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자궁에 불쑥 생긴 ‘혹’…암일까 아닐까?
갑상선·자궁에 불쑥 생긴 ‘혹’…암일까 아닐까?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04.22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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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 떼려다 혹 붙였네’라는 말도 있는 것처럼 혹은 늘 반갑지 않은 존재로 여겨진다. 어딘가에 신체부위를 꽝 부딪힌 후 생겨버린 혹은 눈에 보여 빨리 조치를 취할 수 있지만 몸 안에 생기는 혹은 따로 검사받지 않는 이상 좀처럼 도리가 없다.

우리 몸은 예상치 못한 곳에 혹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이를 보통 종양이라고 표현하는데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양성종양도 있는 반면 암을 의미하는 악성종양도 있어 정확한 검사와 진단이 중요하다.

특히 갑상선과 자궁에는 혹이 자주 발생해 주의가 필요하다. 발병빈도가 높은 만큼 관련 속설도 많아 전문가들의 도움말로 정확한 정보들을 짚어봤다.

갑상선질환은 높은 관심만큼이나 오해도 많아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덜컥 믿기보다 정확한 검사와 진단 후 전문의의 안내에 따라 치료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갑상선질환은 높은 관심만큼이나 오해도 많아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덜컥 믿기보다 정확한 검사와 진단 후 전문의의 안내에 따라 치료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갑상선에도 혹이? ‘갑상선결절’

갑상선결절은 말 그대로 갑상선에 생긴 혹이다. 갑상선은 체온조절과 에너지생성에 필수적인 갑상선호르몬을 분비하는데 갑상선세포가 너무 많이 증식하면 결절이 발생할 수 있다.

많은 사람이 혹여 암으로 발전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갑상선결절 진단 후 두려움을 갖지만 실제로 암인 경우는 5% 미만으로 대부분 양성이다.

강동경희대병원 외과 송정윤 교수는 “양성으로 진단받은 갑상선결절은 크기가 커지거나 작아지면서 변할 순 있지만 암으로 발전하는 일은 거의 없다”며 “치료경과도 양호하고 다른 곳으로 퍼지지 않으며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갑상선결절은 그냥 놔둬도 되는 걸까? 암이 아닌 양성결절은 생활하는 데 크게 불편하지 않다면 정기진료를 통해 경과를 관찰하면 된다. 하지만 크기가 계속 커지거나 미용상 문제가 생긴 경우에는 수술 또는 고주파절제술을 고려해야한다.

송정윤 교수는 “고주파절제술은 초음파로 결절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해서 결절 내 고주파열 치료바늘을 정확히 찔러 종양을 제거하는 시술”이라며 “국소마취만 하기 때문에 당일 치료가 가능하고 흉터가 남지 않아 부담이 덜 하다”고 말했다.

한편 갑상선암이라면 수술을 받아야한다. 간혹 크기가 작으면 수술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환자들도 있지만 미세한 암이더라도 종양이 주변 조직에 가까이 붙어있거나 임파선 전이가 있다면 되도록 빨리 수술을 결정해야한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 유럽의 갑상선학회에서도 일단 갑상선암으로 진단되면 수술을 원칙으로 인정하고 있다.

송정윤 교수는 “일부 미세암의 경우 수술하지 않고 경과를 보면서 치료시기를 결정할 수도 있지만 미세암이라도 20%에 이르는 재발률을 보이고 다른 장기로 전이되면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며 “갑상선암으로 진단받으면 의사와 충분한 상의 후 수술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자궁질환은 여성에게 가장 흔하면서도 두려운 질환이다. 하지만 정기적인 산부인과 진료와 필요한 국가예방접종 및 검진 등을 꾸준히 실천하면 얼마든지 자궁건강을 지킬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자궁질환은 여성에게 가장 흔하면서도 두려운 질환이다. 하지만 자궁이 보내는 이상신호를 정확히 숙지하고 필요한 국가예방접종 및 검진 등을 꾸준히 실천하면 얼마든지 자궁건강을 지킬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여성 마음 철렁하게 하는 ‘자궁근종·자궁암’

▲자궁근종=자궁근종은 여성에게 가장 흔히 발생하는 양성종양이다. 최근에는 환자가 더 늘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결과 2009년 23만5754명이었던 자궁근종환자는 2018년 40만41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자궁근종은 30~40대에 흔히 발생해 폐경 이후에는 근종크기가 줄고 새로운 근종 발생은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해 자궁근종환자는 40대(17만3668명)에서 가장 많았고 50대(11만1717명), 30대(7만6719명)가 뒤를 이었다. 특히 30대 환자는 연평균 5.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궁근종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근종 크기나 위치가 변하면 주변 조직에 영향을 미치면서 다양한 이상증상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증상은 심한 생리통, 생리량 증가, 부정출혈, 골반통, 빈혈 등이다. 또 근종크기가 커지면서 자궁이 방광을 눌러 소변이 자주 마렵거나 요실금 등 배뇨장애도 나타난다.

이렇게 이상증상이 나타나면 수술을 고려해야한다. 강동경희대병원 산부인과 기경도 교수는 “근종이 갑자기 성장하거나 통증 등이 발생하면 자궁근종의 육종성 변화(암으로의 변화)나 2차 변성이 의심될 수 있어 수술을 고려해야한다”며 “약물치료는 근종크기를 줄일 순 있으나 이것으로 완치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주로 수술 전후 출혈을 줄이는 목적으로 실시한다”고 말했다.

수술은 크게 자궁근종절제술과 자궁절제술로 나뉜다. 자궁근종절제술은 젊은 여성이나 자궁보존을 원하는 환자에게 주로 시행된다. 수술 후 임신이 가능하지만 근종제거 후 자궁벽이 약해져 추후 임신 시 제왕절개수술을 해야하는 경우가 많고 근종이 다시 재발할 수도 있다.

자궁절제술은 임신을 원하지 않는 경우나 근종이 다발성인 경우 시행된다. 연령과 난소의 상태 등에 따라 다르지만 특이한 사항이 없는 한 난소를 남겨둔다. ▲자궁크기가 임신 12주 크기 이상으로 커져 있을 때 ▲방광 및 직장의 압박증상이 있을 때 ▲다른 골반질환(골반염, 자궁내막증)이 같이 있을 때 등 증상이 보다 심할 때 고려할 수 있는 수술이다.

한편 의료기술의 발달로 고강도초음파를 이용한 하이푸시술이나 혈관을 통한 색전술 등 비수술적인 치료도 등장했다. 하지만 자궁근종은 크기, 위치에 따라 워낙 다양한 양상을 보이고 환자의 나이, 임신·출산계획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하기 때문에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충분한 상담을 통해 치료계획을 짜야한다.

▲자궁암=자궁에 생기는 악성종양으로 자궁경부암과 자궁내막암이 대표적이다. 두 질환 모두 발병연령이 20~30대로 낮아지고 있지만 자궁경부암은 백신접종으로 예방 가능하며 자궁내막암은 다른 암보다 초기증상이 뚜렷해 이 신호를 놓치지 않으면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다.

기경도 교수는 “자궁경부암은 초기에 발견하면 자궁경부만 절제해도 되지만 1기 중간만 돼도 자궁을 적출하는 수술을 해야하기 때문에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며 “다행히 자궁경부암은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유일한 암으로 접종 시 예방률이 70~80%에 달해 반드시 접종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국가에서는 만 12세 이하 여아의 자궁경부암 백신 무료접종에 이어 만 20세 이상 여성에게 2년 간격으로 무료 자궁경부세포검사를 실시하고 있으니 이를 꼭 지킬 것”을 당부했다.

자궁내막암은 서구화된 식생활로 인해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몸에 쌓인 지방으로 인해 에스트로겐 분비가 증가하는데 이것이 자궁내막암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자궁내막암은 생리기간이 아닌데 갑자기 출혈이 발생하는 등 초기에 비교적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나 이를 놓치지 않으면 조기에 발견해 치료할 수 있다.

특히 중년 여성은 부정출혈이 발생했을 때 이를 단순 갱년기증상으로 넘기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반드시 산부인과를 방문해 자궁내막암이 아닌지 검사를 받아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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