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귀여운 외모 속에 숨겨진 슬픈 진실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귀여운 외모 속에 숨겨진 슬픈 진실
  • 김으뜸 동대문 봄봄동물병원 대표원장
  • 승인 2018.09.17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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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으뜸 동대문 봄봄동물병원 대표원장

‘네코노믹스’란 말을 들어 본 적이 있는가? 네코노믹스란 고양이를 뜻하는 일본어 ‘네코’와 이코노믹스의 합성어다. 고양이와 관련한 경제효과를 의미한다.

네코노믹스가 일본을 넘어 중국은 물론 우리나라까지 확산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고양이에 대한 매력 때문에 고양이를 키우는 가구가 늘면서 ‘고양이집사’라는 말도 이젠 어색하게 들리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고양이를 처음 집으로 들일 때, 그 한없는 매력에 빠져서 그 종의 특성이나 발생하기 쉬운 유전적문제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고 입양하는 보호자가 많다. 오늘은 고양이의 유전질환에 관해서 얘기해 보기로 하자. 

고양이의 유전질환은 품종을 통해서 예측 가능하다. 우리나라 보호자가 많이 키우는 털이 긴 장묘종 고양이(특히, 페르시안)과 귀엽게 귀가 접혀있는 스코티쉬 폴드 종 고양이의 대표적인 유전병 2가지를 정리해 보았다.

①페르시안 고양이 : 다낭성 신장질환(Polycystic Kidney Disease, PKD)

물을 적게 마시는 고양이에게는 비뇨기질환이 많이 나타난다. 보통 만성신부전을 앓는 고양이는 대부분 나이가 많지만 나이가 어린 고양이도 신장기능이 떨어져 있는 경우가 있다. 그럴 경우 한 가지의 주요 원인이 바로 다낭성 신장질환(PKD)이라는 유전질환이다.

다낭성 신장질환은 1mm에서 1cm 이상의 크기의 낭포(체액이 차 있는 물주머니)가 신장의 실질에 생기는 질환으로 이 낭포는 시간이 지날수록 크기와 개수가 늘어난다. 

이 병은 히말라얀을 포함한 페르시안과 다른 장모종 혹는 장모종과 교배한 고양이에서 주로 발생하는 유전병이다. 이 질환은 페르시안 종 고양이에서 유전되고 이 종의 고양이에서 약 40%에서 발병된다.

이 질환은 어린 고양이에서도 진단되지만, 증상은 나중에 나타난다. 병변은 한쪽 신장 또는 양쪽 신장 모두에서 나타날 수 있고 동시에 간에서도 낭종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심한 경우에 8주령의 어린 고양이가 신부전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대다수는 임상증상 없이 몇 년간 지낸다. 일반적으로 PKD 고양이는 보통 7살 정도에 만성신부전증의 증상이 시작된다. ▲물을 많이 마시고 ▲소변을 많이 보고 ▲살이 빠지고 ▲식욕이 떨어지고 ▲기력이 저하되는 등의 증상을 보인다.

진단은 초음파검사가 가장 쉽고 정확하게 진단하는 검사방법이다. 초음파검사를 통해 신장전체에 퍼져있는 낭종을 확인할 수 있다. 16주령에서 검사할 경우 75%의 민감도와 100%의 정확도를 보이며 36주령에서 실시할 경우 민감도는 91%까지 올라간다. 

이 질환은 몇 년 동안 무증상을 보일 수 있어, 진단된 고양이들은 주기적으로 초음파검사, 혈액검사, 소변검사 등을 통한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 그리고 신장기능 보조를 위한 치료를 조기에 진행하는 것이 동물병원에서 권하는 방법이다. 

②스코티쉬 폴드 : 골연골 이형성증(Scottish Fold Osteochondrodysplasia, SFO)

스코티쉬 폴드는 접힌 귀가 특징인 귀여운 고양이다. 귀가 접히는 것은 귀의 연골결손에 의해 생긴다. 귀연골의 이형성은 관절병인 스코티쉬 폴드 골연골 이형성증과 관련이 있다. 특히 귀가 접혀있는 고양이끼리 교배를 하면 이러한 관절병이 반드시 나타난다.

이 병으로 고통받는 고양이는 ▲하나 이상의 다리에 통증이 있고 ▲점프했다가 착지할 때 통증을 느낀다 ▲심지어 일부 고양이는 뻣뻣한 자세로 걷기까지 한다. 

골연골 이형성증의 진단은 방사선검사로 하는데 앞 발목 및 뒷 발목 관절의 뼈모양과 크기가 불규칙하게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 근본치료가 어려워 진통소염제와 연골보조제로 증상을 완화해주는 방법을 택한다.

앞서 두 가지 유전질환에 대해 알아보았다. 폴드 종이나 페르시안 종을 키우는 보호자라면 동물병원에 방문해 방사선검사와 초음파검사를 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검사를 통해 유전질환이 있는지, 있다면 어느 정도 심각한 상태인지를 진단받자. 정기적인 모니터링 검사와 적절한 보조요법을 진행한다면 반려묘의 삶의 질은 높아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평생 질병으로 고통받으면서 살아가는 동물들을 위해 이 같은 품종개량을 막을 법이 있었으면 한다. 순종은 기본적으로 근친교배를 통해 품종으로 개량하면서 평생 종별로 특징적인 유전질환이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영국과 일부 유럽국가에서는 골격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는 스코티쉬폴드 종을 정식품종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예쁘다고 그렇게 아플 수밖에 없는 고양이를 계속 만나는 것은 수의사로서도 슬프다.

그동안 동대문 봄봄동물병원의 김으뜸 원장이 반려동물과 건강하게 지내기 위한 좋은 말씀 주셨습니다. 김으뜸 원장에게 감사드립니다. 헬스경향에서는 지금과 같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임상수의계에서 최고 필진을 구축, ‘반려동물 건강이야기’를 통해 더 유익하고 필요한 정보를 전해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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