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원 원장의 유방암 바로 알기] 유방암, 남성도 예외는 아닙니다
[김성원 원장의 유방암 바로 알기] 유방암, 남성도 예외는 아닙니다
  • 김성원 대림성모병원장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0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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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원 대림성모병원장
김성원 대림성모병원장

한 유명 배우가 드라마에서 남성 유방암환자로 나오면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드라마 기획단계에서 필자에게 의학자문을 요청해왔는데 남성 유방암이라 더 흥미롭게 느껴졌고 드라마는 소위 대박을 쳤다. 방영 후에는 여성의 전유물로만 알려진 유방암이 남성에게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인식까지 높아져 괜스레 뿌듯하기도 했다.

실제로 중앙암등록본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남성 유방암환자는 2012년 68명, 2013년 61명, 2014년 77명으로 매년 100여명에 가깝게 발생하고 있다. 여성에 비해 발병률이 낮긴 하지만 남성 역시 유방암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렇다면 남성 유방암의 발병원인은 무엇일까? 아직 명백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요인인 BRCA 변이 유전자와 호르몬 불균형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먼저 남성 유방암환자 중에는 BRCA 변이 유전자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한국유방암학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일반 남성이 평생 유방암에 걸릴 확률은 0.1%에 불과하지만 BRCA1 변이 유전자가 있으면 발병확률이 7~8%, BRCA2 변이 유전자를 지닌 남성은 1.2%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호르몬 불균형 역시 남성 유방암을 유발하는 대표 원인이다.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에 비해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비율이 높아질 경우 유방암의 위험도도 함께 증가한다. 또 성염색체 이상증후군인 클라인펠터증후군환자는 일반 남성보다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약 20~50배 높은 편이라고 알려졌다.

남성 유방암에 대해 이야기하면 주로 듣는 질문은 “남성 유방암은 여성과 증상, 치료법이 다른가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남성 유방암과 여성 유방암은 증상과 치료법이 크게 다르지 않다.

남성 유방암의 가장 흔한 증상은 한쪽 유방에 통증 없는 혹이 만져지는 것이다. 유두에서 피가 섞인 분비물이 나오거나 유두 또는 그 주변 피부에 궤양이 나타날 수 있다. 또 겨드랑이 림프절이 비대해지기도 하고 유두가 들어가거나 유방이 커지는 경우도 있다.

치료법 역시 여성 유방암과 거의 동일하다. 남성은 초기 유방암일지라도 유방조직이 적고 암이 중앙부에 위치하기 때문에 유방전절제술과 감시림프절 생검술(유방암이 전이될 위험이 높은 겨드랑이 림프절을 찾아 조직검사를 하는 것)이 주로 시행된다.

최근에는 남성 유방암에서도 감시림프절 생검술을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어 종양 크기가 작고 겨드랑이 림프절 전이 소견이 없는 경우 불필요한 겨드랑이 림프절 제거를 최소화할 수 있다. 수술 후 보조치료로는 방사선치료, 항암화학요법, 호르몬요법 등이 시행된다.

남성 유방암도 초기에 발견하면 비교적 좋은 결과를 보인다. 하지만 남성은 여성과 달리 유방암에 관심도가 낮기 때문에 발견시기가 대부분 늦은 편이다. 때문에 병원에 방문하는 남성 유방암환자들은 암세포가 흉근이나 피부로 침범한 경우가 많고 손쓰기 어려운 상태에 이르러 병원을 방문해 수술 후에도 예후가 나쁜 편이다.

유방암! 남성도 걸릴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특히 가족 중 유방암 변이 유전자가 발견됐다면 유전자검사를 꼭 받아야한다. 많은 남성이 일부 증상을 경험하고 나서도 부끄러움과 어색함에 병원 방문을 꺼리지만 이는 생존율을 크게 감소시킬 수 있다. 이상징후가 발견되면 빠른 시일 내에 유방외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검사와 치료를 받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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