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잘 알려지지 않은 ‘희귀 혈액형’과 혈액형검사의 필요성
[특별기고] 잘 알려지지 않은 ‘희귀 혈액형’과 혈액형검사의 필요성
  • SCL 서울의과학연구소 백세연 전문의(진단검사의학과) (ubig23@k-health.com)
  • 승인 2018.09.19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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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종영한 TV드라마에서 희귀혈액형을 가진 아이의 이야기가 나왔다. 원인을 모르는 빈혈로 인해 수혈받아야 하는데 우리나라에서 찾기 힘든 희귀혈액형으로 수혈이 힘들어 지정수혈자가 매번 수혈해주는 내용과 수혈 전에 검사를 하는 내용도 포함돼있다.

혈액형은 적혈구 표면에 존재하는 다양한 항원을 의미한다. 수혈, 헌혈, 장기이식 및 용혈질환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사람의 적혈구에는 혈액형을 결정짓는 항원이 있는데 현재 약 500개 이상의 항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희귀혈액형에 대한 명확한 정의는 없지만 많은 국가에서 일반적으로 항원의 표현형빈도 또는 특정항원 음성빈도가 0.1%이하일 때 희귀혈액형이라 부른다. 하지만 동일 혈액형이라도 민족에 따라 빈도에 큰 차이가 있어 희귀 혈액형의 종류는 국가별로 서로 다르다.

예를 들어 Rh 음성은 한국인에서 0.1~0.3%에 불과해 ABO 혈액형의 종류와 상관없이 희귀혈액형이라고 하지만 미국인에서는 10%나 돼 평범한 혈액형으로 분류된다.

■ABO식 외 혈액형 분류법도 많아

일반적으로 ABO식 혈액형과 Rh 혈액형군이 가장 많이 알려져 있고 이외에 Lewis 혈액형군, P 혈액형군, MNS 혈액형군, Kell 혈액형군, Duffy 혈액형군, Kidd 혈액형군, Lutheran 혈액형군, Diego 혈액형군 등 30개의 혈액형 분류시스템이 있다.

ABO 혈액형 분류법에서는 A형, B형, O형, AB형 등으로 흔히 구분하지만 희귀혈액형으로 weak-A형이나 weak-B형이 있다. 적혈구에는 A형 또는 B형 항원이 약 100만개 정도 있는데 이보다 항원수가 적은 사람들은 혈액형 항원이 적게 표현된다.

이때 일반적인 A형, B형에 비해 항원의 수가 적어 O형으로 오진될 수 있다. 이외에도 cis-AB형의 경우 AB형의 돌연변이로서 한국인에서 높은 빈도를 보인다. 이는 A형과 B형의 유전자가 2개의 염색체로 나눠져 있는 AB형과 달리 하나의 염색체에 두 유전자가 모두 들어 있는 경우로 일반적으로 부모가 AB형과 O형일 때 자녀는 A형이나 B형이어야 하지만 cis-AB형이라면 AB형이나 O형이 나올 수 있다.

Rh식 혈액형 분류법에서는 혈액 속 C, D, E 세 개의 대립인자의 여부를 가지고 판정하는데 Rh양성은 세 개의 대립인자가 모두 있는 경우며 Rh 음성은 D가 없는 경우를 의미한다.

Rh 음성 보유자가 Rh 양성의 혈액을 수혈 받을 경우 항체가 형성돼 수혈부작용이 일어나기 때문에 Rh 음성의 혈액을 수혈받아야 한다. weak D형의 경우 적혈구에 소량의 D항원을 가지고 있는데 이때 D항원의 일부가 몇 가지 기전에 의해 소실돼 나타나기 때문에 Rh 양성으로 분류해야한다.

■수혈 전 혈액검사는 필수

특히 수혈이나 임신으로 특정 혈액형 항원에 대해 항체가 형성된 혈액은 다른 사람한테 수혈하면 심각한 수혈부작용을 유발한다. 특정 항원을 가진 사람에게 수혈되면 그 항체가 적혈구를 파괴하기 때문이다.

런 예상치 못한 항체를 ‘비예기항체’라 부른다. 따라서 안전한 수혈을 위해 ABO & Rh 혈액형 검사나 비예기항체의 존재를 확인하는 항체선별검사 및 항체동정검사는 필수적이다.

■ABO & Rh 혈액형 검사

ABO & Rh 혈액형 검사는 혈구형 검사와 혈청형 검사으로 구성돼 있고 정확한 혈액형 판정을 위해 두 검사를 모두 실시해야한다. 적혈구에 항-A혈청 또는 항-B혈청을 가하여 해당하는 항원이 있는 경우 항원-항체 반응에 의해 응집을 보는데 이것이 혈구형 검사고 혈청 내에 존재하는 동종항체를 알고 있는 시약 적혈구와 반응을 시키는 것이 혈청형 검사다.

Rh 혈액형 검사는 Rh 혈액형군에서 가장 항원성을 가진 D 항원을 검사하는 것으로 Rh D 혈액형 검사라고도 하며 ABO 혈액형 검사와는 달리 혈구형 검사만 가능하다. 즉 환자의 혈액에 항-D 시약을 넣고 환자의 적혈구에 D 항원이 표현되는지를 관찰하는 검사인데 응집을 보이면 Rh 양성이라 판정할 수 있지만 응집을 보이지 않으면 모두 Rh 음성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

왜냐면 D 항원이 아주 약하게 표현되는 weak D형은 응집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Rh 혈액형 검사에서 응집을 보이지 않으면 약 D검사를 실시해 약 D인지 Rh 음성인지를 감별해야한다.

■항체선별검사(Antibody Screening Test)

임상적으로 중요한 적혈구 항원들을 가지고 있는 O형 선별용혈구와 환자의 혈청을 37°C 식염수법 및 항글로불린법으로 반응시킴으로써 미지의 적혈구 비예기항체존재를 검사한다. 환자내에 존재하는 비예기항체를 모두 검출하려면 선별용 적혈구에 임상적으로 중요한 항원들을 모두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선별용 적혈구는 2~3가지의 혈구판넬로 구성되는데 환자의 혈액과 반응시켜 응집이나 용혈을 양성, 즉 양성을 보인 혈구가 함유하고 있는 항원에 대한 해당 항체가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항체동정검사(Antibody Identification Test)

항체동정용 혈구를 사용해 황체선별검사와 동일한 방법으로 반응시킴으로써 비예기항체의 특이성을 확인한다. 비예기항체 선별검사에서 양성을 보인 경우에는 항체의 종류를 감별하기 위해 임상적으로 중요한 혈액형 항원이 포함된 11가지 혈구로 구성된 동종용 혈구판넬을 이용하여 검사를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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