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럽에서 아세트아미노펜 ‘서방형 제제’ 진통제에 대해 당분간 시판금지를 발표했다. 이는 아세트아미노펜을 용법용량에 맞춰 먹으면 괜찮지만 서방형 제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오남용우려가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소염? 서방정? 성분·약형태 차이 알고 사용해야
진통제는 알약형태에 따라 속방정 혹은 서방정 진통제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많이 찾는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해열진통제 ‘타이레놀 500mg’은 약효가 15분 만에 빠르게 나타나는 속방정이다. 이는 1회 1~2정씩 하루에 8정 이내로 4~6시간 간격을 지키면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다.
타이레놀 이알(650mg)은 약물이 체내에서 천천히 녹도록 이중구조로 설계된 서방정이다. 복용하면 첫째 층(속방층)의 약물이 바로 녹아 진통효과가 나타나고 4시간 후에 두 번째 층(서방층)이 추가로 녹아 총 8시간 동안 약물이 퍼지기 때문에 진통효과도 오래 지속된다.
주로 통증이 밤까지 이어져 잠을 설치는 관절염·근육통 환자가 주로 사용하며 1회에 ▲1~2정씩 ▲24시간 동안 6정 이내로 ▲8시간의 복용간격을 지키면 진통효과를 볼 수 있다.
유럽의약품청(EMA)이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에 대해 “권장량에 맞게 사용하면 유익성이 더 크다”고 밝힌 만큼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진통제를 사용할 때는 올바른 용법용량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퇴행성관절염∙고혈압∙심혈관질환자, 진통제성분 확인은 ‘필수’
관절염, 고혈압 등 만성질환이 있다면 진통제성분을 따져서 복용해야한다. 성분에 따라 같이 먹으면 안 되는 약이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진통제는 성분에 따라 2가지로 구분하는데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은 공복에도 먹을 수 있는 해열진통제며 이부프로펜·나프록센 등은 염증을 없애는 소염진통제다.
퇴행성관절염이나 고혈압이 있는 환자는 소염진통제를 복용하기 전 의료진·약사와 상담해야한다. 연구에 따르면 퇴행성관절염으로 인한 통증 때문에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면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을 복용했을 때보다 합병증위험이 3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부 고혈압약을 소염진통제와 함께 먹으면 오히려 혈압이 높아지고 특히 노인은 합병증이 생길 수도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한다.
최근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아스피린을 먹는 사람이 늘고 있다. 하지만 美 FDA에서는 2006년 아스피린과 이부프로펜 성분을 병용투여할 경우 아스피린의 작용을 방해한다고 경고했다.
이때는 약물 간 상호작용으로 인한 부작용위험이 적은 아세트아미노펜 단일성분의 진통제를 사용해야한다.
일부 소비자는 아스피린을 심혈관질환 예방 외에 진통제목적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어린이에게 예외사항이다.
아이가 수두나 인플루엔자 같은 바이러스질환으로 열이 날 때 아스피린을 복용하면 ‘라이증후군’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라이증후군은 심한 구토, 혼수상태 등으로 생명에 지장을 줄 수도 있는 질환이다. 따라서 14세 이하의 소아라면 아스피린을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 후 사용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