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신규의 자가면역질환 이야기] ⑲ 돌연변이세포 암의 천적은 '면역력'
[이신규의 자가면역질환 이야기] ⑲ 돌연변이세포 암의 천적은 '면역력'
  • 이신규 위너한의원 대표원장 l 정리·유대형 기자 (ubig23@k-health.com)
  • 승인 2019.03.14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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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규 위너한의원 대표원장

암에 대한 연구와 치료제의 개발, 조기 발견율의 증가로 암 생존율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암은 여전히 공포의 대상이다. 사망률이 극히 낮은 갑상선암도 암 진단시 겪게 되는 극도의 공포와 스트레스는 겪어본 사람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무서운 경험일 것이다.

한번 상상해보자. 지난달에 받았던 대장내시경에서 암이 의심된다는 소견을 들었고 조직검사 결과 최종적으로 대장암이 진단되었다. 암에 대한 치료는 의사의 판단대로 진행이 될 것이다.

그럼 내 삶은 어떻게 바뀔까. 과로의 연속이었던 직장을 이제는 그만 두어야 하나 고민이 될 것이다. 바쁜 일정 속에 급하게 대충 차려먹던 식습관도 후회가 되기 시작한다. 회식에서 술을 권하던 상사도 원망스러워진다. 점심때 자주 먹던 패스트푸드나 야식으로 먹던 인스턴트 음식도 더 이상 먹지 않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이런 고민과 다짐은 암 치료에 어떤 도움이 될까?

사실 몸에서는 암세포가 매일 발생한다. 인체 대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활성산소가 세포의 돌연변이를 유발해 암세포가 된다는 것은 대표적으로 알려진 암 발생 매커니즘이다. 하지만 우리에겐 암세포를 없애는 면역세포가 존재한다.

면역세포는 정상세포와 돌연변이 암 세포를 구별할 수 있다. 내 몸을 떠돌다 암세포를 발견하면 공격한다. 면역체계만 온전한다면 암세포가 생기더라도 금방 죽이기 때문에 커지지 못하는 것이다. 반면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정상세포와 암세포를 구별하지 못하거나 제때에 없애지 못하면 암세포는 점점 커져 종양이 되고 점차 확산되어 전신에 퍼지게 된다.

암세포를 공격하는 다양한 면역세포들. (사진출처=클립아트코리아)
암세포를 공격하는 다양한 면역세포들. (사진출처=클립아트코리아)

현재의 항암치료는 이미 몸에 세력을 형성한 암세포를 죽이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면역체계가 새롭게 발생하는 암세포를 처리하지 못한다면 암은 재발 될 것이고 예후는 안 좋을 수 밖에 없다. 암에 있어서 면역체계에 대한 치료가 꼭 필요한 이유다. 문제는 면역체계가 워낙 복잡한 탓에 아직까지 그 매커니즘조차 모두 다 밝혀내지 못한 상황이다. 이렇다보니 면역체계를 완벽히 정상화 시킬수 있는 약물이 개발되기까지는 앞으로도 많은 시간이 필요해보인다.

확실한 해결책이 없는 현재 상황에서는 환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환자의 생활습관 관리가 면역체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면역체계에 혼란을 주는 스트레스 상황을 피하고 행복감을 느끼는 것, 무리한 일을 피하고 휴식을 취하는 것 등 기초적인 건강관리가 면역체계 회복에 도움이 된다.

먹고 마시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발암물질이 발생하는 음식조리법을 피하고 몸에서 어떻게 작용할지 모르는 화학첨가물들은 일단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잘 먹는 것도 중요하다. 내 몸에 필요한 영양소들을 골고루 흡수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식재료를 선택해야 한다. 이런식으로 의학적 상식에 맞게 생활관리를 세밀하게 다듬는다면 환자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백신과 항생제의 발견은 과거에 너무 쉽게 목숨을 앗아갔던 감염성질환으로부터 인류를 구했다. 많은 암 환자들 또한 새로운 항암물질의 개발과 면역체계를 회복시키는 혁신적인 신약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오랜 진화과정을 거치며 완성된 인간의 복잡한 면역체계는 현재까지는 정복하기 쉽지 않은 거대한 산과 같다. 이런 상황에서 ‘무슨 암에 뭐가 좋다더라’라는 이야기만 듣고 신비의 약물을 찾아 해매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기적의 신약을 찾아 헤매기 보다는 현재를 더욱 기쁘게 사는 게 낫다. 현재 할 수 있는 생활관리에 집중하고 마음을 편하게 하는 것이 최고의 암 치료제인 면역을 살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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