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석 대표의 청년취업 알짜 조언]⑥호주 약대 졸업생의 취업 성공사례
[박노석 대표의 청년취업 알짜 조언]⑥호주 약대 졸업생의 취업 성공사례
  • 정리l 최혜선 기자
  • 승인 2016.12.22 10: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ㆍ스펙보다 직무 관련 지식·경험 중요

청년실업이 심각한 이슈인 시대입니다. 이제 산업트렌드는 제약·바이오를 비롯한 의료산업을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헬스경향은 가장 트랜디한 건강분야에서 청년취업을 위한 알짜조언을 준비했습니다. 현재 가장 주목받는 기업 중 하나인 한미약품에서 인사총괄임원을 지낸 후 최근 제약·바이오·메디칼 인사컨설팅회사인 피플앤박을 설립한 박노석 대표의 실질적인 조언을 통해 보다 많은 인재들이 더 좋은 일자리를 찾을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편집자 주>

 

 

필자는 새로운 일을 찾는 사람에게는 행복한 일터를 찾아 주고 취업이나 면접에 대한 컨설팅도 하고 있다. 사람의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양질의 일자리다. 최근 우리나라 저출산문제의 가장 큰 이유는 양질의 일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청년실업으로 인해 결혼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사람이 계속 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미국의 금리인상과 가계부채증가로 소비는 줄어들고 기업은 투자를 미루는 악순환이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다. 최근 통계청에서 발표한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 청년실업률은 8.3%로 2003년 이후 가장 높았다고 한다. 내년 고용전망 역시 흐림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취업에 성공할 수 있을까? 필자가 만난 취준생의 사례를 살펴보자.

지인의 소개를 받아 20대 후반의 여성 취준생이 필자를 찾아왔다. 첫인상도 나쁘지 않았다. 그녀는 최근 제약회사 3곳에 응시했는데 서류전형에서 모두 떨어져 낙담한 상태였다. 이력서(자소서)를 보니 그녀는 중학교 때 호주로 유학 가 약학대학을 졸업한 여성인재였다. 당연히 영어는 네이티브 수준이었다.

이력서를 훑어보니 계약직경험과 아르바이트 등을 모두 자랑처럼 기록하고 있었다. 예를 들자면 영어학원 계약직강사, 영어어린이집 강사 등 불과 3-4개월의 경험까지 나열돼 있었다. 하지만 제약회사의 직무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거의 없었다. 그저 입사하면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뿐이었고 1차 관문인 서류전형조차 통과하지 못하고 있었다.

필자는 제약사 인사담당이사로 많은 이력서(자기소개서)를 보면서 서류전형을 했고 실제로 면접도 많이 참여한 경험이 있어 바로 진단을 내릴 수 있었다.

첫째, 자소서에는 지원직무와 관련성이 있는 경험만 써야 한다. 본인 생각으로는 영어학원 강사도 중요한 인생경험일 수 있지만 인사담당자가 볼 때는 전공을 살려 취업하지 않고 그냥 편하게 살려는 사람이라고 단정할 수 있다. 따라서 자소서의 경력사항에 핵심적이고 직무와 관련된 일만 기록하라고 조언했다. 또 기재하는 경력은 최소 1년 이상 지속한 업무여야 한다.

둘째, 본인의 직무선택에 대한 소신이 있어야한다. 제약회사에서 약학대학을 졸업한 사람에게 적합한 직무를 설명했다. 물론 개발, 허가, 임상, 품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할 수 있지만 특히 신약개발 분야인 임상업무가 전망이 좋고 취업이 잘 된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신약개발 프로세스인 전임상, 임상1·2·3상, 허가 등에 대해 공부해오라고 조언했다. 며칠 후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해 왔고 적극 도전해 보겠다는 답변을 들었다.

다음으로 자기소개서를 다시 작성하라고 조언했다. 불필요한 경력은 모두 삭제하고 단순화시켰다. 만일 면접관이 공백기에 어떤 일을 했느냐고 물으면 지속적으로 구직활동을 하면서 영어학원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것으로 답변하라고 했다. 호주 약대에서 배운 지식을 토대로 신약개발에 도전하고 싶다는 내용의 자소서를 만들었다.

이후 국내외 임상대행회사(CRO)에 선택과 집중해 지원하자는 계획을 세웠고 모집요강이 나오는 대로 지원해 바로 합격의 영광을 얻었다. 그녀는 첫 급여를 받은 날 필자를 찾아와 식사를 대접하면서 인생에서 어떤 멘토와 선배를 만나느냐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고 말했다.

선배나 친구, 외부 HR(인사)전문가를 통해 경력관리에 대한 고민을 상담하고 미래의 장단기계획을 세워보는 것은 인생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녀는 국내 임상회사에서 시작해 외국계 임상회사로 이직한 후 마지막으로 제약사에서 실제임상에 참여, 신약개발에 일조하고 본인도 성장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금은 미래의 꿈을 생각하며 열심히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서울은 세계에서 가장 임상하기 좋은 조건이다. 인구 1000만명에 대형종합병원이 즐비해 임상환자모집이 용이하고 우수한 의료, 약학 등 관련인력이 풍부하다. 세계적인 임상대행사인 퀸타일즈, 코방스, 파렉셀 등이 모두 우리나라에 법인을 두고 있는 이유다.

약대뿐 아니라 간호대학, 화학·생물계열 학생들도 신약개발 분야인 임상에 관심을 갖고 지원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위 사례에서 보듯이 인재가 많이 필요한 유망한 분야에 선택과 집중을 통해 도전한다면 더 큰 취업의 문이 열릴 것이다.

 

 

 

박노석 피플앤박 대표
필자소개 : 생물공학을 전공하고 고려대학교 MBA를 졸업했다. 1991년 한미약품 영업부에 입사해 2011년 임원으로 승진, 인사·홍보·IR업무를 관장했으며 2015년 한미약품그룹 인사총괄임원으로 그룹인사업무 전반을 담당했다. 2015년 제약·바이오·메디칼 전문 인사컨설팅회사인 피플앤박을 창업했다. ‘사람이 답이다’를 모토로 구직자에게는 행복한 일터를, 기업에는 최적의 인재를 추천하는 일을 하고 있다.



<정리 l 헬스경향 최혜선 기자>
(ⓒ 경향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