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질긴 편두통, ‘예방치료’로 삶의 질 ‘쑥’…국내 첫 진료지침 나왔다!
끈질긴 편두통, ‘예방치료’로 삶의 질 ‘쑥’…국내 첫 진료지침 나왔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07.19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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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두통학회, 창립 20주년 기자간담회 개최
편두통 유병현황·장애도 조사결과 및 편두통 예방치료 진료지침 발표
대한두통학회는 오늘(19일) 창립 2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편두통 유병현황과 장애도 비교 조사결과 발표를 통해 편두통에 대한 인식증진 및 치료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이날은 대한두통학회가 대한신경과학회와 공동으로 작업한 국내 첫 편두통 예방칠 진료지침이 소개돼 더욱 의미를 더했다. 왼쪽부터 주민경 대한두통학회 부회장, 김병건 대한두통학회 회장, 조수진 대한두통학회 부회장.
대한두통학회는 오늘(19일) 창립 2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편두통 유병현황과 장애도 비교 조사결과를 통해 편두통에 대한 인식증진 및 치료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이날은 대한두통학회가 대한신경과학회와 공동으로 작업한 국내 첫 편두통 예방치료 진료지침이 소개돼 더욱 의미를 더했다. 왼쪽부터 주민경 대한두통학회 부회장, 김병건 대한두통학회 회장, 조수진 대한두통학회 부회장.

두통은 만인에게 성가신 존재로 여겨진다. 종류와 원인도 여러 가지인데 그중 전 세계적으로 환자가 많은 것이 ‘편두통’이다.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7분의 1이 편두통을 앓고 있다.

환자수뿐 아니라 통증으로 인한 일상생활 장애도도 압도적이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는 편두통을 질병부담 2위의 질환으로 선정한 바 있으며 요통 다음으로 장애유발순위가 높다고 발표했다.

특히 질환명 때문에 한쪽 머리가 욱신거리면 가장 먼저 ‘편두통’을 의심하지만 실제로 편두통환자의 절반 이상이 양쪽 머리에 통증을 경험한다. 게다가 편두통은 4시간에서 길게는 72시간까지 머리가 지끈거리는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며 구역, 구토 등의 소화기증상도 동반한다. 일부는 빛, 소리, 냄새에 예민해져 불을 다 끄고 가만히 누워 있어야하는 경우도 있다.

■편두통으로 인한 사회활동제약 과거보다 증가

편두통의 이러한 특성 때문에 학계에서는 치료환경 및 인식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왔다. 특히 창립 20주년을 맞은 대한두통학회는 1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편두통 유병현황 및 장애도 조사결과와 대한신경과학회와 공동작업한 ‘편두통 예방 치료 진료지침’을 발표함으로써 대대적인 경종을 울렸다.

대한두통학회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편두통이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심각했다. 대한두통학회가 2009년과 2018년 국내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제주도 제외한 전국 19세 이상 성인 대상, 2009년 : 1507명 참여 / 2018년 : 2501명 참여)한 바에 따르면 일단 편두통 유병률은 2009년 17.1%, 2018년 16.6%로 나타났다. 전체 인구로 환산했을 때 830만명이 여전히 편두통을 경험하고 있는 셈이다.

편두통으로 인한 결석, 결근여부 및 능률저하에 관한 비교 조사결과.

반면 편두통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은 늘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편두통으로 인해 결근 결석하거나 가사노동을 하지 못한 환자는 31.2%로 과거(12.1%)보다 2.5배 증가했다. 또 학업이나 직장업무, 가사에서 능률저하를 느꼈다는 환자도 44.8%로 2009년(26.45) 대비 1.7배 늘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주민경 교수(대한두통학회 부회장)는 “학회의 노력으로 진단율은 과거보다 약 10% 상승(2009년 30.8%→2018년 33.6%)했지만 편두통환자들의 사회적 제약이 심각하고 그 부담이 과거보다 증가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편두통이 한창 사회생활을 하는 중년층에 많이 발생하는 질환임을 고려했을 때 반복적인 일상생활 제약은 개인의 삶의 질을 저하시킬 뿐 아니라 사회적부담으로도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꾸준한 예방치료로 편두통 빈도·만성화위험↓

시대변화에 발맞춰 편두통 치료 역시 새 패러다임을 맞았다.

적응증과 보험적용 문제 등 여전히 넘어야할 산이 많지만 현재 보톡스나 월 1회 자가 주사 가능한 CGRP 항체(편두통 발생경로에 관여하는 단백질인 CGRP를 차단) 등이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게판트, 라스미디탄 등의 경구용 약도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이를 이용해야 할 환자들의 발걸음은 더디다. 대한두통학회에 따르면 편두통환자 5명 중 3명(66.4%)이 치료가 필요한 상황인데도 병의원을 방문한 환자는 16.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학회는 현재까지 주를 이루고 있는 편두통 급성기치료(적절한 약물 복용으로 증상을 빠르게 완화)와 더불어 두통횟수와 강도, 만성화위험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키는 편두통 예방 치료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도 두 팔을 걷어붙였다.

그 일환으로 대한두통학회는 오랜 기간 조사와 연구 등을 통해 대한신경과학회와 공동으로 ‘편두통 예방치료 진료지침’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임상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편두통 예방치료의 권고시점 및 방법과 더불어 국내 출시된 편두통 예방 치료제의 효과와 부작용에 따른 권고 등급도 담겨있다.

대한두통학회에 따르면 편두통 예방치료는 생활습관 개선과 급성기치료를 시도했는데도 ▲편두통이 효과적으로 치료되지 않거나 ▲편두통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장애를 경험하는 경우 ▲급성기치료로 효과를 봤지만 두통빈도가 잦은 경우에 강력 권고된다. 급성기치료제를 월 10~15일 이상 사용하는 환자 역시 약물과용두통 우려가 있어 강력 권고 대상에 해당된다.

단 예방치료효과는 바로 나타나는 건 아니다. 예방치료 진료지침에서는 최소 2개월 이상 치료를 시도해본 후 효과를 판단할 수 있으며 효과적인 경우 3개월간 지속한 후 주치의와 상담을 통해 용량을 감량하거나 중단해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 유지기간은 두통빈도나 강도, 일상생활의 지장정도 등을 고려해 환자별로 달리 적용되며 적합한 유지기간 결정을 위해 환자들에게는 ‘두통일기(두통 발생시점, 횟수 등을 자세히 기록)’ 작성을 권고했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신경과 조수진 교수(대한두통학회 부회장)는 “편두통은 오랜기간 심한 통증이 반복되는 질환으로 통증 발생 후 복용하는 급성기치료 못지않게 예방치료가 중요하다”며 “이번 가이드라인은 해외 가이드라인을 참고해 제작한 기존 진료지침과 달리 국내 치료 현실에 맞춰 두통 관련 여러 전문가가 참여해 직접 제작한 권고안이라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병건 대한두통학회 회장은 “이번 조사결과를 통해 또 한 번 개선의 필요성을 절감한 만큼 앞으로도 학회 설립의 목적을 잊지 않고 두통에 대한 인식과 치료환경 개선에 앞장설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올바른 진단·치료환경 개선 위해 더욱 힘쓸 것”

한편 이날은 대한두통학회가 20년간 흘린 구슬땀을 오롯이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올해 20주년을 맞은 대한두통학회는 두통학교과서 편찬, 편두통 진료지침 개발, 지역별 보수 교육, 애플리케이션 개발, 두통의 날 캠페인 등 두통 인식증진과 치료환경 개선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를 발판으로 아시아두통학회 국내 개최를 벌써 3회 진행했으며 최근에는 2023년 개최될 국제두통학회의 국내 유치를 확정하는 성과를 거뒀다.

을지대학교 을지병원 신경과 김병건 교수(대한두통학회 회장)는 “지난 20년간 꾸준한 노력을 기울인 결과 편두통의 진단율이 향상되는 일부 긍정적인 결과도 거둘 수 있었지만 이번 조사를 통해 여전히 제대로 진단·치료받지 못하는 편두통환자들이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대한두통학회는 책임감을 갖고 두통 환자들의 올바른 진단과 치료환경 개선을 위해 더 많이 고민하고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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