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의사]김주한 고대구로병원 척추신경외과 교수 “척추질환 80% 수술 필요없어…‘여유’가 명약”
[좋은 의사]김주한 고대구로병원 척추신경외과 교수 “척추질환 80% 수술 필요없어…‘여유’가 명약”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7.02.15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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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한 교수는 “기초연구는 창의력뿐 아니라 집중력을 향상시켜 환자를 주의깊게 진료할 때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외과의사가 기초연구를 하는 것이 환자에게 당장은 도움이 안 될지라도 수술 외의 다양한 기전을 연구하고 기초를 단단하게 다지는 것이야말로 향후 질환완치를 이끄는 원동력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김주한 고대구로병원 척추신경외과 교수가 걷는 길은 조금 특별하다. 환자를 보는 임상의사이면서도 치료제개발 등을 주목적으로 하는 임상연구보다는 보다 다양한 여러 방법을 시도해볼 수 있는 ‘기초연구’에 더 많은 열정을 쏟고 있는 것.

김 교수는 한국연구재단의 도움으로 규모는 작지만 내공은 튼실한 기초연구실험실을 지금까지 약 10여년간 이끌어오고 있다. 물론 자신의 전문분야인 척추질환연구가 대부분이지만 김 교수가 기초연구에 매진하는 것에는 보다 깊은 뜻이 숨어있다.

바로 의사도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 얼마든지 창의적으로 생각할 수 있고 또 그런 기회가 의사로 성장하는데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을 후배들에게 일깨워주기 위해서다.

김 교수는 “한 치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은 임상실험과 달리 기초실험은 일정부분 실수도 용납되고 자신이 생각한 방법을 자유롭게 시도해볼 수 있다”며 “기초연구는 창의력뿐 아니라 집중력향상에 좋아 환자를 주의 깊게 진료하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후배들에게 ‘생각’의 여유를 준다면 환자들에게는 ‘마음’의 여유를 준다. 척추질환은 암이나 뇌질환처럼 시간을 다투는 위급한 병이 아니라는 사실을 설명하면서 환자를 안심시켜 치료에 조바심을 내지 않게 한다.

김 교수는 “실제로 디스크의 80% 정도는 수술하지 않아도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가 많고 건강한 생활습관과 심리적인 안정상태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통증을 줄일 수 있다”며 “의사 역시 환자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그들에게 신뢰를 주려면 마음의 여유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운동’의 중요성을 설명할 때는 비교적 긴 시간을 할애했다. 그가 특히 강조하는 것은 근력운동. 김 교수는 “척추뼈의 노화는 인위적으로 막을 수 없지만 근육은 자신의 노력에 따라 얼마든지 좋아질 수 있다”며 “젊었을 때부터 근력운동을 꾸준히 했다면 척추가 노화돼도 통증이 심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김 교수는 환자들이 척추질환을 당장 고쳐야 할 심각한 병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전문가와 함께 차분히 극복해가기를 희망했다. 후배들도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 한 번쯤은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펼쳐봤으면 좋겠다며 그런 의미에서 자신의 실험실은 전공과와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열려있다고 귀띔했다.

<헬스경향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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