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외침이 만들어낸 의미있는 기적”
“10년 전 외침이 만들어낸 의미있는 기적”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7.08.31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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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비만학회, ‘서울선언 10주년 기념식’…비만 전문가 다시금 한자리에
대한비만학회 ‘서울선언 10주년 기념식’에 참가한 각국 비만 관련 전문가들이 ‘비만은 질병이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앞으로도 비만예방과 극복을 위해 뜻을 함께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비만은 질병이다. 향후 긴밀한 협조를 통해 비만확산을 방지하고 아시아인의 건강증진을 위해 노력하자.”

그날의 외침은 결코 공허한 외침이 아니었다. 10년 전 비만예방을 위해 함께 마음을 모았던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각국의 비만 관련 인사들이 다시금 한자리에 모이는 의미있는 기적을 일궈냈다.

대한비만학회는 오늘(31일)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서울선언 10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서울선언은 지난 2007년 서울에서 열린 ‘제4회 아시아-오세아니아 비만학술대회’에 참여한 10개국의 비만 관련 전문가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비만을 예방·치료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뜻을 모았던 의미있는 선언.

이번 10주년 기념식에서는 지난 2007년 서울선언 이후 각국의 비만과 관련한 노력과 프로그램, 정책 등에 대한 소개와 함께 그간의 긍정적인 변화와 향후 방향, 목표 등이 발표됐다.

그중에서도 일본의 변화가 눈에 띄었다. 생활개선프로그램 정책을 통해 대사증후군은 물론 심혈관질환 등의 위험까지 줄인 덕에 질병예방과 의료비절감이라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은 것이다. 당뇨병·고혈압 발생률이 유독 높은 우리나라가 본보기로 삼을 만한 사례라는 평가다.

대한비만학회 유순집 이사장이 우리나라 비만 관련 현황과 정책 등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그간 어떠한 변화가 있었을까. 학회와 관련 단체, 기관들의 노력 덕분에 비만에 대한 경각심은 높아졌지만 비만인구는 여전히 증가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2009년 29.7%→2015년 32.4%).

1인가구의 급격한 증가도 큰 영향을 미쳤다. 홀로 지내다 보면 인스턴트식품으로 간단하게 끼니를 때우거나 늦게 먹게 되고 먹는 시간 또한 불규칙하다 보니 비만, 대사증후군과 같은 질환에 쉽게 노출된 것이다. 특히 젊은 남성(19~39세) 1인가구에서 비만위험이 다인가구에 비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도 남성은 사회적·경제적 발전과 함께 비만유병률이 증가했다. 반면 여성의 경우 비만유병률은 감소했지만 생리불순현상은 모든 연령층에서 비만 여성들이 더 높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

비만은 유방암 발생과도 연관이 깊다. 유방암은 여성호르몬의 영향을 받는 암으로 호르몬이 과다 생성되거나 변형되면 유방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여성호르몬은 복부지방에서 만들어지기도 하므로 복부비만인 여성들은 정상인 경우보다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높다.

특히 폐경기 여성이 비만한 경우 여성호르몬이 많아져 비만위험도가 높아지게 된다. 이번에 발표된 국내 비만 관련 통계에서도 체질량지수가 증가함에 따라 폐경 여성에서 유방암 발병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노력이 있었어도 비만은 우리에게 여전한 극복과제로 남아있다. 이제는 학회와 관련 단체 수준에서의 노력뿐 아니라 국가 차원의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대한비만학회 유순집 이사장은 “지난 10년간 학회와 수많은 단체, 기관의 적극적인 노력과 참여로 비만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비만은 증가추세에 있다”며 “이제는 비만의 예방과 치료를 위한 국가 차원의 공동인식확대와 제도마련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서울선언 10주년 기념식 또한 비만 관련 전문가들이 다시금 모여 자국의 현황과 그간의 변화를 소개함으로써 비만극복에 대해 여러 나라가 함께 고민하고 좋은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를 더했다.

대한비만학회 이기형 회장은 “비만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풀어나가야 할 당면과제라는 인식을 가져야한다”며 “국적을 초월해 한목소리로 뭉쳤던 10년 전 서울선언의 의미를 되새겨 비만 없는 건강한 대한민국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학회 측의 노력도 물론 계속될 전망이다. 대한비만학회는 ▲2007 제4회 아시아-오세아니아 비만 학술대회 개최와 ▲4월 18일 ‘비만의 날’ 선포 등 비만예방과 극복을 위해 꾸준히 목소리를 냈다.

대한비만학회는 앞으로도 국내 비만문제 해결을 위한 학회로서의 활동을 지속하고 더 나아가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비만문제 극복을 위한 국제적 자문기관으로도 도약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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