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 유발하는 안질환, 조기발견 위해 ‘정기검사’ 필수
실명 유발하는 안질환, 조기발견 위해 ‘정기검사’ 필수
  • 유대형 기자 (ubig23@k-health.com)
  • 승인 2018.10.02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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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증상 없어 조기발견 어려움…40세 이상은 1년에 한번 정기검사

오는 11일은 대한안과학회가 정한 제 48회 ‘눈의 날’이다. 대한안과학회는 눈의 날을 맞아 중·장년층 눈건강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안저검사, 눈 건강의 시작입니다’를 주제로 정했다. 

시신경은 한번 손상되면 회복되지 않고 치료시기를 놓치면 실명까지 이어질 수 있다. 안질환은 자각증상이 없기 때문에 정기검진을 통한 조기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안질환 조기발견 가능한 ‘안저검사’ 국민건강검진 항목에 없어

‘안저검사’는 안저카메라를 사용해 동공으로 눈 안의 구조물을 관찰하는 방법으로 유리체, 망막, 맥락막, 시신경유두와 혈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녹내장,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 고혈압망막병증, 망막혈관질환, 기타 시신경병증 등 실명유발 안과질환 대부분을 진단할 수 있다. 심지어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전신질환의 진행정도까지 확인한다.

나이가 들어 시력이 떨어지면 노화의 과정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는 자칫 시력상실까지 이어질 수 있어 정기적인 검진이 권장된다.

이러한 안저검사는 안구노화가 진행되는 40세 이상이라면 정기적으로 받아야하는 신체검사다. 하지만 생애주기별 국민건강검진 항목에 포함되지 않아 안구의 조기·정기검진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김안과병원 황영훈 교수팀이 2016년 발표한 ‘녹내장의 진단경로’ 논문에 따르면 녹내장을 처음 확진받은 환자 484명의 녹내장 진단경로를 조사한 결과, 다른 증상 때문에 안과를 방문했다가 우연히 발견된 경우가 74.2%로 가장 많았고 안저검사가 포함된 건강검진으로 발견된 경우는 12.4%였다.

녹내장을 발견하게 된 건강검진은 대부분 국민건강검진이 아닌 직장을 통한 건강검진이나 개인이 따로 받은 안과 검진이었다. 

■증상 거의 없어…안과검진 받아야 조기발견 가능

안저검사의 정해진 주기는 없지만 눈의 노화가 진행되는 40세 이상이라면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1년에 한번은 검사를 권장한다. 초기에는 뚜렷한 자각증상이 없어 안과검진을 받아야 발견할 수 있는 질환이 많기 때문이다. 이런 질환들은 조기발견해 빠르게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이가 들어 시력이 떨어지면 노화의 과정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수정체혼탁으로 빛의 투과성이 떨어져 뿌옇게 보이는 백내장을 노안으로 착각해 방치하기 쉽고 ‘소리 없는 시력 도둑’이라 불리는 녹내장도 자각증상이 없는 대표적 질환이다.

3대 실명질환 중에 하나인 녹내장은 여러 원인에 의해 시신경이 손상돼 시야가 점점 좁아지다가 시력상실까지 이어진다. 시력에 이상을 느껴 병원을 찾았을 때는 치료시기를 놓친 경우가 대부분이다.

망막의 중심부인 황반의 노화에 의해 시세포가 퇴화되어 발병하는 황반변성도 초기 자각증상이 거의 없다. 중증이 되면 사물이 찌그러져 보이고 직선이 굴곡져 보이며 눈에 그림자가 드리워져 보이는데 이때는 이미 세포손상이 어느 정도 진행돼 원래 시력으로 돌아가기 어렵다. 병변이 황반중심(중심와)에 가까울수록 시력저하가 초기에 나타날 수도 있고 이를 내버려두면 2년 안에 실명된다.

당뇨망막병증은 혈관 이상이 황반부를 침범해 시력저하가 나타난다. 하지만 증상정도를 알기 어렵다. 진행이 상당히 된 망막병증에서도 황반부침하가 없는 경우 시력이 좋게 나오고 병변이 황반부에 집중된 경우에만 심한 시력저하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질환도 초기에는 통증도 없고 거의 증상을 느끼지 못하다가 중기에 비문증, 광시증, 시야 흐림, 야간 시력저하, 독서장애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내버려두다가 병원을 찾았을 때는 말기인 경우가 많다.

■당뇨환자, 최소 3개월에 한번씩 검사받아야

당뇨병환자들은 정기적인 안저검사가 필수다. 당뇨환자 70%에서 당뇨망막병증이 발생하고 당뇨가 있는 여성이 임신하면 비증식당뇨망막병증 발생률은 10%, 비증식당뇨망막병증이 증식성으로 나빠질 확률이 약 4%이기 때문이다. 

김안과병원 이동원 망막센터장은 "당뇨병 환자는 최소 3개월에 한번씩 안저검사를 통해 경과관찰을 해야 하며 고혈압 등 심혈관계질환이 있는 40대 이상의 환자는 눈에 별다른 이상을 느끼지 못하더라도 정기적으로 안저검사를 받아야한다"고 강조했다.

초기증상이 없는 안질환은 자가진단이 어렵기 때문에 지난 김안과병원은 2016년~2017년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녹내장검사를 실시한 바 있다. 총 345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시행한 이 검사결과 31명이 정밀검진을 받았으며 이중 3명이 녹내장으로 확진됐고 6명은 지속관찰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안과병원 유영철 녹내장센터장은 “고령화와 디지털 영상기기 사용 증가에 따라 눈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40대부터 관리가 중요하다"며 "실명질환을 조기발견해 치료할 수 있게 해주는 안저검사가 이번 대한안과학회의 캠페인을 계기로 국민건강검진 검사항목에 꼭 포함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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