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실내공기, 미세먼지보다 무섭다
나쁜 실내공기, 미세먼지보다 무섭다
  • 유대형 기자 (ubig23@k-health.com)
  • 승인 2018.01.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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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불’ 사용한 요리 일산화탄소 발생
ㆍ가전제품도 화학오염물질 배출
ㆍ미세먼지 심한 날도 환기는 필수

최근 더욱 기승을 부리는 미세먼지. 외출은 물론 창문을 여는 것조차 망설여진다.

 

 

최근 미세먼지농도가 높아지며 창문을 꽉 닫아둔 채 생활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관리하지 않는 실내공기는 바깥 공기보다 치명적일 수 있어 주기적인 환기가 필요하다.


자연스레 미세먼지농도가 높은 날에는 실내에만 머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실내공기가 오히려 외부공기보다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공기오염사망자 중 실내공기로 인한 피해자가 전체의 60%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환경보호청(EPA)에서도 실내공기오염의 심각성과 위해성에 대한 무관심을 경고하며 시급히 처리해야할 문제라고 발표했다.

고대구로병원 가정의학과 김선미 교수는 “사람이 약 80년을 산다고 가정하면 일생동안 약 50년 이상을 실내공간에서 생활한다”며 “가정, 사무실, 병원, 상가 등의 실내공기가 오염된 경우 건강에 대단히 해로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내공기관리 위해선 환기 필수

국립환경과학원이 서울·수도권지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실내공기 오염물질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호흡기면역체계가 약한 영유아, 노약자, 임산부 등은 더욱 각별히 신경써야한다고 말한다.

중앙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김재열 교수는 “미세먼지농도가 높은 경우 외출하지 않고 창문을 닫은 채 지내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며 “하지만 밀폐된 집에서 음식을 조리하거나 전자제품을 사용하면 화학오염물질이 배출돼 오히려 외부보다 호흡기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실내오염물질이 실외보다 폐에 전달될 확률이 약 1000배 높아진다”며 “특히 환기하지 않으면 실외보다 공기오염이 최대 100배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원인은 ‘불’ 사용하는 요리

외부오염물질도 실내공기를 더럽히지만 주요원인은 불을 사용하는 요리다.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명준표 교수는 “불을 사용해 요리하는 과정에서 일산화탄소와 미세먼지가 발생한다”며 “일산화탄소는 두통·메스꺼움을 유발하고 적은 농도라도 20분 이상 노출되면 신경계이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조리 시 발생물질이 폐암을 유발한다고 세계보건기구가 발표했을 만큼 치명적이다.

또 가전제품·가구·침구류도 공기를 오염시킨다. 가전제품은 조립에 사용된 접착제에서 화학물질을 배출한다. 특히 가습기, 공기청정기는 세균의 온상이 되기 쉽다. 또 가구에 많이 사용되는 포름알데히드는 독성이 강해 호흡기질환·현기증·구토 등을 일으키며 침구류에는 알레르기환자에게 해로운 먼지, 진드기, 곰팡이가 많아 주의해야한다. 김재열 교수는 “예방을 위해서는 주기적 점검 등 주거환경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내공기를 쾌적하게 유지하려면 무엇보다 환기가 중요하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이라도 횟수와 시간을 최소화해서라도 환기해야한다. 날씨 좋은 날 공기순환이 잘되는 오전 10시~오후 2시 사이에 3회 정도 맞바람이 치도록 양쪽 창문을 열어 환기하고 요리할 때는 환풍기나 팬후드를 꼭 작동시키는 것이 좋다.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장용주 교수는 “춥고 건조한 겨울에는 호흡기질환에 더 취약해지기 때문에 실내공기를 쾌적하게 유지해야한다”며 “무엇보다 먼지제거에 각별히 신경써야한다”고 말했다.

<헬스경향 유대형 기자 ubig23@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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