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한의 화장품 파헤치기] 한 번 바르면 12시간 이상 가는 자외선차단제? SPF지수의 진실
[닥터 한의 화장품 파헤치기] 한 번 바르면 12시간 이상 가는 자외선차단제? SPF지수의 진실
  • 한정선 향장학 박사(아시아의료미용교육협회 부회장) (fk0824@hanmail.net)
  • 승인 2018.08.03 15:44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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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정선 향장학 박사(아시아의료미용교육협회 부회장)

바야흐로 무더위를 피해 산으로 바다로 떠나는 휴가철이다. 피부건강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면서 작열하는 태양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거의 모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많은 사람들이 자외선차단제를 찾는다. 

특히 요즘처럼 자외선이 대량 방출되는 계절이면 화장품회사들은 경쟁하듯 자외선차단제 판매를 위한 마케팅에 온갖 에너지를 쏟곤 한다.

심지어 한번만 발라주면 12시간 동안 자외선차단제가 피부를 보호한다는 어이없는 제품도 있다. ‘간편함’을 내세워 소비자들을 유혹하는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한번 도포로 12시간을 유지할 수 있다는 건가? 절대 불가능한 일인데도 마치 마법이라도 부리는 것마냥 한껏 포장돼 버젓이 판매하고 있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계산이 나오게 되는 걸까? 이는 바로 납득하기 어려운 SPF지수의 계산공식에 원인이 있다. 

화장품회사에서는 SPF지수가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시간'을 의미하며 SPF1은 15분 동안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얘기한다. 따라서 SPF50인 제품인 경우 50X15(분)=750분, 즉 12시간 30분 동안 차단해준다고 홍보하는 것이다. 

결국 소비자들은 SPF1이 15분 동안 자외선을 차단한다고 오해해 단순하게 차단시간을 계산하는 오류를 범하게 되는 것이다. 화장품회사들은 이를 십분 활용해 소비자의 피부건강은 아랑곳하지 않고 SPF지수가 높은 제품을 무작정 판매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15분이라는 숫자는 어디서 튀어나왔을까? SPF지수의 자외선차단유효시간을 해석할 때 ‘MED시간’을 고려한 계산법에서 기초한 것인데 이는 외부영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단순히 실험실에서 피부를 광원에 노출했을 때 홍반을 일으키는 최소시간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러한 논리는 각종 외부환경에 노출된 상태에서도 실험실조건과 동일한 차단효과를 볼 수 있다는 일반화의 오류임에 틀림없다. 왜냐하면 우리가 실제로 자외선차단제를 바르고 활동할 때 고려해야하는 환경적 영향, 즉 기후, 고도, 노출시간 등을 전혀 감안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SPF(Sun Protection Factor)는 UV-B를 차단하는 제품의 효과를 나타내는 지수다. 즉 차단제를 사용할 때와 그렇지 않은 경우 피부에 홍반이 생기는 시간의 차이를 숫자로 나타낸 것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홍반은 피부에 즉각 나타나지 않으며 설령 외부에 나타나지 않아도 실제로는 피부에서 홍반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홍반 발생시점은 사람마다 모두 다르고 즉각적이지 않기 때문에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 따라서 홍반이 나타나는 시간을 단순히 15분으로 일반화시키는 것은 오류다. 

SPF지수는 시간개념으로 이해하기보다는 ‘자외선을 차단하는 양’으로 이해하는 것이 맞다. 즉 화장품회사에서 얘기하는 SPF1은 15분 동안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자외선차단제를 바르지 않은 상태라고 이해해야한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SPF5의 경우 SPF1보다 홍반발생시간연장율은 SPF1의 5배, 자외선흡수량은 1/5(20%)이 돼 결국 자외선차단율은 80%가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홍반발생시점을 5배 늘렸다는 의미이며 SPF1보다 침투되는 자외선의 양을 20%로 줄였다는 의미다. 이렇게 정리하다 보면 SPF30의 최종 자외선차단율은 96.6%, SPF50은 98%가 된다.(도표 참조) 

즉 SPF지수는 자외선차단기능이 높다는 것이지, 자외선차단시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자외선차단제는 일반적으로 야외활동을 할 때 많이 사용하는데 이때 피부에서 분비되는 땀과 피지에 의해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2~3시간에 한번씩 오백원 동전의 양만큼 덧발라줘야 자외선차단제가 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제 우리가 그 동안 믿고 있었던 ‘SPF1은 15분 동안 자외선을 차단한다’는 공식은 잊어버리자. 지구 어디에도 12시간 이상 지속되는 자외선차단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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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씨 2018-08-05 11:33:03
자외선차단제가. 이렇게 중요한지 몰랐네요 기사잘읽었네요

마농 2018-08-03 17:04:18
정보 감사합니다
궁금했던 부분인데 정확히 이해할 수 있게 써주셨네요.
앞으로 화장품 구매시에 참고가 많이 될것같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지원 2018-08-03 17:00:05
여름이라 자외선차단제에 더 궁금한게 많았는데
넘 좋은정보네요~~ 좋아요!!

시리치오 2018-08-03 16:52:03
좋은정보 감사요~~

모히또걸 2018-08-03 16:24:38
자외선 차단제의 중요성을 자세히 되짚어 주셔서 기사 잘 읽었네요 정보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