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불명 ‘모야모야병’ 국내 의료진이 실마리 찾았다!
원인불명 ‘모야모야병’ 국내 의료진이 실마리 찾았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8.01.29 15: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서울대어린이병원 김승기 교수팀 연구결과 발표

· 모야모야병환아, 미토콘드리아 모양 비정상·산소소비기능↓·활성산소↑

· 미토콘드리아 기능체크, 모야모야병 진단에 활용

특별한 이유 없이 뇌 속 특정혈관이 막히는 ‘모야모야병’. 뇌 속 동맥 끝부분인 전대뇌동맥과 중대뇌동맥 부분에 협착이나 폐색이 발생하는 것으로 마치 이 모양이 ‘담배연기가 모락모락 올라가는 모양’처럼 보인다 해서 일본말로 ‘모야모야병’으로 명명됐다.

실제로 모야모야병은 일본에서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다음으로는 한국과 중국에서 발병률이 높다. 발병연령으로는 10세 이하 소아가 가장 많고 30대 중반 성인에게도 많이 발견된다. 소아의 경우 모야모야병이 발생하면 한쪽 팔다리 마비, 발음장애, 시력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성인의 경우 뇌출혈, 의식장애 등이 발생한다. 

김승기 교수

무엇보다 원인이 불투명하다 보니 모야모야병은 ‘원인불명의 병’이라는 시각이 컸었다. 하지만 최근 국내 의료진이 모야모야병이 미토콘드리아와 연관 있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규명하면서 희망의 발판이 마련됐다.

서울대어린이병원 김승기 교수팀(서울의대 묵인희·삼성의료원 최정원)은 모야모야병환아와 정상인 각각 5명의 말초혈액을 채혈해 혈관내피전구세포를 분리 배양한 후 미토콘드리아를 비교 분석했다.

혈관내피전구세포는 혈관 형성에 관여하는데 이 세포의 기능이상이 모야모야병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왔다. 미토콘드리아는 생명체가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원을 생성하는 세포 내 소기관이다. 활성산소는 몸에 들어간 산소가 산화과정에 이용되면서 여러 대사과정에서 만들어져 생체조직을 공격하고 세포를 손상시키는 산화력이 강한 산소를 말한다.

정상 미토콘드리아(왼쪽)와 모야모야병 환아의 비정상적 모양의 미토콘드리아(오른쪽).

연구팀은 분석결과 모야모야병 환아의 혈관내피전구세포 미토콘드리아는 모양이 비정상적이고 산소소비기능이 매우 떨어지며 활성산소가 증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실제로 연구팀은 모야모야병 환자의 혈관내피전구세포에 항산화물질을 투약한 결과, 미토콘드리아 형태가 정상화되고 산소소비도 증가하며 혈관생성능력도 높아져 세포기능이 정상적으로 회복됐다고 전했다.

김승기 교수(소아신경외과)는 “이번 연구는 모야모야병 발병원인의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 것”이라며 “모야모야병에서 활성산소와 이에 대응하는 항산화물질의 역할이 중요함을 밝혀 향후 모야모야병 약제 개발의 발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연구팀은 이 연구를 바탕으로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에 기반한 모야모야병 진단 방법’이라는 진단 도구를 개발해 국내 특허를 등록했다. 이 도구를 활용하면 모야모야병을 쉽게 진단할 수 있어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모야모야병은 어릴수록 증상이 심하고 병의 진행이 빨라 소아의 경우 조기발견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서울대어린이병원은 지난해 1월 단일기관으로는 세계 최초로 모야모야병 어린이 수술 1000례를 넘어섰다.

한편 보건복지부 지정 희귀질환 중개연구센터인 소아청소년 뇌신경계 희귀질환 집중연구센터의 지원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모야모야병에서 미토콘드리아 특성을 밝힌 세계 최초 연구로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최근 유명 국제 신경외과 학회지인 ‘신경외과학(Journal of Neurosurgery)’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