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악력(손아귀 힘)이 세면 고혈압이나 심혈관질환, 치매 등에 걸릴 위험이 적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뒤늦게 악력 키우기에 나선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지나치면 관절손상으로 오래 고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한다.
악력은 비교적 측정이 쉽고 몸의 전체적인 근력을 잘 반영해 건강지표로도 활용된다.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공현식 교수는 “하지만 특별히 악력만을 기르기 위해 운동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몸의 근력이 골고루 발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악력기는 휴대하기 간편하고 언제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어 이용빈도가 높다. 하지만 지나치게 사용하면 수지굴곡건(손가락 굽힘 힘줄)에 염증이 발생하면서 오히려 손이 붓거나 뻣뻣해진다. 염증이 심하면 방아쇠수지증후군(손가락을 움직일 때 힘줄이 마찰되면서 ‘딸깍’ 소리가 나는 질환)이나 손목터널증후군이 발생할 수도 있다.
공현식 교수는 “특히 중장년층은 노화로 약해진 관절에 더욱 무리가 가 퇴행성관절염 발생을 앞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악력기를 쓸 때는 절반만 쥐고 손가락관절을 너무 굽혀선 안 된다. 주먹을 꽉 쥘수록 손가락이 더 많이 구부러져 힘줄에 가해지는 압력이 커지기 때문. 이 경우 건초염(힘줄을 감싸고 있는 혈액조직에 발생하는 염증)이나 방아쇠수지증후군이 발생하기 쉽다.
꼭 악력기에만 의존할 필요는 없다. 팔굽혀펴기나 턱걸이, 아령 등 큰 근육을 사용하는 운동은 오히려 팔 근육을 고루 발달시킬 수 있다. 이때도 관절손상을 막기 위해 관절을 완전히 굽히기보다는 중간 정도에서 굽혔다 펴는 방식으로 운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