에 비해 음주행태에는 변화가 없었다.

대한간학회 변관수 이사장은 “제17회 간의 날을 맞아 한국인의 간질환인지도를 점검하는 기회를 마련했다”며 “바이러스성 감염인 B형․C형 간염은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간경변증, 간암 등 중증 간질환으로 발전할 위험성이 커 예방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간염에 대한 국가건강검진 확대와 함께 치료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혔다.

한편 이번조사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마크로밀 엠브레인에 의뢰해 전국 20~59세 성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