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위협하는 겨울철 불청객 ‘가와사끼병’ 아시나요?
소아 위협하는 겨울철 불청객 ‘가와사끼병’ 아시나요?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6.11.29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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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 이하 소아에서 주로 발생…합병증 위험 있어 빠른 진단·치료 관건

# 김00(15개월) 군은 5일 넘게 발열이 계속되면서 양쪽 눈의 흰자위가 붉게 충혈되고 입술이 붉어지면서 딸기 혀 모양을 보였고 온몸에 붉은 발진이 생겨 소아청소년과 의원을 찾았다. 의사에게서 들은 진단은 이름도 생소한 ‘가와사끼병’이었다.

▲매년 증가추세겨울철 발생률 가장 높아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에게 겨울은 유독 혹독한 계절이다. 감기, 독감뿐 아니라 여러 감염성질환에 쉽게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감염성질환과 함께 겨울철 발생빈도가 증가하는 것이 ‘가와사끼병’이다. 이름부터 낯선 이 질환은 주로 5세 이하의 어린이에서 갑자기 고열이 나면서 온몸에 있는 중간크기의 혈관에 염증을 일으키는 병이다. 1967년 일본의 가와사끼 도미사꾸라는 소아과의사가 처음으로 이 병을 보고하게 되면서 그의 이름을 따 가와사끼병으로 불리게 됐다.

대한가와사끼병학회가 최근 3년간(2012~2014년) 전국 120여개 병원을 대상으로 시행한 역학조사에 따르면 가와사끼병은 매년 5000명 정도 국내 소아청소년에서 발생하고 있고 지난 2014년에는 5세 이하 소아 10만명당 발생률이 194.7명에 이르렀다. 이는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치며 매년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가와사끼병은 연중 발생할 수 있지만 국내 역학조사에 따르면 겨울철에 발생률이 가장 높아 이맘때 아이들의 건강관리에 더욱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빠른 진단·치료관건시기 놓치면 심각한 합병증 유발

[그림1] 거대 관상동맥류가 발생한 모습(왼쪽 관상동맥 조영사진상 흰색 화살표).

가와사끼병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현재로서는 유전적인 소인이 있는 어린이가 어떤 병원체에 감염됐을 때 과도한 면역반응이 일어나 병이 발생되는 것으로 보고 있지만 아직 특정한 균과의 관련성이 밝혀진 바는 없다.

문제는 겨울은 감염성질환이 다른 계절에 비해 더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타 질환으로 오인해 가와사끼병 진단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가와사끼병은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거대하게 붉어지는 ‘거대 관상동맥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그림1 참조). 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심장동맥의 협착을 일으켜 심근경색, 돌연사를 일으킬 수 있어 반드시 제때 정확히 진단되고 치료돼야한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기범 교수는 “매년 국내에서 10여명의 어린 소아 및 청소년이 새롭게 지름 8mm 이상의 거대 관상동맥류 합병증을 보이고 있는 만큼 가와사끼병은 결코 예사롭게 볼 질환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전형적인 가와사끼병의 증상은 38도 이상의 고열이 5일 이상 지속되는 것이다. 또 ▲양쪽 눈의 결막이 충혈돼 빨개지거나 ▲입술이 빨개지고 갈라지며 특히 혀가 빨개지고 오돌오돌 돌기가 돋는 딸기 혀 모양을 보이거나 ▲손·발바닥이 빨개지고 부으며 ▲1~2주 후 손발가락 끝부터 피부가 벗겨지거나 ▲다양한 모양의 붉은 발진이 몸통에 나타나거나 ▲목의 림프절(임파절)이 부어오르는 경우에는 가와사끼병을 의심하고 즉시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한다.

가와사끼병이 초기에 진단된 경우 혈관 내 염증을 억제하는 면역글로블린 등의 면역치료를 받아야한다. 고열이 나는 시기에는 아스피린을 사용해 치료한다.

가와사끼병은 아직 정확한 원인이 알려지지 않아 현재로서는 특별한 예방법이 없다. 발생위험이 높은 겨울철 아이의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의해야하며 가와사끼병 의심증상을 충분히 숙지해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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