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가 비만도 아닌데 배가 불렀다면?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가 비만도 아닌데 배가 불렀다면?
  • 이진수 이진수동물병원 원장
  • 승인 2018.08.13 15: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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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 이진수동물병원 원장

배가 부른 고양이는 우리 일상에서 흔히 관찰된다. 특히 아랫배가 쳐져 바닥에 닳을 정도인 경우도 종종 보인다.

배를 부르게 하는 가장 흔한 원인은 비만이다. 특히 살이 쪄서 배가 부른 고양이는 주로 아랫배가 불룩해지고 만져 봤을 때 단단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간혹 복수에 의해 배가 부르는 경우도 있다. 복수란 배 안에 있는 장기들 주변에 혈액 속에 액체성분이 흘러나와 고인 것을 말한다. 복수가 차게 되면 배를 만졌을 때 출렁거리거나 두들겼을 때 북을 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는 복수가 꽤 많이 차 있다는 신호다. 복수가 찬 지 얼마 안 된 경우에는 거의 알아차릴 수 없기 때문이다.

2살이 넘지 않은 어린 고양이에서 복수는 주로 전염성복막염바이러스 때문에 나타난다. 전염성복막염바이러스는 장에 존재하는 고양이 코로나바이러스가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하는데 이 바이러스가 몸 전체로 퍼져 특히 혈관에 염증을 일으킨다.

이처럼 염증에 의해 약해진 혈관 밖으로 혈액 일부가 빠져나와 복수 또는 흉수를 발생시킨다. 안타깝지만 전염성복막염에 의해 고양이 배에 복수가 찼다면 치료한다고 해도 2~3개월을 넘기기 힘들다.

반면 다 자란 성묘의 복수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은 장기에 발생한 종양이다. 어느 장기에 어떤 종양이 발생했는지에 따라 치료와 예후가 다르다. 초기에 수술을 통해 떼어내면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도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완치가 힘들어 오래 생존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복수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혈액검사, 영상검사 등이 필요하다. 하지만 진단에 가장 큰 도움을 주는 검사는 복수를 직접 뽑아 검사하는 것이다. 이 검사는 앞서 언급한 ▲전염성복막염 ▲종양은 물론 복수를 일으킬 수 있는 심장병 ▲간질환 ▲신장병 등을 감별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고양이의 배가 부른 원인은 매우 다양하며 그 예후는 하늘과 땅 차이다. 복수는 심각한 질병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고양이의 배가 조금이라도 불렀다 싶으면 서둘러 동물병원에서 진료받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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