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각·환청에 자살충동 부르는 ‘정신병적우울증’
환각·환청에 자살충동 부르는 ‘정신병적우울증’
  • 최신혜 기자
  • 승인 2013.07.3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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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씨(여·20세)는 항상 불안하고 초조하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향해 손가락질하는 듯한 느낌을 자주 받으며 늘 우울하고 자신감이 없다. 나쁜 일이 일어나면 자책을 일삼으며 원인모를 불안감이 지속돼 수시로 자살충동을 느낀다. D씨는 최근 ‘정신병적우울증’ 진단을 받았다.

정신병적우울증은 망각과 환각을 특징으로 하며 심한 우울증상을 동반하는 질환이다. 환자들은 항상 초조함과 불안감에 시달리며 죄책망상과 편집망상, 신체망상을 흔히 경험하고 환청, 환시 등 지각장애를 겪기도 한다. 보통의 우울증환자와는 달리 기분의 주기적 변화가 없다는 점이 특징이다.

전문가들은 정신병적우울증의 경우 환자의 제어능력이 낮고 정신분열증과 유사증상이 많아 생물학적 이상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고영훈·김승현 교수는 연구보고서 ‘정신병적우울증의 특성과 치료’에서 “정신병적우울증환자에게서 인지기능장애와 주의력결핍, A형인격장애(사고판단에 문제가 있는 유형으로 편집성·분열성 인격장애가 대표적) 등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국립서울병원 정신건강과 심민영 전문의는 “환자들에게 뇌병변이나 호르몬이상증세 등 생물학적 이상이 발견됐다는 연구가 있다”고 말했다.

정신병적우울증은 전체 우울증의 10~25%를 차지하며 젊은 여성의 유병률이 높은 편이다. 이 질환은 저절로 좋아질 가능성이 매우 낮아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보통 항우울제를 이용해 치료하며 경우에 따라 항정신병약과 병합해 치료한다. 노인이나 다른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는 전기충격요법(ECT)이나 국소부위전기충격(TMS) 등의 요법을 사용한다.

심 전문의는 “정신병적우울증환자의 경우 양극성 자극을 가해 뇌를 치료하기도 한다”며 “걷기, 뛰기 등의 운동이 양극성 자극에 해당하며 환자 스스로 꾸준히 운동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또 “햇볕은 멜라토닌 합성을 촉진해 생체리듬을 정상화시킨다”며 “적당한 야외활동이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신병적우울증은 재발률이 높으며 환자들의 자살시도율이 비정신병적 환자에 비해 5배나 높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진영 교수는 “환자들의 제어능력이 낮아 충동적인 자살시도가 많다”며 “충분한 시간을 갖고 꾸준히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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