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선천성대사질환, ‘신생아 선별검사’로 조기 진단·치료 가능
[특별기고] 선천성대사질환, ‘신생아 선별검사’로 조기 진단·치료 가능
  • 안선현 SCL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재단법인 서울의과학연구소)ㅣ정리·유대형 기자 (ubig23@k-health.com)
  • 승인 2018.11.16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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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현 SCL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

신생아시기에는 원인미상으로 울거나 토하는 경우가 빈번하고 긴 시간을 자고 있어 대부분 정상으로 보인다.

체내에 특정효소가 없거나 부족해 발병하는 선천성대사질환을 갖고 태어난 신생아들도 출생 당시에는 대부분 건강해 보인다. 하지만 2017년 우리나라 전체 신생아 36만1594명 중에서 447명(신생아 809명당 1명)이 선천성대사질환 진단을 받았다.

■선천성대사질환, 조기진단으로 발병시기 늦추고 완치도 가능

유전질환인 선천성대사질환은 아기가 태어날 때부터 체내에 특정효소가 없거나 부족해 분유(모유)를 정상적으로 소화·흡수·분해하지 못한다. 이에 대사산물이 신체에 유독작용을 일으켜 치명적인 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현재까지 600종이 넘는 대사질환이 알려졌고 이를 진단하기 위한 검사가 신생아선별검사(Newborn Screening Test, NST)다.

선천성대사질환은 조기진단 시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 대부분이고 식이조절 등을 통해 발병을 늦출 수 있는 질환이 많다. 또 선천성대사질환 진단과 치료가 늦춰되면 아기가 평생 장애를 가지고 살 수 있고 극단적인 경우 사망에 이를 정도로 치명적이다.

대표적으로 2017년 출생아 중 2631명이 진단된 선천성갑상선기능저하증의 경우 한 달 이내 발견해 치료하면 괜찮지만 치료시기가 늦어지면 정신지체로 이어진다.

■조기진단부터 사후관리까지 선천성대사질환 ‘지원확대’ 필요

우리나라에서는 1985년 처음 신생아 선별검사가 시작됐다. 1997년부터 정부 지원으로 페닐케톤뇨증과 선천성 갑상선기능 저하증을 무상으로 시행했고 2006년부터는 6종의 검사(단풍단뇨증, 호모시스틴뇨증, 갈락토스혈증 및 선천성 부신과형성증 추가)를 모든 신생아에게 무료로 지원하고 있다. 그 결과, 2017년에는 모든 신생아들이 선별검사를 받아 447명이 선천성대사질환 진단을 받아 조기치료를 시작했다.

지금까지 정부지원 6종 외 50여 종의 항목에 대한 ‘탠덤매쓰’ 검사는 추가비용이 발생해 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이 있었다. 하지만 올해 10월부터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사업으로 모든 신생아들이 탠덤매쓰 검사까지 무상으로 검사받게 됐다.

신생아 선별검사에 대한 지원확대가 시작되면서 더 다양한 질환에 대한 검사가 필요하다. 미국뿐 아니라 대만에서도 시행하고 있는 리소좀축적 질환은 4만명 중 1명이 발생하고 부신백질 이형성증은 1만7000명 중 1명이 발생 할 정도로 발생률이 높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검사가 시행되지 않는다. 이처럼 발생률이 높은 검사부터 신생아 선별검사에 도입해 조기에 진단·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사후관리 및 치료사업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 선천성대사질환으로 진단받은 환아들은 평생을 특수분유 및 특수식품을 통한 식이조절이 필요하며 성장하면서 정기적인 검사도 필요하다. 신생아 선별검사 조기진단지원을 시작으로 특수식품·치료·정기검사 지원 등 환아의 정상성장을 위한 다양한 국가적 지원 및 전국민적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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