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에도 소변길 꽉…“전립선비대증환자, 일교차 큰 날 응급실 더 찾았다”
환절기에도 소변길 꽉…“전립선비대증환자, 일교차 큰 날 응급실 더 찾았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04.16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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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비뇨기과학재단, 2008~2017 기상청 심평원 환자 데이터 분석
일교차 클수록 증상 악화돼 응급상황 발생위험↑
“전립선비대증, 꾸준한 관리 필요·환절기에도 각별히 주의”

남성의 중요한 생식기능을 담당하는 전립선. 크기는 밤톨만 하지만 나이가 들면 점점 커져서 문제다. 심해지면 전립선 내부를 지나는 요도를 좁게 만들어 각종 배뇨증상을 일으키는데 이를 ‘전립선비대증’이라고 한다.

전립선비대증은 40대 이후부터 서서히 시작돼 연령이 증가할수록 발병률이 증가한다. 실제로 80대 이상에서는 80%의 남성이 증상을 보일 정도로 흔한 남성질환이다.

계절별로는 겨울에 가장 조심해야한다고 알려졌다. 낮은 온도가 전립선의 요도괄약근을 자극하고 방광을 위축시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처럼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도 전립선비대증이 악화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주의가 요구된다.

2008~2017 서울, 부산, 인천, 대구, 대전, 광주 6개 도시의 일교차에 따른 응급실 내원 일평균 환자 비율(일교차 4도 이하를 1로 잡은 기준).
2008~2017 서울, 부산, 인천, 대구, 대전, 광주 6개 도시의 일교차에 따른 응급실 내원 일평균 환자 비율(일교차 4도 이하를 1로 잡은 기준). 일교차가 커질수록 환자 비율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비뇨의학과 육형동 교수팀이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최근 10년간 기상청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데이터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립선비대증환자의 응급실 내원비율은 일교차가 큰 날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0년간 서울, 부산, 인천, 대구, 광주, 대전 등 전국 6개 도시에서 전립선비대증이 악화돼 응급실을 찾은 환자는 하루 평균 240명, 매 시간당 10명꼴로 나타났으며 응급실 내원 후 도뇨관을 삽입한 환자(배뇨장애로 인해 도뇨관을 통해 소변을 배출)는 일 평균 약 100명에 달했다.

특히 일교차가 14도를 넘어섰을 때 응급실을 방문한 전립선비대증환자는 일교차가 4도 이하인 날에 비해 약 37% 증가했으며 도뇨관 삽입환자 비율 역시 약 3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육형동 교수는 “일교차가 크면 전립선이 압박한 요도가 제대로 이완되지 못해 증상이 악화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전립선비대증이 악화되면 방광근육이 두꺼워지고 방광 내 압력이 증가하면서 소변이 역류, 신장까지 위험할 수 있으니 일교차가 큰 환절기 증상이 악화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전립선비대증 초기에는 ▲소변 줄기가 약해지거나 ▲소변이 자주 마렵고 ▲소변을 봐도 개운치 않는 등 주로 배뇨하는 데 불편함이 있지만 증상이 악화돼 방광 안에 소변이 다 비워지지 않은 상태에 이르면 방광염이나 방광 내 결석이 생길 위험이 높다. 또 방광 내 압력이 높아지면서 신장에서 소변이 잘 못 내려오거나 역류해 신장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전립선비대증은 소변을 보는 데 불편함은 물론 심해지면 방광, 신장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조기에 발견해 자신에게 적합한 치료를 받고 생활습관을 개선한다면 얼마든지 증상을 조절하면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전립선비대증은 소변을 보는 데 불편함은 물론 심해지면 방광, 신장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조기에 발견해 자신에게 적합한 치료를 받고 생활습관을 개선한다면 얼마든지 증상을 조절하면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적합한 치료·생활습관개선으로 꾸준히 관리해야

전립선비대증은 진행성질환으로 자신의 상태에 적합한 치료와 생활습관개선을 통해 꾸준히 관리해야한다.

치료법으로는 약물치료와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약물치료는 배뇨장애를 개선하고 방광기능이 떨어지지 않도록 증상을 조절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이것만으로 완치는 불가능하다. 수술이 필요한 경우 전기 또는 레이저를 이용해 요도와 접한 전립선내부를 잘라 소변이 다니는 길을 넓혀준다.

육형동 교수는 “수술시점에 대해선 아직 논란이 있지만 보통 약물치료로 효과를 못 보거나갑자기 소변을 전혀 못 보는 급성 요폐가 발생한 경우, 방광의 기능이 심하게 떨어진 경우, 환자가 매일 약을 먹기 힘들어할 때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생활습관개선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커피, 녹차, 술 등 이뇨작용을 촉진시키는 음료는 피해야한다. 항히스타민과 에페드린성분이 들어있는 감기약은 방광수축을 억제해 소변을 못 보는 요폐를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전립선비대증환자는 사전에 의사, 약사와 상의해 약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삼성서울병원 비뇨의학과 이규성 교수(대한비뇨기과학재단 이사장)은 “인구 고령화에 따라 전립선비대증환자가 더욱 늘어나고 있는 만큼 평소 절주, 규칙적인 운동 및 올바른 배뇨습관 등을 실천해 질환을 꾸준히 관리하고 평소와 달리 소변 보는 데 불편함을 느꼈다면 빨리 비뇨의학과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TIP. 생활 속 전립선비대증 예방법

1. 육류, 맵고 짠 음식, 커피 등의 섭취를 줄인다.

2. 섬유질, 채소, 과일, 생선 등을 고루 섭취한다.

3. 흡연과 과음을 피한다.

4. 소변을 너무 오래 참지 않는다.

5. 감기약을 복용할 때는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한다(감기약 중 항히스타민과 에페드린성분이 함유된 것은 방광경부와 요도를 조이게 해 전립선비대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6. 50세 이상은 연 1회 전립선특이항원(PSA)검사를 받는다.

7. 주 5일 30분 이상 체력에 맞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며 적정체중을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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