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피부’, 미백화장품만으론 2% 부족
‘하얀 피부’, 미백화장품만으론 2% 부족
  • 정희원 기자 (honeymoney88@k-health.com)
  • 승인 2017.09.08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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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난 피부톤 변화 없어…하이드로퀴논 함유연고 도움 돼

여성 대다수는 ‘하얀 피부’를 열망한다. 희고 깨끗한 피부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는 ‘미인의 조건’ 중 하나로 꼽힌다. 이에 따라 ‘화이트닝 케어’에 대해 고민하는 여성이 적잖다. 흔히 화이트닝 하면 타고난 피부색을 좀 더 밝고 하얗게 되돌리는 것을 떠올리지만 실상 타고난 피부색 자체를 바꾸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미백이나 화이트닝의 개념은 본래의 피부를 하얗게 만드는 마법이 아니라 얼굴에 생긴 기미·잡티 등을 지워 얼룩을 옅게 하고 피부톤을 균일하게 맞춰주는 데 그칠 뿐이다. 반면 타고난 피부색 자체를 바꾸려면 위험을 동반하는 화학적 피부박피술이 병행돼야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미백이나 화이트닝의 개념은 피부 자체 색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기미, 잡티 등을 없애 피부톤을 균일하게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미백화장품을 사용할지라도 타고난 피부톤을 바꾸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의약품으로 사용되고 있는 하이드로퀴논 함유연고 역시 기미생성을 억제해 피부미백에 도움이 되지만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 후 사용해야한다.

■화이트닝의 시작, 자외선노출 피해야

피부가 깨끗해 보이려면 피부색 못잖게 ‘색소질환 유무’가 중요하다. 아무리 희고 고운 피부를 가졌어도 기미가 있으면 얼굴이 지저분해 보인다. 기미·잡티·오타모반 등 색소질환은 대개 광노화로 인해 유발되는 만큼 자외선에 노출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야한다.

피부가 약한 사람은 햇빛을 받으면 당장 주근깨가 올라오기도 하지만 대다수는 햇빛에 노출된 것이 축적돼 나이가 들면서 나타난다. 평소 피부가 깨끗한 사람이라도 30대에 접어들면서 광대뼈부위를 중심으로 기미 등이 생긴다.

■미백화장품, 함량 낮아 예방차원에 그쳐

색소질환이 눈에 띄면 흔히 ‘미백화장품’ 사용을 고려한다. 미백화장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미백기능성을 인증 받은 제품을 통칭한다. 식약처에 미백성분으로 등록된 물질은 ▲닥나무추출물 ▲알부틴 ▲에칠아스코빌에텔 ▲유용성감초추출물 ▲아스코빌글루코사이드 ▲나이아신아마이드 ▲알파-비사볼올 ▲아스코빌테트라이소팔미테이트 등이 있다.

서울대 보라매병원 피부과 조소연 교수는 “미백화장품에 들어있는 성분의 정확한 역할은 자외선으로 인한 멜라닌생성을 억제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이미 만들어진 멜라닌을 분해해 피부를 하얗게 만들어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대부분 주요성분의 함량이 낮아 예방차원일 뿐 치료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화장품은 장기적으로 사용해도 부작용이 없고 그만큼 효과도 미미한 것이 사실이다. 치료 및 개선효과는 거의 없을 수밖에 없다.

팝스타 비욘세도 데뷔 초 까무잡잡한 피부가 지속적으로 밝아지면서 ‘피부색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그는 평소 “미백크림을 지속적으로 사용해 피부가 밝아졌다”고 일축했지만 미국 피부과 전문의들은 화장품만으로 피부톤이 크게 달라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색소질환 예방차원에서 화이트닝화장품을 쓰고 싶다면 멜라닌생성을 막는 비타민C, 알부틴성분 등을 함유한 제품이 좋다. 이밖에도 생성된 멜라닌색소가 표피 위로 이동하는 경로를 막는 니아신아마이드(비타민B3)도 권장할 만하다. 조 교수는 “나이아신아마이드는 워낙 안전하고 저렴해 많은 기능성화장품에 사용되는 성분”이라고 덧붙였다.

■하이드로퀴논크림·연고 적절히 사용 시 도움

홈 케어를 통해 기미를 확실하게 옅게 만들고 싶다면 약국을 방문해보자. 의약품은 명품화장품보다 저렴하지만 미백효과는 더욱 뛰어나다. ‘하이드로퀴논’(Hydroquinone)성분을 함유한 연고는 멜라닌생성을 억제하는 미백화장품과 작용기전 자체가 달라 의료목적으로 구분된다.

중앙대병원 피부과 박귀영 교수는 “하이드로퀴논은 일반화장품에 배합할 수 없는 의약품성분으로 분류돼 있다”며 “이 성분은 멜라닌생성세포를 파괴해 새 피부세포가 자라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 피부를 자극하고 부작용을 유발하기 쉬워 피부과 의사와의 충분한 상담 후 사용해야한다”고 덧붙였다.

하이드로퀴논연고는 2가지 종류가 있다. 함유량이 2% 이하인 연고는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함유량이 4% 이상 제품은 의사 처방이 있어야만 살 수 있다.

이처럼 큰 장점을 가진 하이드로퀴논이 화장품에 쓰이지 못하는 것은 한때 발암물질로 여겨져 유럽이나 일본 등에서 사용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박귀영 교수는 “하지만 이는 동물실험에서 고용량복용 시 나온 결과로 하루 한 번 2~4%의 하이드로퀴논을 바르는 정도로는 암에 걸릴 확률이 극히 낮다”고 말했다.

조소연 교수는 “하이드로퀴논 등 미백의약품을 보다 효과적으로 사용하려면 색소질환 부위에 단독사용하거나 고효능크림과 병용한 뒤 미백기능성 마스크팩을 붙여주는 것이 좋다”며 “이는 흡수율을 높이면서 효과를 오래 유지시켜주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단 민감성피부에는 트러블을 유발할 수 있어 의사와 상의 후 사용해야한다. 또 이 성분에 과민증이나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피해야한다. 임산부나 임신계획을 세운 여성, 12세 이하의 소아, 신장장애환자에게는 금기다. 수유부도 주의해야한다. 하이드로퀴논이 체내에 흡수돼 유즙으로 분비되는지 여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주의하는 것이 좋다.

하이드로퀴논이나 미백화장품을 쓴다고 무턱대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 자외선차단제를 병행해야만 시너지효과가 있다. 박귀영 교수는 “미백화장품과 의약품이 색소침착을 억제해준다면 자외선차단제는 피부에 직접 닿는 자외선을 미연에 차단하기 때문에 예방차원에서 꼭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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