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견도 걸리는 녹내장…자칫 실명될수도!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견도 걸리는 녹내장…자칫 실명될수도!
  • 양미정 기자 (certain0314@k-health.com)
  • 승인 2019.02.25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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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 대구동물병원(동물메디컬센터) 죽전 대표원장
이동국 대구동물병원(동물메디컬센터) 죽전 대표원장

어느새 봄기운이 솔솔 느껴진다. 이제 조금만 있으면 봄의 전령 매화를 비롯해 갖가지 봄꽃 덕에 우리 눈이 호강할 것이다. 그런데 시력이 좋지 않아 봄꽃의 자태를 맘껏 감상할 수 없다면 얼마나 답답하겠는가. 모든 신체기관이 마찬가지지만 눈은 건강할 때 잘 지켜야 한다. 

우리 강아지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보호자가 반려견의 눈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알아채고 동물병원에 오면 이미 심각한 손상이 일어난 경우가 적지 않다. 이때 진단되는 대표적인 질환이 녹내장(Glaucoma)이다. 녹내장은 안압이 증가해 발생하는 질병이다. 안압에 따라 다르지만, 처음에는 눈만 통증을 느끼다가 나중에는 두통과 구토까지 일어나며 식욕조차 없게 만든다.

녹내장은 2가지로 나눈다. 안방수를 생성하는 모양체에서 비정상적으로 많은 안방수를 생성해 안압 증가로 발생하는 ‘개방우각 녹내장’과 안방수를 배출하는 곳(우각/홍채각막각)의 문제로 안방수가 배출되지 않아 안압이 증가하는 ‘폐쇄우각 녹내장’이 있다. 

쉽게 이해하기 위해 세면대를 연상해보자. 세면대의 수도꼭지에서 물이 너무 많이 나와서 흘러넘치는 것이 개방우각 녹내장, 수도에서 나오는 물은 일정한데 하수도 부분이 막혀서 물이 흘러넘치면 폐쇄우각 녹내장이라 생각하면 된다.

녹내장 증상은 ▲눈을 아예 뜨지 못하거나 갑자기 안 보이는 듯 부딪히는 것 ▲눈을 윙크하듯이 깜빡이거나 게슴츠레 뜨고 있는 경우 ▲눈 주위를 비비면서 식욕이 줄어드는 경우 등이다. 반려견이 이런 증상을 보인다면 한 번쯤은 녹내장을 의심하는 것이 좋다. 

사람의 경우 대부분 개방우각 녹내장을 앓는다. 치료도 쉽고 통증도 심하지 않으며 시력을 잃을 확률도 매우 낮다. 반대로 개에게 생기는 녹내장은 대부분 폐쇄우각 녹내장이다. 심한 통증을 유발하고 포도막염 등 합병증도 일으키며 아무리 치료를 잘해도 결국 시력을 잃는다. 그래서 치료 목표는 최대한 시력을 유지하는 것에 둔다. 시력 유지 기간은 보호자가 얼마나 일찍 녹내장을 발견하느냐와 얼마나 일찍 정확한 진단을 받느냐, 얼마나 정확히 안약 투여시간을 지키느냐 등에 크게 영향받는다. 

녹내장의 발생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동물의 경우 50% 정도는 이유를 파악할 수 없는 특발성이다. 나머지 50% 정도는 다른 안과 질병에 의한 합병증으로 발생한다. 원인에 따라 치료방법이 다르지만 크게 보면 높은 안압을 낮추고 통증을 줄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스텐트 삽입 같은 수술을 하거나 강력한 이뇨제를 사용하거나 안압저하제 등을 처치하게 된다. 

상기에 언급했듯이 치료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혹은 치료가 잘 되었음에도 오랜 시간이 지나면 결국 시력을 잃게 된다. 이 경우 통증제어와 외관상 보기 좋은 눈을 위해 수술이 요구된다. 그대로 내버려 두면 안구가 계속 커지고 눈을 감지 못하다가 안구와 각막에 심한 염증과 변성이 생겨 결국 안구를 빼내야 하기 때문이다.

녹내장은 시츄, 퍼그, 페키니즈 등 코가 납작하게 눌린 단두종이거나 눈이 크고 돌출된 강아지에게 더 잘 발생한다. 이런 반려견을 기르는 보호자라면 반려견의 눈을 더욱 세심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녹내장이 의심된다면 서둘러 동물병원 안과 전문의를 찾기 바란다. 그래야 행여나 녹내장 진단을 받더라도 반려견이 최대한 시력을 유지하면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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