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내성, 대응하려면 新항생제 확보해야”
“항생제내성, 대응하려면 新항생제 확보해야”
  • 유대형 기자 (ubig23@k-health.com)
  • 승인 2018.11.13 08: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UN, 항생제내성 극복하자는 ‘항생제내성 챌린지’
내성문제 해결 위해 새로운 치료옵션 개발돼야
항생제내성균은 세균이 항생제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만들어낸 방어능력으로 신종감염병 이상의 파급력이 있어 문제다.

UN은 9월 25일 국제적인 협력을 통해 항생제내성에 맞서자는 취지의 프로젝트 ‘항생제내성 챌린지(Antimicrobial Resistance Challenge)’를 시작했다.

이는 9월부터 미국 질병관리본부 주도로 핀란드, 일본, 인도 등 보건당국을 포함한 학계, 병원, 기업 등 단체들이 향후 발생할 ‘항생제내성’에 대응하자는 세계규모의 프로젝트다.

항생제내성균은 세균이 항생제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만들어낸 방어능력으로 메르스 이상의 파급력이 있어 문제다. 항생제내성균이 확산되면 세균감염에 처방할 수 있는 약제가 감소해 사망률증가, 치료기간연장, 의료비용상승 등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진다. 실제로 항생제내성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세계 연간 70만명이다.

이를 고려해 진행되는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위생개선 및 환경에서의 항생제사용 및 내성 감소 ▲적절한 항생제사용과 항생제에 대한 접근성 확보 ▲새로운 치료제∙백신 및 진단검사 개발 ▲감염예방과 관리개선으로 내성균전파 감소 ▲항생제내성 데이터 공유 및 수집방법 향상 등 5개 의제를 제시했다.

UN은 치명적인 문제로 다가올 항생제내성에 대응하기 위해 각국 정부 및 단체에게 동참할 것을 제안했다.

의제 중 특히 항생제접근성 확보 및 새로운 항생제개발 문제는 최근 항생제내성 대응책으로 활발히 논의되는 주제다. 지난 9월 대만에서 항생제내성을 주제로 개최된 APEC 정상회의에서는 항생제신약의 접근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새로운 항생제에 대한 환자접근성 확대전략’ 세션이 진행되기도 했다.

2016년 영국 정부에서 발간한 항생제내성 보고서는 항생제내성 증가를 막기 위해 ‘항생제 오남용 방지’와 ‘항생제내성균에 효과적인 새로운 항생제의 확보’라는 2가지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추세에 맞춰 2016년~2020년 6년간의 항생제내성 대응책이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기존항생제에 대한 내성증가로 사용가능한 ‘치료약제 종류의 감소’는 여전히 문제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해 6월부터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이하 CRE)을 제3군 감염병으로 지정해 전수감시한 결과, 현재까지 17개월만에 1만4000건이 넘는 CRE가 확인됐다.

CRE란 광범위 항생제 ‘카바페넴’에 내성을 갖고 있는 다제내성 장내세균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카바페넴은 다제내성 그람음성균 치료의 ‘마지막 대안’으로 여겨지는 항생제다. 따라서 마지막 보루인 카바페넴의 내성균은 치료가 매우 어렵다.

이에 해외에서는 카바페넴처럼 효과 있는 기존 항생제를 보존하고 새로운 치료대안을 확보하기 위해 새로운 항생제 개발·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미국 FDA는 2012년 항생제개발 촉진법을 시행, 효과 있는 항생제신약에 신속허가 및 추가 시장독점권을 부여해 올해 7월까지 8개의 항생제신약이 승인·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중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받은 항생제는 단 2종에 불과하다. 새로운 치료대안확보가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2016년 항생제내성 예방대책을 통해 5년 동안 항생제사용량 20% 감소를 목표로 세웠다. 하지만 올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항생제사용량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6배로 밝혀졌다.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정용필 교수는 “항생제 사용량을 줄이는 것만으로는 항생제내성균을 막는 데 한계가 있다”며 “의료현장에서는 다제내성균 치료하려 심한 부작용으로 사용하지 않던 과거의 항생제를 어쩔 수 없이 다시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항생제 오남용을 관리하는 한편 기존 항생제의 내성증가를 막고 폭넓은 치료옵션이 확보돼야한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