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날리는 매운맛’ 몸에는 괜찮을까
‘스트레스 날리는 매운맛’ 몸에는 괜찮을까
  • 이의갑 의학식품전문기자·한수연 대학생 인턴기자
  • 승인 2017.09.21 1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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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사이신이 소화기관 과도한 자극 복통·설사·알코올중독 유발 우유 미리 먹거나 밥·빵으로 중화
화끈한 매운 맛의 주범인 캡사이신. 캡사이신은 과도하게 섭취하면 위장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매운맛 열풍이 불면서 식품업계는 매운 음식을 더 맵게 만들고 있다. 라면을 넘어 치킨, 도넛, 과자까지 그 여파가 미치고 있다. 매운맛 정도를 측정하는 스코빌지수(SHU;Scoville Heat Unit)가 8706에 달하는 라면도 출시됐다. 몇 년 전까지 시중에서 가장 매운 라면의 스코빌지수가 3400이었던 것에 비하면 2배 이상 매워진 셈이다.

■매운 음식, 도대체 왜 끌릴까?

한 입만 먹어도 땀이 나고 입안이 얼얼해지는 매운 음식을 계속 찾는 이유는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느낌 때문이다. 매운 음식을 먹으면 입안에 통증이 생기는데 뇌는 이를 무마시키기 위해 엔도르핀을 분비한다. 천연진통제라고 불리는 이 엔도르핀의 영향으로 매운 음식을 먹었을 때 스트레스가 풀리는 느낌을 받는 것이다.

하지만 매운 음식이 오히려 스트레스를 유발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 연구결과에 따르면 매운 음식을 즐기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스트레스를 더 쉽게 받는다. 실제로 실험이 진행되는 동안 매운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스트레스조절장애가 생겨 작은 자극에도 지나친 스트레스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복통, 설사, 알코올중독까지 유발

너무 매운 음식을 먹으면 극심한 복통과 설사에 시달릴 수 있다. 고대구로병원 소화기내과 고진성 교수는 “많은 음식점이 매운맛을 캡사이신으로 조절하는데 캡사이신은 소화관을 자극해 운동을 촉진한다”며 “이 과정에서 혈류로 흡수돼야 할 캡사이신의 일부가 대장으로 이동해 대장이 민감한 사람에게 극심한 복통과 설사를 유발한다”고 말했다.

또 앞선 연구에 따르면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스트레스조절장애나 알코올중독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매운 음식을 먹고 생긴 스트레스를 술로 풀면서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지나치게 매운 음식은 최대한 멀리하는 것이 위장뿐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이롭다. 하지만 매운맛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이나 직장생활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매운 음식을 먹어야 하는 사람도 많다. 

이럴 땐 매운 음식을 먹기 전 우유를 한 잔 마시는 것이 좋다. 우유의 단백질은 위장 벽을 코팅해 매운 위장부담을 덜어준다. 우유는 매운 음식을 먹은 후 마셔도 좋다. 우유에 들어있는 카제인이라는 단백질은 캡사이신 분해효과가 있어 매운맛을 중화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그래도 매운맛이 가시지 않으면 식빵이나 밥을 오래 씹는 것도 방법이다. 자극 없는 음식을 오래 씹으면 입안에 남아있는 매운맛을 빨리 닦아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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