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건강 지켜야 온 몸이 편안하다”
“잇몸건강 지켜야 온 몸이 편안하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7.03.23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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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치주과학회-동국제약, ‘잇몸의 날’ 행사

· 치주질환과 전신건강 간의 연관성 연구결과 발표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지만 이것도 나이 들어서까지 잇몸건강을 지킬 수 있어야 실현가능한 일이다. 약해진 잇몸으로는 음식물을 씹기 힘들 뿐더러 치아까지 손실되면 삶에서 ‘씹고 뜯고 맛보는’ 즐거움을 누리지 못하게 된다.

치주질환(잇몸병)은 어느새 우리나라 국민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질환 중 하나로 급부상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5년 진료비 통계지표’에 따르면 치은염 및 치주질환자가 1300만명을 돌파, 2004년에 비해 870여만명 증가했으며 전체질환 중 2위를 차지했다.

특히 최근에는 치주질환이 구강뿐 아니라 전신건강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국내외에 보고되면서 ‘잇몸건강을 지키는 것이 곧 전신건강을 지키는 길’이라는 메시지가 강조되고 있다.

내일(3월 24일)은 ‘제 9회 잇몸의 날’. 이를 기념해 대한치주과학회와 동국제약은 잇몸건강관리의 중요성을 고취시키고자 오늘(23일) 잇몸건강과 전신건강 간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다양한 학술연구결과를 소개했다.

오늘 발표된 주요 연구결과를 통해 치주질환이 전신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치주질환예방·관리법에 대해 짚어봤다.

대한치주과학회와 동국제약은 잇몸의 날 행사에서 잇몸건강관리의 중요성을 고취시하기 위해 치주질환과 전신건강 간의 연관성에 대한 다양한 학술결과를 소개했다.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김태일 교수가 ’치주질환치료가 임플란트시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임플란트시술 성공여부, 잇몸상태에 달려

나이 들면 치아와 잇몸 역시 노화를 피할 수 없다. 잇몸뼈가 부실해지고 치아가 약해지는데 심한 경우 치아를 뽑아야하는 상황에까지 이른다. 이때 고려할 수 있는 것이 임플란트다. 임플란트란 상실된 치아의 치근을 대신할 수 있도록 이가 빠져나간 치조골에 인공치근을 심어 유착·고정한 뒤 치아의 원래 기능을 회복하도록 하는 시술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임플란트시술의 성공여부는 잇몸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치주질환으로 인해 잇몸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라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김성태·구영 교수팀이 발표한 ‘치주질환치료가 임플란트시술에 미치는 영향’연구(동물실험모델을 통해 검증)에 따르면 치주염 등 치주질환을 치료하지 않고 임플란트를 심은 경우 실패확률이 높았다. 특히 발치 후 즉시 임플란트를 심는 경우 실패확률이 50%까지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임플란트를 심기 전 치료를 통해 잇몸건강을 회복한 그룹에서는 실패사례가 없었다. 김성태 교수는 “지난해 7월 임플란트 보험적용대상이 만 65세까지 확대되면서 임플란트시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이에 비례해 실패나 부작용사례도 늘고 있다”며 “특히 치주질환이 있는 경우 임플란트시술 전 치주질환을 먼저 치료해야하며 시술 후에도 자연치아 및 임플란트를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3개월마다 정기검진을 받는 등 꾸준히 관리해야한다”고 밝혔다.

■치주질환, 만성폐쇄성폐질환과도 연관 있어

치주질환이 폐건강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정재호 교수는 ‘치주질환과 만성폐쇄성폐질환(COPD)과의 연관성’을 주제로 국내 국민건강영양조사(2012~2015년)자료 중 5878명을 분석한 결과 만성폐쇄성폐질환자의 치아결손 및 치주염 발생률이 대조군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은 호흡기관에 지속적으로 염증을 일으키면서 만성기침, 가래, 호흡곤란 등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국내에서 13.4%의 발생률을 보이고 있다. 정재호 교수는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주요원인은 흡연이지만 치주질환으로 인해 생긴 구강 내 세균이 폐까지 침입해 염증을 일으키면서 만성폐쇄성폐질환, 폐렴, 폐농양 등의 발생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치주질환과 여러 전신질환과의 연관성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있었지만 만성폐쇄성폐질환과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어 의미가 크다”며 “만성폐쇄성폐질환과 치주염의 연관성이 확인된 만큼 앞으로 내과검진에서 만성폐쇄성폐질환자를 발견하면 이를 치과의사에게도 적극 알려 치주질환을 조기예방하고 치료받을 수 있도록 조치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치주질환, 암 발생률도 높인다

의료기술발달로 인해 암의 조기검진비율과 생존율은 점차 증가하고 있지만 암은 여전히 생명을 위협하는 무서운 질환이다. 특히 흡연, 음주, 서구화된 식습관 등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위험요인 외에도 치주질환이 암 발생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더욱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원광대학교 치과대학 대전치과병원 이재홍 교수는 ‘한국인에서 치주질환과 암과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빅데이터(약 37만명)를 이용한 이번 연구는 20세 이상 치주질환자 중 암 진단을 받은 사람을 대상으로 조사했으며 연구의 명확성을 위해 대상은 치주질환이 있으면서 암을 진단받은 경우로 한정했다.

연구결과 치주질환자의 6.1%, 비치주질환자의 5.4%가 암 진단을 받았으며 ▲남성이 여성보다 ▲연령이 높을수록 ▲흡연자일수록 ▲음주횟수(주 5회 이상)가 많을수록 암 발생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치주질환자의 경우 암 발생위험도가 남성은 16%, 여성은 9%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여러 암 중 남성은 전립선암에서, 여성은 유방암에서 치주질환과의 연관성을 보였다. 연구팀에 따르면 남성은 치주질환이 있는 경우 전립선암 발생위험도가 1.6배 높아졌으며 여성은 치주질환이 있는 경우 유방암 발생위험도가 1.25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홍 교수는 “치주질환으로 인해 잇몸에서 발생하는 염증성물질이 입안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혈액을 타고 돌면서 전신에 있는 여러 세포를 자극하는데 자극된 세포들이 이상증식하면서 암이 발생하거나 암 발생을 촉진시킨 것으로 보인다”며 “그간 치주질환과 암과의 연관성을 밝힌 해외연구는 종종 있었지만 이번 연구의 경우 국내 데이터를 활용해 한국인에서의 치주질환과 전신적인 암 발생과의 연관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사회경제적 수준에 따른 치과의료 접근성에 대한 불균형해소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김태일 교수는 치석제거술(스케일링)에 대한 국민건강보험 급여확대 정책성과를 발표하고 의료취약계층을 위한 정책을 제언했다.

김태일 교수가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바탕으로 치석제거술에 대한 보험급여확대 전후의 치과의료 접근성변화를 비교·분석한 결과 치과 미충족의료(의료자원이나 의료전달체계 등이 뒷받침되지 못해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경우)는 보험급여 확대이전에 비해 감소했고 예방목적의 치과치료(불소도포, 치아 홈메우기 등)는 증가, 긍정적인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사회경제적 지위요인에 따라 추가분석한 결과 긍정적인 효과는 상대적으로 소득과 교육수준이 높은 집단에서만 두드러졌다. 김태일 교수는 “저소득층을 포함한 의료취약계층에게 유용한 치주질환예방교육을 제공하고 치석제거술을 포함한 예방목적의 치과의료시행을 위한 바우처제도를 도입하는 등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잇몸의 날 행사는 잇몸건강관리의 중요성을 고취시켜 전신건강을 지키고 행복한 백세시대를 맞도록 하는 데 의의를 둔다.

대한치주과학회와 잇몸의 날 행사를 공동개최한 동국제약 오흥주 대표이사는 “잇몸의 날이 잇몸건강에 대한 국민관심을 확대하고 최신학술정보를 언론과 공유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앞으로도 잇몸의 날이 국민에게 널리 인식돼 함께 참여하는 캠페인이 되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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