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내 몸이 위험하다?…‘월경의 날’ 되짚어보는 생리대안전
매달 내 몸이 위험하다?…‘월경의 날’ 되짚어보는 생리대안전
  • 김진주 객원기자 (dona_quixote@k-health.com)
  • 승인 2017.05.26 1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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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8일은 ‘월경의 날’이다. 보통 5일간 월경을 하고 28일 주기로 순환되기 때문에 5월 28일을 월경의 날로 지정했다고 한다. 월경의 날을 앞두고 최근 문제가 불거진 생리대안전에 대해 되짚어봤다. 

여성에게 엄연한 생필품임에도 생필품 취급을 받지 못했던 생리대. 여성들 사이에서도 은유를 통해 지칭될 만큼 공론화를 꺼렸던 생리대가 지난해 초부터 끊임없는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생리대 살 돈이 없는 소녀들의 사연, ‘깔창생리대’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발암생리대’ 문제가 발생, 여성들을 불안과 공포, 분노에 빠뜨리고 있다. 

■끊이지 않는 생리대 위험성논란

월경의 날까지 지정될 만큼 여성보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가임기여성에게 가장 민감한 아이템인 생리대, 정확하게 말하면 일회용생리대에 대한 위험성논란은 낯설지 않다. 

“피부에 닿는 부분에 첨가된 폴리프로필렌은 오래 착용 시 피부가려움증을 유발할 수 있다” “주원료인 펄프와 면화를 염소표백할 때 다이옥신이, 흡수제로 레이온이 첨가되는데 위험할 뿐 아니라 특히 다이옥신은 발암물질이자 면역체계 및 생식계통에 악영향을 미치며 몸에 쉽게 축적된다” 등의 주장은 2000년대 초부터 꾸준히 있었다. 

2006년 10월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한 생리대품목에서 암 유발물질인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됐다며 해당품목에 대해 의약외품 부적합판정과 함께 제조업무정지처분을 내렸다. 2011년 8월 31일 방영된 MBC '불만제로'에서는 시판되는 생리대제품 29개 중 27개가 완전히 밀봉되지 않은 채 판매돼 생기는 위생상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2014년에는 미국의 여성환경단체 WVE(Women's Voices for the Earth)가 P&G의 생리대제품 '얼웨이즈'의 성분조사를 진행한 결과 스티렌, 클로로에탄, 클로로폼 등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중 스티렌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발암물질로 규정한 성분이다. 이처럼 일회용생리대의 위험성논란은 끊임없이 이어져왔다. 

■안전하다면서 왜 공개하지 않을까?

하지만 2016년 식약처가 고지하고 6월 30일 시행에 들어간 의약외품 품목허가·신고·심사규정 개정안은 생리대에 새롭게 들어가는 첨가제 중 기존제품에서 사용한 적이 있고 제품사용 중 인체노출우려가 없는 성분이라면 안전성·유효성심사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 마디로 규제를 강화하기는커녕 완화한 셈이다.
 
또 제조업체들은 신체 중 가장 민감한 부위에 직접 닿는 생리대의 모든 성분을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최근 생리대 위험성논란이 커지자 “우리 제품은 안전하다”고 강조하는 한 기업의 제품을 한번 살펴보자. 

★제품명: OOOOOO OO울트라슬림 중형(M)
★주성분: 부직포, 면상펄프, 폴리에칠렌필름.
★의약외품
★보관방법: 밀폐용기, 실온보관
★제조국명: 중국
★제조번호 및 제조년월일: 별도표기

이 회사 역시 제품의 안전성을 강조한 마케팅을 펼치면서도 전성분표시를 하지 않았다. 또 대부분의 생리대제품에는 제조년월일만 있을 뿐 유통기한이 표기돼 있지 않다. ‘평균유통기한 3년’도 최근 논란이 거세지면서 알려지게 된 상식이다. 

여성환경연대는 세계여성의 날(3월 8일)을 앞둔 지난 3월 4일 서울 한 복판에서 ‘안전한 생리대를 사용할 권리’를 주장하는 행사를 가졌다. 

■여성환경연대, 전성분표시제 서명운동

이 가운데 여성환경연대는 ‘생리대 전성분표시제’와 ‘생리대 유해물질규제‘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진행해왔다. 목표는 2000명, 모아진 서명은 월경의 날에 식약처와 기업에 전달할 예정이다. 

여성환경연대는 2017년 강원대 환경융합학부 생활환경연구실과 함께 일회용생리대에 포함된 유해물질검출시험을 진행했으며 3월 21일 '여성건강을 위한 안전한 월경용품 토론회'를 개최했다. 여성환경연대가 내놓은 대안은 ‘향료가 든 제품을 피할 것’ ‘알레르기증상이 일어나는 제품은 즉시 사용을 중지할 것’ ‘일회용팬티라이너 사용을 줄일 것’ ‘면 생리대를 사용할 것’ ‘방수층(필름)이 들어있는 면 생리대는 삶아서 사용할 것’ 등이다.

전문가들은 일회용제품에 비해 면 생리대가 사용 시 다소 번거롭기는 하지만 건강에는 유익하다며 다른 의류제품처럼 면 생리대 역시 구입 후 세탁해 사용할 것을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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