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 풀려다 더 쌓여” 여름철 시원한 음료들의 굴레
“피로 풀려다 더 쌓여” 여름철 시원한 음료들의 굴레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07.17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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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자주 찾게 되는 시원한 음료수들은 설탕, 카페인 등이 함유돼 많이 섭취하면 오히려 몸을 더 피곤하게 만든다. 건강한 수분 보충을 위해서는 250~330ml의 컵으로 하루 8잔의 맹물을 천천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여름철 자주 찾게 되는 시원한 음료수들은 설탕, 카페인 등이 함유돼 많이 섭취하면 오히려 몸을 더 피곤하게 만든다. 건강한 수분 보충을 위해서는 250~330ml의 컵으로 하루 8잔의 맹물을 천천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아이스커피, 비타민음료, 맥주……. 덥고 끈적끈적한 여름철, 우리에게 소소한 위로가 되는 것들이다. 하지만 이것에 너무 의존하면 여기에 포함된 알코올, 설탕, 카페인 때문에 오히려 몸이 더 피곤해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이다.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주상연 교수의 도움말로 여름철 건강한 수분보충법에 대해 살펴봤다.

■맥주 한잔…온열질환 위험·수면 방해

시원한 맥주 한 잔은 여름철 피할 수 없는 유혹이다. 하지만 맥주를 마시면 그 순간은 시원해도 몸은 더 피곤해지고 오히려 온열질환에 노출될 수 있다.

주상연 교수는 “술을 마시면 체온이 상승하고 이뇨작용에 의해 몸속 수분이 배출되기 때문”이라며 “특히 열대야로 치킨과 맥주를 함께 즐기는 사람들이 많지만 간이 알코올 분해작업을 하느라 도리어 수면을 방해해 피로 해소에는 악영향을 끼친다”고 설명했다.

■스포츠·비타민음료…당분 많아 혈당 급상승

스포츠·비타민음료도 갈증 해소를 위해 자주 찾게 된다. 이 음료들은 전해질과 수분 보충에 도움이 되지만 대부분 설탕이 들어있어 혈당을 급격히 상승시킨다. 이때 우리는 피로가 풀린 것 같은 느낌을 받지만 이는 반짝효과에 불과하다.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피로가 몰려오고 당분이 많은 음료로 습관적으로 갈증을 해소하다 보면 비만, 당뇨 등이 발생할 위험도 높아진다.

■카페인음료…피로 쌓이고 두통까지 유발

카페인음료는 사실 계절을 안 가리지만 체력이 떨어지고 무기력한 여름에는 유독 섭취량이 늘어난다. 각성효과도 있어 피곤을 느끼지 않게 하는데 이것 역시 단기간에 불과하다.

주상연 교수는 “우리 몸은 피곤하면 뇌에서 아데노신이라는 호르몬이 생성되는데 이것이 아데노신 수용체와 만나면 본격적으로 피로를 느끼게 된다”며 “그런데 아데노신 대신 카페인과 아데노신 수용체가 결합하면 여기에 내성이 생겨 각성효과가 점점 줄어들고 평소 카페인 섭취가 지나치면 금단증상으로 두통까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카페인음료는 이뇨작용을 촉진해 탈수를 유발하고 혈관질환이 있는 사람은 혈관 수축으로 교감신경이 항진되면서 심혈관계에 부담이 가중된다. 

■맹물 하루 8잔으로 나눠 천천히 마시기

전문가들은 여름철 건강하게 수분을 보충하려면 ‘맹물’이 좋다고 말한다. 물에는 칼슘, 마그네슘 등 미네랄이 풍부하다. 미네랄은 피로해소는 물론, 노화방지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 땀을 많이 흘려 이미 탈수가 온 경우 물을 많이 마시면 오히려 탈수가 가중될 수 있다. 주상연 교수는 “2리터의 물을 250~330ml의 컵에 하루 8잔으로 나눠 천천히 복용하는 것이 좋다”며 “적절한 수분섭취는 혈액 점도를 줄여줘 혈액순환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만성콩팥병환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수분조절능력이 떨어진 상태여서 한 번에 수분을 많이 섭취하면 부종이나 저나트륨혈증으로 어지럼증, 두통, 현기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들은 물을 조금씩 자주 마셔 적절한 수분량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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