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이 구토·설사를 반복한다면?
반려동물이 구토·설사를 반복한다면?
  • 헬스경향 캐비어동물메디컬센터 임종환 원장
  • 승인 2017.01.17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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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마찬가지로 반려동물에게 있어서도 ‘구토’와 ‘설사’는 매우 흔한 증상입니다. 이러한 증상을 보이는 질병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가벼운 수준의 위염, 장염부터 췌장염, 간부전, 신부전, 식이문제로 오는 알레르기반응, 이물, 종양, 호르몬성질환 등 하나하나 나열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간부전, 신부전이라고 뭉뚱그려 표현했지만 이들 질환을 세세히 따지면 여러 가지로 세분화돼 구토와 설사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원인질환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임종환 캐비어동물메디컬센터 원장

이번 칼럼에서는 구토, 설사의 수많은 원인 중 하나인 ‘염증성장질환(IBD; Inflammatory Bowel Disease)에 대해 설명하고자 합니다.

염증성장질환은 이름 그대로 장내에 반복적으로 염증변화가 생기는 질환으로 사람뿐 아니라 강아지, 고양이에서도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습니다. 유전적 요인, 음식에 대한 과민반응, 면역체계이상 등을 원인으로 추정할 뿐입니다.

염증성장질환의 가장 일반적인 증상은 만성구토와 설사입니다. 식욕과 활력이 저하되고 먹는 양도 줄어드는데 그나마 먹은 음식도 위장관에서 소화·흡수가 잘 안 돼 체중이 감소합니다.

때로는 털이 푸석푸석하게 변하기도 하며 심하면 반복된 설사, 구토로 인해 탈수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또 체내단백질이 부족해지면서 복수와 흉수가 생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증상은 염증성장질환이 아닌 다른 소화기질환에서도 나타날 수 있어 명확한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결국 소화기 관련검사가 필요합니다.

문제는 염증성장질환의 진단이 쉽지 않다는데 있습니다. 질병을 확진하기 위해서는 문제가 생긴 장조직을 떼어내 조직검사를 해야 합니다. 문제가 생긴 부위에 내시경으로 접근할 수 있으면 내시경으로 조직을 떼어내면 되지만 대부분 접근할 수 없는 부위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마취 후 배를 열어 장조직을 떼어내게 됩니다.

때로는 조직검사 전 초음파를 통해 비정상적인 장벽이 확인돼 초음파검사를 바탕으로 약물반응을 보면서 진단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경우는 어디까지나 잠정적이며 확진이라고 하기에는 어렵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염증성장질환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소화기질환은 여러 가지입니다. 따라서 염증성장질환 진단검사는 다른 의심질병을 확인하고 배제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가능질병들이 배제된 상태에서 염증성장질환을 의심할 만한 소견이 확인됐을 때 확진을 위한 조직검사 결정을 내립니다.

안타깝게도 염증성장질환은 완치되지 않는 질병입니다. 면역억제약물이나 항염·항생제를 중심으로 식이조절을 병행하며 평생 유지·관리해야 합니다. 단 일부를 제외하면 약물과 식이조절에 대한 반응은 좋은 편이어서 염증성장질환 진단을 받은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운다면 주기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염증성장질환에 걸린 반려동물은 평소 건강하다가도 가끔 구토와 설사를 하고 하루이틀 지나면 다시 괜찮아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증상이 계속 반복되면 장의 질병이 심각하게 진행될 가능성도 그만큼 커지기 때문에 가볍게 넘기기보다는 정확히 진단받는 것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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