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D가 뭔가요?”…낮은 인지도 뒤에 가려진 COPD의 위험성
“COPD가 뭔가요?”…낮은 인지도 뒤에 가려진 COPD의 위험성
  • 유대형 기자 (ubig23@k-health.com)
  • 승인 2018.11.05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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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폐쇄성폐질환(COPD), 2020년 사망원인 3위로 ‘껑충’
별다른 초기증상 없고 질환인식 낮아 진단율 2.8%에 그쳐
김영균 이사장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검진체계 확립돼야”
COPD는 흡연, 해로운 입자·가스흡입 등으로 폐에 염증이 생겨 점차 숨길이 좁아지는 만성호흡기질환이다. 내버려두면 사망까지 이어지는 치명적인 질환이지만 국내에서는 COPD의 인지도가 낮아 문제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이하 COPD) 환자와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세계 각국에 ‘COPD 비상령’이 떨어졌다. 1990년 세계 사망원인 6위에 머물던 COPD는 2020년에는 세계 3위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는 11월 16일 ‘세계 COPD의 날’을 맞아 COPD 관련 세계 각국의 전략을 살펴보고 국내 COPD 대응 전략 1순위로 범국가적 COPD 진단체계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치명적인 COPD, 2020년 세계 사망원인 6위→3위 ‘껑충’

COPD는 흡연, 해로운 입자·가스흡입 등으로 폐에 염증이 생겨 점차 숨길이 좁아지는 만성호흡기질환이다. 내버려두면 폐기능이 저하돼 호흡곤란을 유발하고 사망할 수도 있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WHO는 “2010년 기준 전세계 COPD 환자 수는 약 3억8400만명에 달한다”며 “COPD로 인한 사망자수가 2015년 약 321만7000명에서 2030년 약 456만8000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문제다”고 발표했다.

실제로 세계 각국의 COPD 사망자가 늘고 있다. 미국은 2013년 COPD 사망자가 10만명당 42.2명이며 중국은 2010년 기준 93만4000명으로 1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2017년 통계청 사망원인통계에서는 COPD 사망자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성하기도질환이 10만명당 13.2명으로 전체 중 8위로 기록됐다. 생각보다 적다고 볼 수 있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건국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유광하 교수는 “국내 사망원인 4위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 상당수가 현재 COPD로 인한 사망자로 분석되며 국내 사망원인 2위 심장질환 중 심근경색으로 인한 사망자 일부도 COPD가 원인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라며 “이에 따라 COPD로 인한 사망자가 국내 사망원인 3위 뇌혈관질환만큼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용일 교수는 “WHO는 2011년 COPD를 심혈관질환·암·당뇨병과 함께 비전염성질환 중 집중관리해야하는 4대 질환으로 선정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진단율 2.8% COPD…조기발견할 수 있는 ‘검진체계’ 필요 

현재 WHO와 세계 각국은 COPD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황용일 교수는 “WHO는 2006년에 COPD 포함 만성호흡기질환과 관련된 세계 각국의 학회·협회들과 세계만성호흡기질환퇴치연맹(GARD)을 설립했다”며 “GARD는 만성호흡기질환 예방관리정책 수립·강화를 지원하고 질환추세를 평가해 각국에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WHO는 2011년 COPD를 심혈관질환·암·당뇨병과 함께 비전염성질환 중 집중관리해야하는 4대 질환으로 선정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COPD 대책 마련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COPD 발병과 관련된 흡연율과 결핵발병률이 높은 데다 최근 미세먼지 같은 대기오염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는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통해 COPD 현황파악에 나섰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COPD에 대한 적정성평가 실시, COPD 연구발주, 홍보포스터 배포 등을 진행했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도 COPD 진료지침, COPD 인지도 조사, 교육홍보자료, COPD 현장조사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COPD에 대한 인식이 낮아 문제다. 실제로 COPD 진단율은 ‘2.8%’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국회·학회는 범국가적 COPD 조기진단체계 마련을 대책으로 꼽았다. 정부는 2010년부터 폐기능검사의 국가건강검진 도입에 대해 검토하고 있으며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는 국가건강검진 내 폐기능검사 도입에 대한 비용-효과분석연구로 도입타당성 자료를 만들었다.

김영균 이사장은 “COPD에 걸리면 원래대로 폐가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조기발견과 적절한 예방이 중요하다”며 “따라서 COPD를 초기에 발견할 수 있는 검진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김영균 이사장(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은 “COPD에 걸리면 폐가 원래대로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조기에 진단해 적절한 예방과 치료로 악화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며 “하지만 질병에 대한 낮은 인식으로 대다수 환자가 호흡곤란이 나타날 정도로 악화된 다음 병원을 찾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조기에 COPD를 스크리닝할 수 있는 폐기능검사의 국가건강검진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폐기능검사를 국가건강검진에 포함했을 때 발생하는 비용은 연간 116억6770만원으로 COPD로 인한 연간 사회비용 1조4000억원의 1% 미만이다”며 “세계 각국이 COPD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국내환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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