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신규의 자가면역질환 이야기] ⑰ 자가면역질환자들이 조심해야할 설 명절음식
[이신규의 자가면역질환 이야기] ⑰ 자가면역질환자들이 조심해야할 설 명절음식
  • 이신규 위너한의원 대표원장 l 정리·유대형 기자 (ubig23@k-health.com)
  • 승인 2019.01.31 11: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신규 위너한의원 대표원장
이신규 위너한의원 대표원장

찹쌀은 특유의 쫀득한 식감과 단맛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오래전부터 즐겨 먹던 식재료다. 설탕과 단맛을 내는 인공감미료가 없던 시절 찹쌀로 만든 떡, 약과, 약밥 등은 명절에 빠지지 않고 올라가는 귀한 음식이었고 많은 사랑을 받았다.

먹거리가 풍족해진 요즘에도 멥쌀보다 달콤해 인기가 좋다. 또 건강을 위해 즐겨 찾는 사람들이 많은데 찹쌀은 멥쌀과 비교했을 때 면역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찹쌀은 멥쌀의 돌연변이종으로 사실상 둘은 같은 품종이다. 차이가 있다면 멥쌀의 녹말은 아밀로즈와 아밀로펙틴 두 가지로 구성됐지만 찹쌀에는 아밀로펙틴만 있다는 점이다. 아밀로펙틴은 열을 받으면 쉽게 물렁해지고 찐득해진다.

이 때문에 찹쌀 특유의 쫀득한 식감과 단맛이 난다. 달콤한 것이 건강에도 좋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해롭다는 것이 문제다. 찹쌀을 익혀 먹으면 너무 빨리 분해돼 혈당을 급격히 상승시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의료기관에서는 당뇨환자에게 대체로 찹쌀을 피하라고 권장한다. 하지만 당뇨환자만 조심할 것이 아니다. 급격한 혈당상승은 누구에게나 안 좋기 때문이다. 본래 혈당은 세포가 받아들이면서 에너지로 소모돼야한다.

하지만 찹쌀처럼 달달한 음식을 먹으면 혈당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당이 포화돼 급격히 고혈당상태가 된다. 고혈당은 인슐린과다분비와 인슐린저항성을 높여 당뇨를 유발할 뿐 아니라 혈액을 끈끈하게 만들어 전신 곳곳에 조직손상을 일으킨다.

또 몸에서 처리하지 못한 혈당은 인슐린에 의해 지방으로 변화된다. 탄수화물을 많이 먹으면 살찐다는 인식이 바로 여기에서 출발한 것이다. 혈당이 높으면 곧 혈중중성지방의 농도도 높아져 지방조직이 확장된다. 확장된 지방조직은 염증유발물질을 끊임없이 혈액에 분비하기 때문에 만성염증의 주요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자가면역질환은 몸에서 제어하지 못하는 염증반응이 만성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자가면역질환자에게 있어 혈당을 급격히 높이는 음식은 염증을 악화시키기 때문에 금물이다. 또 건강한 사람이라도 찹쌀처럼 단 음식을 너무 자주 먹거나 지나치게 먹으면 면역력이 약화된다.

찹쌀이 들어가는 명절음식. 염증성환자들은 약밥, 한과, 약과 등을 최대한 적게 먹는 것이 좋다. 사진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찹쌀이 들어가는 명절음식. 염증성환자들은 약밥, 한과, 약과 등을 최대한 적게 먹는 것이 좋다. 사진출처: 클립아트코리아

한의학에서는 예전부터 찹쌀에 대해 경고를 해 왔다. 동의보감에는 “찹쌀을 먹으면 열이 많이 나고 대변이 굳어진다. 모든 경락의 기운을 막히게 해 사지가 말을 듣지 않게 되고 풍을 일으키니 많이 먹으면 안 된다. 오래 먹으면 몸이 연해지고 사람의 근육을 늘어지게 한다”고 기록돼 있다. 당뇨환자들이 점점 야위고 혈관합병증이 많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면 이해하기 쉽겠다.

농경사회에서는 먹을 것이 부족하고 육체활동은 많아 혈당이 지나치게 오를 일이 거의 없었다. 잠시나마 맛있는 음식을 풍족하게 먹을 수 있는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에나 간혹 있었을 것이다. 반면 지금은 굳이 명절이 아니더라도 먹을 것은 많고 육체활동은 적어 혈당이 쉽게 오를 수 있는 환경이다.

며칠 후면 그리운 가족과 친지를 만나 회포를 풀면서 서로의 한 해 안녕을 기원하는 설이다. 가족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좋지만 혈당을 빠르게 올리는 달고 기름진 음식은 각별히 조심하는 것이 좋다. 특히 자가면역질환이나 염증질환을 앓고 있다면 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