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애 좋은 형제, 생체간이식으로 삶 되찾아”
“우애 좋은 형제, 생체간이식으로 삶 되찾아”
  • 유대형 기자 (ubig23@k-health.com)
  • 승인 2017.11.27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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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형간염 앓던 동생 A씨, 친형 B씨의 간 이식받고 건강 되찾아
B형간염을 오래 앓아온 A씨는 간경변이 진행돼 5월부터 복수, 호흡곤란, 식도정맥류 증상이 나타났다. 이에 친형 B씨가 생체간이식을 하기로 결정했고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강동경희대병원 간이식팀이 최근 간경화로 발전한 B형간염환자의 생체 간 이식수술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간이 염증으로 섬유화돼 기능이 저하되는 간경화는 말기 간경화는 약으로 치료할 수 없고 간암으로 발전할 수 있어 간이식이 가장 이상적인 치료법이다.

오랫동안 앓아온 B형간염으로 간경변이 진행된 A(43/남)씨는 5월부터 복수, 호흡곤란, 식도정맥류 증상으로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신현필 교수에게 복수천자와 이뇨제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상태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신현필 교수는 간이식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뇌사자 간이식은 대기자가 많아 생체 간이식을 고려했다. 같은 혈액형을 가진 A씨의 형인 B(45/남)씨가 기증의사가 있었지만 체격차이와 중증도이상의 지방간이 있어 진행이 어려웠다. 따라서 B씨는 두 달간 식이조절과 체중감량을 통해 간기증이 가능한 상태로 만들었고 외과 주선형 교수가 간이식을 진행했다.

수술에 10명 이상 의료진이 참여해 오전 8시~저녁 8시까지 마라톤수술이 이어졌다. 기증자 B씨의 오른쪽 간으로 가는 동맥이 2개, 추가 간정맥이 1개 발견돼 수술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외과 주선형, 이승환 교수팀은 차분히 대응했고 성공적으로 이식해 A씨는 수술 후 6일 만에 일반병실로 옮겨졌고 이상 소견 없이 빠른 속도로 회복해 얼마 전 퇴원했다.

수술을 성공적으로 집도한 주선형 교수는 “이번 간이식은 혈관문합의 난이도가 높고 B씨의 이식할 간의 무게와 이식받을 환자의 체중과의 비율이 달랐지만 이식된 간이 제기능을 했다”며 “우리병원 간이식팀이 협진을 통해 위험요인을 효과적으로 관리했기 때문에 수술 후에도 면역거부반응 없이 건강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B형이나 C형만성간염이 있는 사람은 간암발생률이 매우 높다. 실제 전체 간암환자의 80%는 B형, C형간염이 주요원인이다. 간경화는 물론 간암까지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치료법은 간이식이지만 뇌사자장기가 부족한 우리나라는 매년 증가하는 이식대기자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실제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관리센터에 따르면 뇌사자간을 이식받는 데까지 평균 267일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생체 간이식이 활성화되고 있다. 생체 간이식은 기증자가 있으면 여러 검사를 통해 적합성판단이 가능하고 뇌사자 간이식과 달리 빠른 시일에 수술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전체 간이식의 85% 정도가 생체간이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생체 간이식은 건강한 사람의 간우엽, 간좌엽, 좌외측엽을 절제해 환자에게 이식하는 방법으로 기증자간은 수술 후 수개월이 지나면 충분한 크기로 커진다.

신현필 교수는 “생체 간이식은 간 일부분만 이식받지만 기존 뇌사자 간이식보다 3년 생존율이 약 9.6% 높다”며 “뇌사자장기는 이미 이식 당시 어느 정도 기능이 저하돼있지만 생체 간이식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진행이 많이 된 간암에서는 어떤 간이식이든 시행결과가 나쁘기 때문에 조기발견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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