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무렵 생리량 늘면 건강하다? 어쩌면 ‘자궁건강 적신호’
폐경무렵 생리량 늘면 건강하다? 어쩌면 ‘자궁건강 적신호’
  • 양미정 기자 (certain0314@k-health.com)
  • 승인 2019.02.01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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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여성이 은연중 두려워하는 ‘폐경’. 힘겨운 갱년기증상을 거친 뒤, 비로소 마지막 월경을 맞은 것을 직감했을 때 괜히 마음 한구석이 무겁다. 폐경을 두고 ‘완경’이라며 제2의 인생을 축하하자는 분위기지만 약 20~25년 오랜 기간 함께한 친구를 떠나보낸다는 느낌이란다.

완경 무렵에 접어든 여성들이 한가지 유념해야 할 게 있다. 보통 갱년기를 거쳐 폐경기로 접어들 무렵에는 생리량이 크게 줄어드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월경기간도 불규칙해지는 게 일반적이다. 3개월을 생리하고 3개월을 쉴 수 있고, 6개월 동안 생리가 없다가 갑자기 다시 시작되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월경량은 점점 줄어드는 게 정상이다.

김하정 원장은 “폐경 무렵 갑작스럽게 생리량이 늘었다면 정밀검진을 통해 자궁건강에 이상이 생기지 않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간혹 이 시기에 월경량이 부쩍 늘어나는 사례가 있다. 이 경우 병원을 찾아야 하는데 일부 여성이 ‘건강해진 게 아닐까’ 라고 잘못 생각한다. ‘갱년기인줄 알았는데 아직 아니구나’ 오해하기도 한다. 

김하정 민트병원 자궁근종통합센터 원장은 “폐경 무렵 갑작스럽게 생리량이 늘었다면 정밀검진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며 “이를 놓치면 자칫 자궁건강에 생긴 이상을 놓치기 쉽다”고 지적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에 거주하는 40대 후반 주부 이 모 씨도 늘어난 생리량을 간과해 안타까운 상황에 놓였다. 그는 30대 후반 자궁근종으로 진단받은 바 있다. 정기검진도 성실하게 받았다. 그러던 중 폐경을 앞둔 상황에서 생리량이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했다. 대학병원에서도 초음파를 받았고, 해당 병원에서도 월경과다의 원인으로 자궁근종을 지목했다. 병원에서는 ‘자궁근종인데 위치가 좋지 않은 데다가 자궁을 채우고 있어 폐경까지 기다린 뒤 치료하자’는 권고를 받았다. 

당장 증상이 힘들다면 자궁적출이 답이라고 했으나, 이 씨는 이를 원치 않았다. 하지만 생리량이 점점 늘어나자 이 씨는 이를 견디지 못하고 또 다른 병원을 찾았다. 하지만 정밀검진 결과 자궁근종이 아닌 암이 의심되는 당혹스러운 상황이었다. 

3번째 병원에서는 정확한 진단을 위해 MRI검사 및 자궁내막검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예후가 나쁜 자궁내막암으로 판명됐다. 환자는 결국 3차병원으로 옮겨야 했다. 결국 첫 진단에서 자궁근종이라는 이야기만 듣고 암을 1년 정도 방치한 셈이다. 환자 입장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다. 

김하정 원장은 “자궁암 등 여성암은 처음엔 월경과다 등 생리를 하면서 겪을 수 있는 일들이 주증상으로 나타나 이를 놓치기 쉬운 게 사실”이라며 “이렇다보니 폐경 무렵에 접어든 여성은 평소 자궁근종을 갖고 있더라도 생리량이 늘어날 때 한 번 더 정밀검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특히 나이가 있다면 암 관련 검사를 받는 게 권고된다”며 “검사를 통해 암 가능성부터 배제한 뒤 이후 자궁근종 등 문제를 치료하는 게 순서”라고 강조했다. 

김하정 원장은 무엇보다 환자들의 인식제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폐경을 앞둔 환자 중에는 생리양이 많아진다더라, 양이 늘면 건강한 것이라더라 같은 식으로 오해하고 있는 경우가 적잖지만 월경량은 갈수록 작아져야 한다”고 했다. 

김 원장에 따르면 ▲폐경 무렵 부정출혈이 자주 생기거나 ▲출혈량이 늘고 ▲생리기간 전후로 출혈기간이 길어지며 ▲월경이 찔끔찔끔 15일 정도 이어진다면 정밀검진이 필요하다. 이런 증상을 통해 병을 빨리 찾을수록 치료도 수월해지는 게 사실이다. 

간혹 MRI검사 비용이 부담돼 이를 피하는 환자도 있다. 하지만 몇몇 병원은 자궁건강에 대한 MRI 특화 프로토콜을 통해 합리적인 비용에 검진을 제공한다.

김재욱 민트병원 자궁근종통합센터 원장은 “골반MRI 검사의 경우, 검사 프로토콜에 따라 최소한의 비용으로 정밀하게 최적화 검사를 할 수 있도록 세팅했다”며 “필요에 따라 스크리닝검사부터 조영제 검사까지 시행함으로써 환자 부담은 줄이고, 치료 퀄리티는 높였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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