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부모님 음주습관 눈여겨보세요
설 연휴, 부모님 음주습관 눈여겨보세요
  • 정희원 기자 (honeymoney88@k-health.com)
  • 승인 2018.02.14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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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은 젊은 성인에 비해 근육량과 체내 수분량이 줄어들어 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체내 알코올 농도가 더 높아지거나 알코올분해능력이 떨어져 건강에 더욱 치명적이다.

부모님의 주량이 갑자기 늘었거나, 식사 때마다 습관적으로 술을 찾는다면 이를 간과하지 말고 음주습관을 세심히 관찰해볼 필요가 있다. 

명절은 평소 자주 뵙지 못했던 부모님의 건강을 체크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자녀들은 직접적인 질환에 대해 관심을 보이지만 음주문제 같은 생활습관은 간과하는 경향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우보라 원장은 “노인들은 외로움이나 사회적 고립 등으로 술에 의존하는 경향이 많다”며 “주로 집에서 술을 마시기 때문에 주변에서 음주문제를 발견하기 어려운 만큼 가족들의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노인들은 젊은 성인에 비해 음주량은 적은 편이지만 근육량과 체내 수분량이 줄어들어 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체내 알코올 농도가 더 올라가거나 알코올을 분해하는 능력이 떨어져 건강에 더욱 치명적”이라며 “식사 때마다 반주를 하거나 안주 없이 술만 마시는 등 잘못된 음주습관이 보인다면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미 신체 기능이 약해진 노인의 음주문제는 일반 성인 기준으로 비교할 것이 아니다. 노인들은 적은 양의 음주로도 알코올 의존에 빠질 수 있다. 또 노인의 잘못된 음주습관은 다른 신체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우보라 원장은 “술은 알코올성 치매나 당뇨병, 고혈압, 간질환, 협심증, 뇌졸증 등 노인성질환을 일으키는 주범”이라며 “이밖에 술에 취해 넘어지는 등 여러 사고의 원인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사별이나 이혼, 자녀의 독립 등으로 홀로 사는 독거노인일수록 대화를 나누거나 제재해줄 사람이 없어 술을 더 빨리, 많이 마시게 돼 알코올 의존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욱 높다”고 경고했다.

문제는 자녀들이 음주 문제를 인식해도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우보라 원장은 “여생을 원하는 대로 편하게 살게 해드리는 것을 효도로 여겨 오히려 술을 사드리거나 나이도 많은데 무슨 치료냐며 내과나 요양원만 찾는 자녀들이 많다”며 “이처럼 가족들이 냉정하게 대처하지 않는다면 부모의 알코올 의존증을 키우게 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설 연휴를 맞아 부모님의 음주 습관을 관찰해보고 만일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다면 하루빨리 전문병원을 찾아 치료받는 것이 좋다”며 “단순히 술을 끊는 것에 그치지 않고 노인의 특성에 맞춘 알코올중독 치료를 통해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자녀들이 적극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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