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대머리라고 부르는 것은 안드로겐성 탈모증, 즉 남성형 탈모를 말하며 주변에서 접할 수 있는 가장 흔한 탈모유형이다. 구월동오라클피부과 손영민 원장의 도움말로 남성형 탈모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 대해 알아봤다.
한국인은 서양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남성형 탈모의 발생빈도가 낮은 편이다. 하지만 최근 발생 빈도가 증가하고 있고 외모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치료욕구도 높아지고 있다.
남성형 탈모는 유전적 요인과 남성호르몬 DHT(dehydrotestosteron)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주로 청소년기 이후에 발생한다. 이전에는 30대 후반 이후에 시작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20대 중반부터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이는 생활습관, 식생활의 서구화, 다양한 환경호르몬 노출 등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남성형 탈모는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단계를 거쳐 서서히 진행된다. 머리카락은 보통 3~6년 동안 성장할 수 있는데 남성형 탈모가 발생할 때는 DHT호르몬에 의해 성장기간이 점점 짧아져 색이 옅어지고 가늘어지는 것이다.
대부분의 남성형 탈모는 정수리, 앞머리에서 진행되고 뒷머리는 온전히 유지된다. 그 이유는 DHT호르몬과 이에 연관된 5α-리덕타아제(reductase)효소에 대한 감수성이 뒷머리에 비해 앞머리가 높아 탈모가 진행될수록 이마선이 점차 뒤로 밀려나고 뒷머리는 대개 잘 유지되는 것이다.
■남성형 탈모인 사람은 정력이 세다?
가장 흔한 오해는 남성형 탈모인 사람은 정력이 세다는 것이다. 남성형 탈모라고 해서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의 양이 많은 것도 아니고 DHT호르몬은 성기능, 즉 정력과는 무관하다. 남성형 탈모는 유전적 요인과 호르몬감수성에 따른 것으로 성기능과 연관있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또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할 때 주변에서 검은콩을 많이 먹으면 좋아진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과연 검은콩은 남성형 탈모를 막을 수 있을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콩은 남성형 탈모의 예방효과는 있지만 이미 진행된 상태에서는 치료제로 쓰일 수 없다.
콩에는 이소플라보노이드(Isoflavonoid)라는 물질이 많이 함유돼 있는데 이는 여성호르몬의 특성을 가진 피토에스트로겐(phytoestrogen)의 일종으로 5α-리덕타아제효소와 DHT호르몬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또 콩에는 항산화물질인 폴리페놀이 함유돼 있어 탈모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남성형 탈모, 정말 치료할 수 있을까?
남성형 탈모가 생기면 스스로의 외모에 대한 불만족은 물론 일상생활이나 직장생활에 제약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남성형 탈모는 적극적인 치료를 받으면 호전될 수 있어 가까운 피부과에 방문해 빨리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대표적인 치료제로 바르는 약인 미녹시딜과 먹는 약인 피나스테라이드가 있고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미녹시딜은 혈관확장작용이 있어 본래 고혈압치료제로 개발됐지만 약을 복용한 환자에서 다모증이 확인돼 국소도포제로 개발됐다. 피나스테라이드는 5α-리덕타아제 효소억제제로 DTH호르몬을 감소시킨다. 하루 1mg을 복용하면 2~3개월 후부터 효과가 나타나는데 치료를 중단하면 다시 탈모가 진행되기 때문에 꾸준한 약물치료가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구월동오라클피부과 손영민 원장은 “탈모치료는 다른 일반질환과 달리 개인의 만족과 욕구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며 “정확한 치료시기를 확정하기는 어렵지만 조기에 치료할수록 효과적이기 때문에 혹시라도 남성형 탈모가 걱정된다면 가까운 피부과에서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