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 크론병환자, 주사제 중단가능성 제시
소아·청소년 크론병환자, 주사제 중단가능성 제시
  • 유대형 기자 (ubig23@k-health.com)
  • 승인 2018.07.24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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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최연호 교수팀 연구결과, 점막병변 완치된 환자 절반서 ‘재발 X’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연호 교수팀이 크론병환자 63명을 7년 동안 추적관찰한 결과, 치료에 사용되는 인플릭시맙의 중단기준에 관한 ‘단초(端初)’를 밝혀냈다.

중등도 이상 소아청소년 크론병에서 생물학적 주사제 ‘인플릭시맙’의 중단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크론병은 입에서부터 항문까지 소화기관 어디에나 발생할 수 있는 만성염증성 장질환으로 전체 환자 중 약 25%가 20세 이전 소아청소년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유병기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는 소아청소년환자는 재발될 확률이 커 인플릭시맙 같은 생물학적주사제 투여를 중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인플릭시맙은 크론병치료에 혁신적인 약물로 꼽히지만 사용기간이 길수록 감염이나 종양 발생 같은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고려해 세계적으로 생물학적주사제의 적절한 사용중단시기를 놓고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그중 국내 연구팀이 ‘중단기준’에 대한 새로운 실마리를 밝혀 화제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연호 교수팀·경북대의대 강빈 교수팀은 중등도 이상의 소아청소년 크론병환자 63명을 7년 동안 추적관찰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2009년 1월~2016년 6월 삼성서울병원에서 치료받은 환자들로 진단 당시 평균 나이는 14.9세였으며 인플릭시맙은 진단 후 평균 12개월 이상 투여받았다.

연구팀은 이들 환자에게 인플릭시맙의 투여를 중단한 뒤 재발률을 확인한 결과, 전체 63명 중 38명(60.3%)에서 재발이 확인됐다.

카플란-마이어 분석에 따라 시기별로 보면 중단 첫 해 안에 재발한 환자는 19%에 불과했고 4년 62.2%, 6년 75.2%로 나타났다. 이를 기반으로 연구팀이 재발환자와 재발하지 않은 환자를 비교분석한 결과, 유의한 차이가 확인됐다.

인플릭시맙의 조기사용으로 장 내 궤양이 사라져 점막병변이 완전히 치료된 경우 6년 내 재발률이 절반을 조금 넘긴 55.5%로 확인됐다.

이는 나머지 절반 가까운 환자들은 생물학적 제제를 중단했어도 재발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이번 연구를 통해 인플릭시맙의 최저 혈중농도가 2.5 µg/mL이하인 경우 상대적 재발률이 7.19배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돼 주사제 사용중단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마련됐다는 분석이다.

최연호 교수는 “생물학적 주사제를 언제 끊을 수 있는지를 두고 학자들 사이에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아 여전히 환자들이 여러 부담을 안고 치료받고 있다”며 “이번 연구로 어떤 환자가 약물을 끊고 어떤 환자들은 치료를 이어갈지 선별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앞으로 환자치료의 정확성과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염증성 장질환 연구의 최고 권위지 ‘Journal of Crohn’s and Colitis (IF 6.6)’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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