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간 괴롭힌 심부전, 좌심실보조장치로 고통 벗어났죠”
“16년간 괴롭힌 심부전, 좌심실보조장치로 고통 벗어났죠”
  • 양미정 기자 (certain0314@k-health.com)
  • 승인 2018.11.27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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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대동탄성심병원, LVAD 수술 성공…환자부담률 5%로 심부전환자에게 새 희망

한림대동탄성심병원은 좌심실보조장치(Left Ventricular Assist Device;이하 LVAD) 수술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LVAD수술은 심장이식수술 대기자나 심장이식이 필요하지만 면역억제제 사용이 불가능한 환자에게 시행한다. 좌심실 끝 부분에 직접 구멍을 내고 LVAD기기를 삽입해 혈액을 흡입한다. 이후 혈액은 다시 펌프를 통해 대동맥으로 보내져 좌심실기능을 보조한다. 주로 몸 전체에 피를 보내는 좌심실에 설치하기 때문에 LVAD로 불린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은 LVAD수술을 성공적으로 끝냈다고 밝혔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심장혈관센터 심장이식·LVAD팀(흉부외과 이재진․심만식 교수, 심장혈관내과 유규형․한성우․윤종찬․이선기․박명수 교수, 윤은미 전문간호사, 이다희 사회복지사)은 지난달 23일 확장성심근병증으로 인해 심장이식이 필요한 A(39․여) 씨에게 LVAD 수술을 시행했다.

23살 때 처음 심부전이 나타난 A 씨는 이로 인해 숨쉬기가 힘들어지고 제대로 서 있는 것조차 어려웠다고. 그의 병명은 원인 불명의 확장성심근병증. 심장근육이 약해지면서 심실이 확장되고 혈액을 펌프질하는 심장기능이 떨어져 궁극적인 치료법은 심장이식 뿐이었다. 

이후 예고 없이 찾아오는 심부전 때문에 그녀는 수시로 병원 응급실을 찾았고 혈액이 정상적으로 공급되지 못하며 전신의 기능이 떨어졌다. A 씨는 “다리가 너무 부어서 바닥에 발을 디디면 몸이 공중에 떠 있는 것 같았으며 견딜 수 없는 통증이 매일 같이 찾아왔다”고 말했다.

반복되는 입원으로 말기심부전진단을 받은 그녀는 8월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KONOS)에 1순위 심장이식 대기자로 등록하고 기증자를 기다렸다. 하지만 3개월이 지나도록 그녀의 차례는 오지 않았다. KONOS에 심장이식 대기자로 등록되면 처음에는 2순위대기자가 되며 입원 후 주사용 강심제(심장약)치료를 한 달간 지속적으로 받으면 1순위 대기자가 된다. 

이후 상태 악화로 인공호흡기 또는 에크모(ECMO․체외막산소화장치)를 착용하면 0순위가 되지만 그녀는 1순위가 계속 유지됐기 때문에 기증자를 찾기 어려웠다. A 씨는 심부전으로 인한 육체적인 고통과 더불어 기약 없는 기다림으로 인해 정신적으로도 매우 지쳐있는 상황이었다.

LVAD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1억5000만~2억원에 이르는 고가의 치료비로 인해 결정을 내리지 못하던 중 10월 보건복지부가 LVAD 수술에 대해 2년간 3례 이상의 심장이식수술을 한 기관에 대해 사전 심사제도를 통해 건강보험적용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환자는 치료비의 5%만 지불하고 수술이 가능해졌다. A씨 역시 중증심부전상태로 LVAD 치료가 필요하다고 인정돼 급여적용이 가능해졌다.

사전에 철저한 수술준비를 마친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심장혈관센터 심장이식·LVAD팀은 지난달 23일 성공적으로 LVAD 수술을 마쳤다. 수술을 집도한 흉부외과 이재진 교수는 “LVAD 기기가 오차 없이 정확하게 좌심실에 삽입됐다"며 "펌프가 적절한 속도로 작동하며 완벽하게 좌심실 보조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공적인 LVAD수술을 위해서는 정확한 기기의 삽입과 펌프속도조절이 관건이다. 이에 LVAD팀은 초음파를 통해 기기삽입부터 수술 후까지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환자의 상태를 살피며 펌프속도를 조절하고 이상유무를 확인했다.
 
심장혈관내과 이선기 교수는 “LVAD팀은 수술 후 매일 아침저녁으로 환자의 곁에 머물며 심장초음파를 통해 환자와 기기의 상태를 섬세하게 살폈다"며 "조그마한 변화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기에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A 씨는 수술 6시간이 지난 뒤 인공호흡기를 제거하고 수술 다음 날 미음 식사를 할 수 있게 됐다. 보름 후에는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길 수 있었고 빠르게 몸 상태가 좋아져 11월 23일 퇴원했다. 

그녀는 “혼자서 1~2시간씩 걸을 수 있을 정도로 몸 상태가 좋아졌다”며 “전에는 상상도 못한 일이었는데 새 삶을 선물해준 의료진에게 너무나 감사하다”고 말했다.

LVAD수술을 받으면 심장에 기구가 연결된 상태이기 때문에 혈전발생과 감염 등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에 따라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심장혈관센터 심장이식·LVAD팀은 수술 후 한 달간 LVAD 사용교육을 진행했다. 

심장혈관내과 윤종찬 교수는 “필수적인 약물치료는 물론이고 의료진과 해당 장비업체, 보호자가 직접 환자의 가정을 방문해 LVAD 배터리 충전 및 사용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했다”며 “퇴원 전 외출을 통해 버스와 같은 대중교통을 미리 이용해 보면서 퇴원 후 일상생활에 제한이 없는 지 점검하는 등 철저한 퇴원 준비를 했다”고 설명했다. 퇴원 후에도 주기적인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심장혈관내과 유규형 교수는 “심부전 환자들의 가장 큰 고충은 적절한 시기에 심장이식을 받지 못하거나 심장이식을 받을 때까지 기약 없는 시간을 버텨내지 못한다는 것”이라며 “이번에 LVAD수술의 성공으로 인해 많은 심부전 환자들이 기계적보조장치를 통해 새 생명을 얻고 향후 심장이식을 기다릴 수 있게 됐다”고 기쁨을 전했다.

이로써 한림대동탄성심병원은 지난해 3월 경기 남부권 최초로 심장이식수술에 성공한 이후 올해까지 총 3번의 심장이식수술에 성공해 LVAD수술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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