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0대 남성 울리는 여유증, 건강엔 문제없지만…
10~20대 남성 울리는 여유증, 건강엔 문제없지만…
  • 정희원 기자 (honeymoney88@k-health.com)
  • 승인 2017.12.04 19:4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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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유증이 청소년기에 나타난 경우 증상이 일시적으로 생겼다가 완화되지만 성인이 된 후 2~3년이 지나도 지속된다면 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

# 대학생 최모 군(23)의 최대 콤플렉스는 속칭 ‘여유증’으로 불리는 ‘여성형유방’이다. 어릴 적 다소 통통한 체격을 가진 데다가 유독 가슴 부위에 살이 붙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고학년 무렵 수영교실에서 친구로부터 크게 놀림받은 뒤 좋아하던 수영도 그만뒀다. 다이어트를 해도 가슴은 그대로였다. 체중을 20㎏을 감량하니 오히려 가슴이 더욱 도드라져보였다. 그는 결국 병원을 찾아 문제를 해결할 것을 결심했다.

■ 10~20대 젊은 남성서 증가세 … 서구화된 생활습관 영향

최근 10대 후반~20대 남성 중 여성형유방으로 고민하는 경우가 부쩍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가슴이 지나치게 큰 유방비대증으로 진료받는 남성인원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심평원 조사결과 2016년 유방비대증 환자는 전체 1만9745명으로 이 가운데 남성이 1만5163명(76.8%)으로 여성 4582명(23.2%)보다 3배 더 많았다. 남성환자는 전체연령 중 약 46%가 10~20대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집계됐다.

남성의 유방비대증을 흔히 ‘여성형유방’으로 통칭한다. 이는 ▲남성호르몬과 여성호르몬 불균형이 발생하거나 ▲여성호르몬에 대한 유선(乳腺) 조직반응이 민감하거나 ▲남성의 유방에 유선조직이 정상보다 많을 경우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소년이나 고령 남성에서 잘 나타난다.

여유증은 12~15세 사춘기 무렵 호발한다. 청소년기에는 에스트로겐·안드로겐 등의 일시적인 성호르몬불균형으로 발생하며 이런 경우 대개 성인이 되기 전 사라진다. 반면 노인에서의 여성형유방은 상대적으로 젊었을 때보다 남성호르몬이 줄어들면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성형외과 이동원 교수는 “여유증의 원인은 명확하게 한 가지만 꼽기가 어려울 정도로 다양하다”며 “다만 전체 40% 정도는 특별한 원인 없이 사춘기 호르몬 변화에 의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과거와 달라진 라이프스타일도 남학생과 젊은 남성의 여유증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이동원 교수는 “서구화된 식습관 등이 불러온 내분기계질환에 의해 남성호르몬이 감소하고, 여성호르몬이 증가하면 이전까지 비활동성 상태로 있던 유선조직이 자극받아 여성의 유방과 비슷하게 커지게 된다”고 말했다.

■ 클라인펠터증후군·특정 약물 복용도 원인

호르몬변화 이외에도 고환종양, 고환기능상실, 클라인펠터증후군 등을 가진 경우에도 유발될 수 있다. 심혈관약제·결핵치료제를 복용하거나 알코올·신경안정제·이뇨제 등을 과도하게 쓰는 경우에도 나타난다. 드물게 탈모치료제를 복용하는 일부 남성에서 체내 남성호르몬·여성호르몬 불균형으로 여유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 약물 복용을 중지하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온다.

여성형유방은 생명과 직결된 것은 아니지만 남들과 다른 외모로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우울감에 빠뜨려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간헐적인 가슴통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는 여자아이들이 2차성징을 겪으며 가슴이 발달할 때 겪는 통증과 유사하다.

■ 지방형 vs 유선발달형 … 초음파검사로 간단히 확인

여성형유방이 청소년기 등 성장과정에서 나타났다면 증상이 일시적으로 생겼다가 완화되는 경우가 대다수다. 하지만 성인이 된 후 2~3년이 지나도 여유증이 지속된다면 치료를 고려해봐야 한다.

여성형유방 여부를 확진하는 것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유방사진촬영이나 초음파로 유선조직의 발달 정도 등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또 혈액검사를 통해 여유증을 유발할 만한 다른 질환이 있는지, 성호르몬 수치는 어떤지 등을 조사한다. 이동원 교수는 “여유증은 원인이 다양한 만큼 환자의 상태를 면밀히 진단하고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적용해야 만족도가 높다”고 조언했다.

■ 상황에 따른 치료법 적용 … 지방흡입·유선조직제거술 활용

진단 결과 단순히 지방층이 많이 쌓였다면 성형수술 기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방흡입수술이다. 레이저로 지방층을 녹인 뒤 지방을 흡입하는 ‘레이저 지방용해술’을 적용하기도 한다.

더멘토성형외과 배원배 대표원장은 “최근 20대 젊은 남성은 물론 수능을 마치고 대학 입학 전 여유증으로 인한 외모콤플렉스를 개선하려는 청소년의 내원 빈도가 크게 늘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병원은 1444㎚ 파장의 아큐스컬프 레이저를 지방조직에만 선택적으로 적용한 뒤, 주변조직을 거의 손상시키지 않는 여유증수술을 시행하고 있다”며 “미세한 레이저관이 진피층에 직접 열자극을 전달하며 표피층을 끌어당기면 콜라겐 양이 늘어나 처진 피부가 올라붙고 탄탄한 가슴으로 개선되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단 유선조직이 발달한 경우 단순 지방흡입만으론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 배원배 원장의 지적이다. 이런 경우 유륜·겨드랑이 등을 통해 유선조직을 직접 제거하는 외과시술이 필요할 수 있다. 지방·유선조직이 혼재된 경우에는 이들 치료법을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배원배 원장은 “여유증 예방법은 특별히 없다”며 “적정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되지만 유선이 발달한 경우 다이어트를 해도 가슴크기를 줄이기 어려워 결국 의학의 도움을 받아야 원인을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유증수술은 간단해 보이지만 치료목적·미용목적 두가지를 충족해야 하는 까다로운 수술”이라며 “원인을 정확히 짚어 교정하고 시술 과정에서 흉터를 최소화하고 가슴모양이 울퉁불퉁 해지지 않도록 교정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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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신 2019-10-01 12:19:23
클라인펠터 자료를 위해 게시물 공유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