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수술 그 후] ③“유방부분절제 후 함몰부위, 필러교정 꿈꾼다”
[유방암수술 그 후] ③“유방부분절제 후 함몰부위, 필러교정 꿈꾼다”
  • 정희원 기자 (honeymoney88@k-health.com)
  • 승인 2017.11.27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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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허찬영 분당서울대병원 성형외과 교수
▲ 유방암 부분절제수술은 가슴모양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는 오해다. 종양이 유두에 가까울수록 부분절제 후 가슴이 함몰되는 등 변형이 심하다.

최근의 암수술은 단순한 종양절제에 그치지 않고 이전처럼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와 관련된 대표암종이 ‘유방암’이다.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유방암수술원칙은 ‘무조건 전부절제’였다. 여성은 가슴상실로 인한 우울증, 어깨통증 등 남모를 고통을 겪어야했다. 하지만 지금은 가슴을 전부 절제하는 환자가 크게 줄었다. 1990년대 후반부터 부분절제수술의 비중이 조금씩 늘어나 현재는 전체 유방암수술의 약 65%를 차지하고 있다. 

유방암 부분절제수술이 가슴모양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는 오해다. 종양이 유두에서 멀고 겨드랑이에 가까우면 큰 변화가 없지만 종양이 유두에 가까울수록 부분절제 후 가슴이 함몰되는 등 변형이 심하다. 

보통 유방부분절제수술 후 다시 유방재건을 위해 수술대에 눕기를 부담스러워하는 경우가 많다. 아예 가슴이 사라진 것도 아니고 ‘브래지어 등으로 보정하면 되겠지’ 하는 마음에서다. 또 유방복원을 위한 건강보험은 오로지 ‘전절제술환자'에게만 적용돼 경제적 부담도 크다. 

이와 관련, 분당서울대병원 성형외과 허찬영 교수팀은 최근 부분절제수술환자의 고충을 해소하기 위해 ‘연부조직 재생 목적의 대용량필러’ 개발에 나섰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국책연구과제에 선정돼 5년간 총 35억원의 연구비를 지원받게 된다.

허찬영 교수는 비절개시술로 유방재건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대용량필러를 개발할 계획이다. 문답 형태로 유방재건을 위한 필러시술에 대해 알아봤다. 

▲ 분당서울대병원 성형외과 허찬영 교수

- 유방재건필러의 개발배경은? 

상업 목적이 아니라 의료현장에서의 필요성을 해결하기 위해 연구에 나서게 됐다. 2003년부터 14년째 유방재건수술을 전담하고 있다. 처음에는 환자를 기계적으로 대했지만 유방재건을 시행하며 모성, 여성의 삶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됐다. 환자 한명 한명이 수술 전 자신의 삶을 찾는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이 벅차오른다.

최근 국내에서 유방재건수술 건수가 증가하면서 인공보형물 부작용도 함께 늘고 있다. 보형물삽입 후 주변에 피막이 너무 많이 형성되면서 딱딱해지는 ‘구형구축’이 대표적이다. 수술 시 감염, 이물반응, 혈종, 잘못된 수술법 등이 원인으로 보고된다.
 
유방재건수술 시 보형물을 사용했다면 정기적으로 이를 점검해야한다. 보통 2년마다 검진하는데 보형물은 시간이 지날수록 내구성이 떨어진다. 따라서 5년 후면 손상위험이 생기고 10년 이상 지나면 실제로 누수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부분절제환자에게는 보형물유방재건이 오히려 더 심한 고충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등근육·복부조직을 활용하면 오히려 보형물수술보다 회복기간이 길어 더 힘든 시간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차라리 미용성형에서 널리 쓰이는 ‘필러’를 활용해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사로 볼륨을 충전하면 환자부담도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 유방재건필러의 특징은?

연부조직재생을 돕고 유방재건에 활용할 수 있는 대용량필러는 줄기세포기반의 효능단백질을 탑재한 ‘합성필러’다. 대부분의 필러시술에 쓰이는 히알루론산필러(HA필러)와 달리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저렴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특히 가슴에는 안면부와 달리 필러가 많이 들어간다. HA필러를 활용하면 수술비가 너무 비싸진다. 이를 감안해 필러가 유방 등 대용량이 필요한 부위에 쓰일 수 있도록 고분자소재를 개발해 안전성, 형태유지, 분해기간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하이드로젤 등 합성필러 소재 5개를 연구하고 있다. 

필러용 고분자소재개발은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이강원 교수팀이, 개발제품의 상용화를 위한 전임상시험 및 인허가프로세스에는 삼성서울병원팀이 참여한다. 

- 필러과용 시 괴사 등의 우려가 있다는데.

피부괴사는 필러를 지나치게 주입했을 때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문제다. 필러도 이물질이기 때문에 주입 후 생체적 합성이 떨어지면 감염이 발생하고 괴사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일합성소재와 유도단백질을 함께 조화시켜 체내에 필러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게 하고 있다.

- 가슴 전절제술환자도 시술받을 수 있나.

가슴이 작은 여성에게는 적용할 수 있겠지만 전절제술환자의 경우 기본적으로 자가조직 및 보형물수술이 더욱 효과적이다. 필러는 부분절제 후 가슴꺼짐이나 조직이 함몰된 경우 유리하다. 

- 기존 미용목적 가슴필러는 시술 후 유방암검진 시 양성종양과의 구별이 어렵다고 들었다. 이 필러는?

양성종양과 구별이 안 된다는 것이 아니라 정밀진단이 어렵다는 의미일 것이다. 요즘에는 자기공명영상(MRI) 등 최신진단기법을 활용해 명확하게 구분하고 있다. 검진 시 가슴필러 여부를 알리는 것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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