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손습진, 물·화학성분에 손 자극 줄여라
만성손습진, 물·화학성분에 손 자극 줄여라
  • 경향신문 박효순 기자
  • 승인 2013.06.07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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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환자, 주부 이어 의료기관 종사자·사무직도 많아

설거지나 손빨래 등 물 일(wet work)을 많이 하는 주부들이 흔히 걸려 주부습진으로 잘 알려진 만성손습진이 광범위한 직업군에서 발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질환은 단순히 손의 문제뿐 아니라 우울증상, 수면장애 등 상당한 후유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만성손습진이란 만성재발성 피부질환으로, 손에 나타난 습진이 3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12개월 안에 2번 이상 재발하는 경우를 말한다. 가장 흔한 외부 요인은 비누와 세정제 등의 자극 물질과 만성적인 물의 접촉이다. 증상은 피부 벗겨짐, 피부가 붉어지는 홍반, 살비듬과 같은 인설 등 전염성이 없지만 대인관계가 불편해지는 등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된다.

서울 한양대병원에서 의사가 만성손습진 환자의 손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한양대병원 제공

대한 접촉피부염 및 피부알레르기학회(회장 노영석·한양대병원 피부과)가 지난 4~5월 전국 13개 대학병원에 내원한 만성손습진 환자 353명을 조사한 결과, 환자는 주부가 가장 많았으나 그 비율은 전체의 24.9% 정도였다. 그외에 의료기관 종사자 23.5%, 사무직 11.3%, 학생 7.6%, 음식 관련 직업인 5.7%, 기타(금속·기계업·미용사 등) 26.9% 등 다양한 직종에 걸쳐 환자가 분포했다. 질환을 앓은 기간은 6개월~1년 43.1%, 1년 이상 9.3%, 3년 이상 3.4% 등 10명 중 6명꼴로 6개월 이상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적으로 치료를 제대로 안하거나 적극적으로 손 관리를 하지 않은 경우가 42.5%에 달했다.

만성손습진은 환자들의 삶의 질에 악영향을 미친다. 환자들은 만성손습진으로 인해 손을 쥐는 행동에 어려움이 있다(80.5%), 대인관계에 영향을 미친다(76.2%), 우울하고 불안한 감정이 든 적이 있다(69.4%), 잠을 제대로 못잔 적이 있다(55.8%), 직장에서 불이익을 받은 적이 있다(46.2%) 등 다양한 어려움을 호소했다.

만성손습진 환자 10명 중 8명에게서 아토피피부염(19.8%), 접촉 알레르기(18.1%), 백선(9.6%), 한포진(7.6%), 건선(6.2%), 기타 피부질환(19.5%) 등 아토피피부염을 비롯한 접촉 알레르기 질환 및 난치성 피부질환이 동반됐다.

접촉피부염 및 피부알레르기학회 이가영 학술이사(강북삼성병원 피부과)는 “많은 환자들이 가정이나 사업장에서 필연적으로 손을 계속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증상이 오래 갈 수밖에 없다”면서 “조기에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아토피나 알레르기와 같은 피부질환이 있는 경우, 손의 피부가 벗겨지거나 붉어지는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피부과 전문의에게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성손습진의 치료와 예방을 위해서는 일상생활에서 물이나 소독제, 화학성분 등으로 인한 손의 자극을 줄이는 것이 우선이다. 원인 및 증상에 따라 기본적인 관리와 생활습관 교정, 국소 스테로이드나 면역조절제, 항히스타민제, 비타민A제제(레티노이드) 등으로 비교적 쉽게 치료가 된다. 임신부나 환자, 노약자 등은 제제 사용시 주의가 필요하다.

노영석 회장은 “만성손습진은 치료가 잘 되기 때문에 중간에 치료를 중단하기 쉽고, 이 때문에 재발이 잦은 것”이라며 “직업적 특성과 특정 알레르기 등 발병 원인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통해 증상을 치료하고, 발병 요인을 생활 속에서 제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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