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화장실 다녀오면 해야할 일? ‘혈압체크’
아침에 화장실 다녀오면 해야할 일? ‘혈압체크’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05.17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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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은 평소 잠잠하지만 신장질환, 심혈관질환 등의 강력한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가정에서 혈압을 꾸준히 체크하는 습관을 들이면 고혈압 조기 발견은 물론, 전신건강 관리에도 큰 도움이 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고혈압은 평소 잠잠하지만 신장질환, 심혈관질환 등의 강력한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가정에서 혈압을 꾸준히 체크하는 습관을 들이면 고혈압 조기 발견은 물론, 전신건강 관리에도 큰 도움이 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고혈압은 국민병이라 불릴 만큼 전 세계적으로 흔한 질환이다. 전문가들은 고혈압환자가 세계 인구의 25~30%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국내 고혈압환자의 증가세도 만만찮다. 2018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2017년 기준 30세 이상 고혈압환자는 26.9%에 달했다. 30세 이상 성인 4명 중 1명이 고혈압인 셈이다.

무엇보다 고혈압은 소리 없이 강해 더욱 무서운 질환이다. 침묵의 살인자라 불릴 만큼 평소 별다른 증상이 없지만 혈압이 높은 상태가 지속되면 몸 곳곳이 병들게 된다. ‘세계 고혈압의 날(5월 17일)’을 맞아 우리가 꼭 기억해야할 고혈압 관련 정보들을 짚어봤다.

■평소 조용하다 온몸에 문제 일으켜

고혈압은 말 그대로 혈압이 높은 상태를 말한다. 하지만 이렇게만 생각하기에는 몸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실제로 WHO의 세계질병부담연구에서 전 세계 사망에 대한 모든 위험요인의 기여도를 평가한 결과 놀랍게도 전 세계 사망위험요인 1위는 고혈압이었다.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손일석 교수는 “심장은 혈액을 혈관으로 내보내는데 혈관의 압력이 높을수록 더 많은 힘을 필요로 해 부담이 커진다”며 “이 상태가 지속되면 심장벽이 두꺼워지고 심한 경우 심장이 제 기능을 못하게 되는 심부전에 이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일석 교수는 “또 높은 혈압은 온 몸의 혈관(동맥)에도 부담을 준다”며 “특히 뇌혈관이 막히는 뇌졸중이나 높은 압력을 이기지 못한 혈관이 결국 터져 뇌출혈이 발생하면 생명에 매우 치명적“이라고 강조했다.

고혈압은 신장(콩팥)에도 문제를 일으킨다. 특히 혈압과 콩팥은 바늘과 실 관계라는 말이 있을 만큼 관계가 깊다. 콩팥 속 사구체는 수많은 모세혈관으로 이뤄져있다. 혈압이 높으면 사구체도 계속 압력을 받아 콩팥 내 혈관이 두꺼워지고 딱딱해진다. 이렇게 되면 신장은 필요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해 결국 손상되고 만다. 나중에는 결국 신장이 아예 제 기능을 못하는 만성콩팥병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혈압 얼마이면 고혈압일까?

고혈압은 성인에서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일 때를 말한다. 하지만 2017년 미국심장학회는 고혈압환자의 진료지침을 수축기 130mmHg, 이완기 80mmHg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대해 가천대길병원 심장내과 정욱진 교수(대한고혈압학회 간행이사)는 “고혈압 전 단계인 사람도 정상혈압을 가진 사람들에 비해 생활습관이 좋지 않은 경향이 있어 고혈압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들도 적극적인 예방·관리가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고혈압환자의 진료지침을 하향조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고혈압학회에서도 세계적인 흐름을 반영해 지난해 정상혈압(120/80)과 고혈압(140/90) 사이를 ‘주의고혈압(120~129/80)’과 고혈압전단계(130~139/80~89)로 세분화한 진료지침을 발표했다.

■잴 때마다 다른데…나의 진짜 혈압은?

혈압은 잴 때마다 달라 과연 어느 것이 본인의 진짜 혈압인지 아리송할 때가 많다. 실제로 혈압은 정상이다가도 의사를 만나면 긴장과 스트레스 때문에 상승(백의고혈압)할 수 있고 반대로 실제 혈압은 높지만 진료실에서는 막상 정상으로 나올 수도 있다(가면고혈압).

이때 도움되는 것이 바로 가정혈압이다. 집에서 혈압을 꾸준히 측정하고 그 수치를 기록해두면 향후 의사가 고혈압을 정확히 진단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그렇다면 언제 재는 것이 가장 좋을까.

정욱진 교수는 “아침에 일어나서 1시간 이내 화장실에 다녀온 뒤 15분 후, 1분 간격으로 2번 재고 잠들기 전 같은 방법으로 측정해서 나온 것이 본인의 진짜 혈압”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일정한 간격으로 측정한 혈압이 꾸준히 135/85mmHg를 넘는다면 일단 진료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고혈압이면 무조건 약 먹어야할까?

고혈압이라고 해서 무조건 약을 복용해야하는 건 아니다. 아직 정상혈압(120/90mmHg 미만)과 고혈압(140/90mmHg) 중간에 있다면 금연, 금주, 식습관개선 등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만으로 혈압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령이거나 가족력에 의한 고혈압인 경우 또는 심부전, 고혈압에 의한 합병증이 심한 경우에는 적극적인 약물치료를 통해 혈압을 조절해야한다.

약은 한 번 먹기 시작하면 평생 먹어야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생활습관 개선을 병행하면서 혈압을 잘 조절한다면 주치의와 상담을 통해 약을 줄이거나 끊어볼 수 있다. 그래도 혈압은 언제든 다시 상승할 수 있어 안심은 금물이다. 무엇보다 임의로 약을 중단해선 안 되며 혈압을 꾸준히 측정하면서 주치의와 상담을 통해 치료방법을 조절해야한다.

최근에는 30~40대 젊은 고혈압환자도 늘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젊은 고혈압환자의 경우 약 복용에 대한 부담감과 건강에 대한 자신감으로 고혈압의 위험성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정욱진 교수는 “아직 젊을지라도 자신에게 알맞은 치료방법을 찾아 적극 시행하고 올바른 생활습관을 꾸준히 유지해야 나이 들어서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며 “고혈압은 충분히 조절 가능한 질환이므로 의지를 갖고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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