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자궁? 불쾌한 ‘골반통증’…도대체 원인이 뭘까
허리? 자궁? 불쾌한 ‘골반통증’…도대체 원인이 뭘까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05.07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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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역류해 고이는 ‘골반울혈증후군’도 염두에 둬야
영상의학과 검사 통해 혈관문제인지 확인 필요

골반통증은 여성들이 흔히 겪는 불쾌한 통증 중 하나다. 보통 으레 찾아오는 생리통이나 근육통이라고 가볍게 넘기기 쉽지만 이는 ‘골반울혈증후군’을 알리는 위험신호일 수 있다.

혈관에는 판막이란 조직이 있어 피가 정방향으로 잘 흐르게 한다. 하지만 판막이 망가지면 피가 역류해 장기나 조직에 고이게 된다(울혈). 이러한 증상이 난소와 연결된 정맥 혈관에서 나타나는 것이 바로 골반울혈증후군이다.

다소 생소한 질환이지만 골반울혈증후군환자는 의외로 많다. 통계에 따르면 10명 중 3~4명이 만성골반통증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출산과정에서 정맥 판막이 손상되다 보니 주로 출산경험이 있는 여성들이 만성골반통증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출산경험이 없는 20대 초반 여성환자도 늘고 있다. 꽉 조이는 옷을 즐겨 입거나 무리한 다이어트, 평소 오래 앉아있는 등의 생활습관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민트병원 정맥류센터 김건우 원장(영상의학 전문의)은 “자궁과 골반 주변부는 피부에 비해 신경이 적게 분포돼있어 통증이 모호하게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라며 “때문에 환자는 단순히 골반주변이 뻐근하다고 느끼거나 허리문제, 맹장염, 자궁근종 등으로 오인해 엉뚱한 진료과를 방문하면서 발견이 늦어진다”고 말했다.

허리나 골반 주변에서 묵직한 통증이 느껴지면 생리통이나 근육통 또는 허리나 자궁문제로 오인하기 쉽지만 이는 난소와 연결된 정맥 혈관에 피가 고이는 골반울혈증후군일 수도 있다. 따라서 통증이 계속되면 정확한 검사를 통해 원인을 찾아야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허리나 골반 주변에서 묵직한 통증이 느껴지면 생리통이나 근육통 또는 허리나 자궁문제로 오인하기 쉽지만 이는 난소와 연결된 정맥 혈관에 피가 고이는 골반울혈증후군일 수도 있다. 따라서 통증이 계속되면 정확한 검사를 통해 원인을 찾아야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골반울혈증후군은 골반 주변에 위치한 복부, 허리, 회음부 등에 묵직한 통증이 느껴지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지만 사실 이러한 증상은 우리에게 더 익숙한 질환들로 오인하기에 충분하다. 따라서 일단 골반울혈증후군을 의심할 만한 증상이 느껴지면 보다 확실한 진단을 위해 영상의학과를 찾아 검진받는 것이 좋다.

김건우 원장은 “골반울혈증후군은 산부인과에서 하는 일반 초음파보다 혈관의 기형과 흐름을 동시에 파악할 수 있는 도플러초음파를 활용해야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다”며 “산부인과에서 골반울혈증후군이 의심되면 영상의학과로 진료의뢰를 하는 이유도 이러한 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만일 검사결과 회음부나 사타구니, 엉덩이에 꼬불꼬불하고 굵은 혈관이 비친다면 골반울혈증후군일 확률이 높다”며 “초기라면 3개월간 약물치료를 하며 경과를 지켜보지만 이미 병이 많이 진행됐다면 문제혈관을 직접 치료할 수 있는 난소정맥류 색전술을 고려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난소정맥류 색전술은 2mm 크기의 얇은 카테터를 혈관 속에 넣어 역류된 곳을 경화제 등으로 막아 문제혈관을 직접 차단하는 방법이다. 차단된 혈관으로는 혈액이 더 이상 흐르지 않아 역류가 발생하지 않는다. 이 치료법은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는 간단한 시술이어서 입원기간이 짧고 통증감소효과도 크다.

김건우 원장은 “골반울혈증후군은 인지도가 낮아 환자들이 의심하기 쉽지 않지만 일단 골반 주변에 불쾌한 통증이 계속되면 정확한 검사를 통해 원인을 파악해야한다”며 “특히 부모가 정맥류(판막손상으로 혈액이 역류)를 갖고 있으면 골반울혈증후군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 더욱 경각심을 갖고 몸의 이상신호에 주의를 기울여야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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